【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 (내과전문의, 재미의학자)】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하여는 이를 세분화해서 표현할 언어가 없기 때문에 외로움이라면, 외롭다는 생각밖에는 전달이 되지 않게 된다. 앞으로 외로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있게 될 때 세분화된 외로움의 표현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다른 감정과 같이 몸에 어떤 식으로든지 작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감정은 몸에 어떤 식으로든지 작용하면서 특정한 생리작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외로움은 부정적인 생리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로움이라는 통증
외로움이 심해지면 아픔이 따르게 된다. 그런데 외로움으로부터 오는 아픔과 신체의 통증을 느끼는 뇌의 중추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수 뇌 촬영술(fMRI)을 통하여 볼 때 사회적인 외로움을 느낄 때 반응하는 뇌의 부분과 신체에 통증이 있을 때 반응하는 부분이 일치하고 있다(dorsal anterior cingulate).
여기에는 상당히 중요한 뜻이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외로움으로부터 오는 통증과 어떤 원인이 있어서 생기게 되는 신체상의 통증을 뇌의 같은 부분에서 감지한다는 것은 외로움에도 통증이 따를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는 생산, 출생, 질병 및 사망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에서 생산은 결혼의식으로, 출생은 세례식으로, 질병은 병자성사로, 그리고 사망은 장례식이라는 종교 의식을 치른다. 이런 종교의식은 특별한 뜻을 갖고 있지만, 이런 종교의식을 통할 때 사람들은 깊은 내면에까지 닿게 되면서 인생의 뜻을 찾게 되는 도움을 주면서, 이때 같이 있는 외로움도 달래주게 된다. 이런 종교의식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효과도 갖고 있다.
종교에만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 이외에도 가정, 학교, 사회단체 또는 국가 차원에서도 의식을 찾아볼 수 있다.
가정에서는 추석을 맞이하면서 조상을 찾아보는 행사를 갖게 되며, 학교에서는 입학식과 졸업식이 있으며, 사회단체에서는 단합대회를 개최하며, 국가 차원에서는 3.1 절 기념식이나 개천절 기념식을 갖게 된다.
이런 의식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력 역할을 하면서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면서 그 결과 외로움을 달래주는 효과를 얻게 된다.
점점 외로워지는 세상
컴퓨터는 사람들 간의 거리를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문명의 이기다. 사람들은 이를 이용하여 e-mail, 전자신문, 각종 정보획득을 할 뿐 아니라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서로 대화도 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트와 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형성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참여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정보가 확산되고 있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어떤 학자는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급속도로 퍼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류의 외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즉 사람들이 외롭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그렇게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외로움이란 이제 떼어 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동반자라는 것이다.
외로움과 건강
여러 연구조사들은 사회적인 영향과 감정적인 영향이 건강에 미치는 점이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는 외로움이 건강에 치는 영향의 심각함도 포함된다. 사회적인 외로움은 고혈압, 비만증, 당뇨병, 흡연, 운동부족 등과 대등할 정도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가족들과의 유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외로움을 벗어나 음식생활, 운동생활, 취미생활 등을 통하여 가족 멤버들 사이에 서로 얻는 것이 크다는 것을 이해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들은 사회적인 유대 안에서 번영할 뿐 아니라 건강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외로운 사람들일수록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때 외로움의 척도는 사람들과의 접촉 횟수의 숫자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접촉의 질에 따라 달라진다. 이때 접촉의 질은 만남이 내포하고 있는 뜻을 의미하고 있다. 즉 별다른 뜻이 없는 사람들과의 접촉보다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의 접촉이 있을 때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외로움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외로움 극복법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1계명: 나부터 돌아본다
대부분의 외로움은 나로부터 오는 것이다. 우선 나부터 변해야 한다.
2계명: 주변을 살펴본다
내 생각을 바꾼 다음에는 내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있고 어떤 단체들과 모임들이 있는지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한 다음에 이에 참여하도록 한다.
3계명: 노인들의 외로움
젊은이들은 외로움을 이겨 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노인들은 외로움을 참기 어렵다. 외로움은 불안증과 우울증으로 연결되면서 인생에 대한 회의와 함께 노인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노인들의 외로움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과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한다.
4계명: 선별해서 뉴스를 접한다
다양한 뉴스를 접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좋지 않은 뉴스를 접하면 우울해지면서 더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뉴스들은 부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균형 잡힌 뉴스를 접해야 한다.
5계명: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죄책감, 부끄러움, 후회 및 자책감을 줄일 수 있게 된다.
6계명: 다양성을 찾아본다
그동안 나의 인생에서 눈 익었던 것들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것들에 대하여 이를 감상하고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한다.
7계명: 용기가 필요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하려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에게 접근해오는 것을 넘어서 남에게 접근해보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8계명: 애타주의를 생각해본다
나를 중심으로 한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 내 주변을 돌아보면서 내가 갖고 있는 어떤 것들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과 함께 이를 실천해보려는 계획을 세워보도록 한다.
9계명: 외로움의 반대는?
안 외로움이 아니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가장 바람직한 길은 본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쓰면서 생산적인 삶을 살아가는 인생일 것이다.
10계명: 빨리 가려면 혼자 떠나고, 멀리 가려면 동행을 찾아라
이는 아프리카의 속담이다. 인류의 발상지인 아프리카는 인류의 고향이 되면서 사람들이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속담을 통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인생길이 빨리 가는 길이 되면 곤란하고, 멀리 가려는 자세를 갖고 길을 떠나는 것이 편할 것이다.
인생길뿐 아니라 모든 일에 임하면서 빠른 길을 가려면 혼자서 떠나는 것이 상책일 때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먼 길을 혼자서 떠나면 외롭고 비능률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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