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신승철(대한구강보건협회장, 단국치대 교수)】
비뚠 이를 말하는 부정교합은 치아 배열이 비뚤비뚤, 들쑥날쑥하거나 또는 아래 위 턱뼈가 잘 맞지 않아서 치아가 톱니처럼 잘 맞지 않고 윗니나 아랫니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부정교합의 요인은 단순히 치아 배열만의 요인일 수도 있고, 아예 턱뼈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거의 대다수의 부정교합은 유전적인 요인으로 간주한다. 즉 얼굴의 형태가 부모를 닮듯이 악골과 치아 배열의 형상도 부모를 닮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아니 부모가 다 멀쩡한데 왜 이 아이만 이렇게 비뚤까?’ 생각되면 그 윗선인 할머니, 할아버지, 장인, 장모를 살펴보라. 누군가 한 분은 비슷한 모양의 닮은 배열이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유전적 요인이라면 부정교합의 주 예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결혼할 때 정상 교합인 끼리 한다면 후세가 정상 교합일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혼을 부정교합 측면에서 상대를 선택할 수 있겠는가? 그놈의 사랑이 뭔지 눈꺼풀이 씌어야만 결혼이 이루어지는데 이때는 부정교합이고 뭐고 보이는 게 없는 수가 많다. 그리고는 후세에게 거금을 들여 치열교정을 해주게 된다.
유전적 요인 외에도 미약하기는 하지만 환경적·후천적 요인이 있을 수는 있다. 이것은 그런 대로 예방이 가능하다.
PART 1.?
악안면 외상 방지이다. 아기 때에는 얼굴이 작다. 턱뼈도 작다. 그런데 초등학교 졸업기나 중학생 때까지는 얼굴도 점점 자라서 크게 된다. 아동의 턱뼈는 주로 가장자리와 뒤쪽 턱관절 있는 부위에 성장점이 많아서 그쪽 턱뼈가 비교적 많이 자라는데 그 위에는 두개골로 막혀 있다.
그러니 턱뼈가 자라면서 얼굴이 앞쪽, 밑쪽으로 길게 밀려나게 되는데 이것을 우리는 얼굴이 성장했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일생 동안 턱뼈가 성장하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초등학교 말기나 중학생 시기까지다. 만약 어떤 사고로 귀밑 턱관절을 다치거나 뼈 수술을 받아서 성장점이 훼손되었거나 기능이 약화되면 그쪽 턱뼈는 덜 자라고 반대쪽은 계속 정상으로 자란다면, 크면서 턱이 돌아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즉 얼굴이 자꾸 뒤틀린 것 같은 비딱한 형태로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거울을 보고 지그시 아래 윗니를 다물어보자. 가운데 앞니의 윗니 아랫니 정중앙선이 직선으로 곧바로 내려가 있는지 아니면 계단이 그어져 있는지를 보면 좌우가 대칭인지 다소 비뚤어져 있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
악골 손상 없이도 편측으로 씹는 습관 등 환경적인 요인이나 치과치료로 인해서 다소 비뚤어 질 수도 있으나, 성장되는 악골 손상으로는 크게 비뚠 이가 될 수 있기에, 초등생 시절에 격한 운동이나 놀이 시 반드시 헬멧이나 마우스피스 등을 착용하도록 습관화해야 한다.
미국은 아동 체육시간, 자전거 타기는 물론 야구나 축구 정도의 운동 시에도 모두 헬멧이나 마우스가드를 끼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악관절 뼈가 성장한 후에는 좀 다쳐도 비뚠 이 위험성이 적어지기에, 이왕 다치려면 커서 다치라고 좀 미루는 게 현명하겠다.
PART 2.
엄지손가락 빠는 아동에 대한 습관 교정이다. 아기들은 대다수가 엄지손가락을 빠는 습관이 있다. 어떤 아기들은 아예 주먹을 입안에 넣어 빨기도 하고 유연성이 좋은 아기들은 몸을 굽혀 발가락까지 빨기도 한다. 그것은 비뚠 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런데 만 6세가 되어서 앞니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올 무렵 무의식적으로 엄지를 빨고 있으면 위 앞니가 맹출하다가 방해를 받아 중간에 멈추게 되거나 손가락의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바깥쪽으로 뻐드러지게 된다. 그러면 후일 다 커서 입을 다물면 앞부분이 뽕 뚫어져서 아래 위가 완전히 안 다물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앞니가 비뚤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아기들은 손가락을 빨게 될까? 심리학자들은 아기들의 애정 결핍 때문이라고도 한다. 특히 모유 먹고 자란 애들보다 양육병으로 자란 애들에서 더 많단다. 실제로 아기가 모유를 먹을 때 걸리는 시간은 대략 5~10분 정도 걸리며, 모유는 빨아도 잘 안 나온다.
그러니 아기들이 양볼에 볼록하게 볼살 근육으로 힘을 주어서 빨아야 겨우 배를 채울 수 있고 시간도 꽤 걸리기 마련이다. 그것이 신이 내려준 모아의 자연적인 생리 관계이다.
그런데 양육병으로 같은 양을 혼자 먹을 때는 3~5분밖에 안 걸린다. 같은 양을 쉽게 빨아먹고는 배는 부르나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대신 손가락을 빨게 된단다. 그것이 커서도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으면 만 6세 때에도 엄지를 빨고 결국 앞니를 뻐드렁니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아기에게 맞도록 아예 양육병 젖꼭지 구멍을 매우 작게 만들어 힘들게 빨아야 나올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렇게 했더니 그 회사 상품은 안 팔렸단다. 구멍이 쉽게 막히는 줄 알고 더 뚫거나 아예 다른 회사 젖병으로 교체해 버리기에 회사에서도 큰 구멍으로 뚫어 놓았더니 엄마들이 좋아하며 산단다. 돈을 내는 자는 아기가 아니라 엄마이다.
그러면 만 6세에도 혼자서 몰래 엄지손가락을 빠는 아이를 발견하면 어떻게 하나? 잘 타일러서 그러면 부정교합 생기니 다음부터는 하지 말라고 해서 말 잘 들으면 그건 아이도 아니다. 무언가 자극을 주어야 한다. 무의식적, 습관적으로 빨기에 엄지에 빨간 색소를 칠하거나 쓴맛 약을 칠하기도 한다. 아예 치과에서 만든 엄지골무를 끼워 놓기도 하는데 끝에 작은 가시 형태가 달려 있어 손가락 넣을 때 찔리기도 한다.
그것도 안 되면 틀니처럼 앞니에 철망을 씌우는 장치를 끼우기도 한다. 물론 식사 때에는 빼고 먹지만 혼자 조용히 있을 때 습관이 위험하다. 아이들은 2~3일만 그 습관을 자제하면 쉽게 습관이 바뀌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애정 결핍이 원인이니 애정을 듬뿍 쏟으며 주의 주면서 아이와 며칠만 함께하면 습관을 바꿀 수 있다.
PART 3.
후천적 비뚠 이의 경우는 유치와 영구치 교환 시기를 놓치거나 너무 일찍 유치를 뽑아서 치아가 없는 채로 오랜 기간 방치했을 때다. 각 유치와 영구치마다 빠지고 새로 날 일반적인 시기가 있다. 그런데 영구치가 나오는 데도 앞선 유치가 그냥 자리를 지키고 있어 영구치 나올 자리가 없으면 할 수 없이 영구치는 비뚤 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니 초등학교 학령기 아동은 꼭 일 년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치과에 데리고 가서 적시에 유치를 제거해 주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충치가 심해서 유치를 너무 일찍 뽑게 되었을 때에도 그냥 오랜 기간 방치하면 양 옆의 치아들이 빠진 부위로 쓰러지거나 이동하여 빠진 자리가 좁아지게 되고 나중에 후속 영구치아가 나올 때 그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여 할 수 없이 옆으로 비뚤 게 나오는 수가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할 수 없이 유치를 제때보다 일 년 이상 일찍 뽑게 될 경우 반드시 치과에서 그 빠진 간격을 유지하는 장치를 해 넣어서 거리를 유지하다가 나중에 영구치가 나오면 그 장치를 제거하는 과정을 밟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부정교합 예방법을 소개하였지만 실제로 임상에서 이러한 후천적 이유로 부정교합이 될 확률은 상당히 낮다. 그러므로 부정교합이 발생되었으면 치과의사와 상의하여 최선의 치료나 교정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대체로 어릴 때는 간단한 틀니 형태로 뺐다 끼웠다 하는 장치로도 일부 치열을 교정하기도 하고, 중고생 이상 성인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방법인 치아에 단추를 붙이고 교정용 철사를 묶어서 치아 배열을 바로 잡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보다 큰 힘을 얻으려고 머리, 이마, 뒷머리, 목 등에서부터 교정용 탄력 고무줄을 당겨 구강 내의 치아를 이동시키는 구강밖 힘을 이용하는 장치도 있다. 또한 아예 작은 어금니 4개를 뽑아서 치아를 배열할 자리를 확보하거나, 턱뼈를 일부 잘라내서 턱을 뒤로 밀어 넣는 외과적 수술과 교정을 함께해야 하는 교정술도 큰 치과병원에서는 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교정환자는 장기간 장치를 구강 내에 달고 살아가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이닦기 교습과 불소 도포나 전색, 스케일링 등 예방 진료를 필수적으로 받으며 교정 진료를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