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명선 기자】
“투병생활 2년째… 그래도 자신 있어요”
뜨거운 햇살이 바늘처럼 살갗에 꽂히던 무더운 여름날 그녀는 ‘블루톤’으로 코디한 자신을 찾아보라며 기자에게 수수께끼 같은 전화를 걸어왔다.
신촌 거리를 활보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푸른 색 블라우스를 입은 그녀가 청신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요정들이 장난을 치기 쉬운 한 여름밤에 그녀는 무모한 첫사랑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때문에 출생과 동시에 바로 버려졌고 미국으로 입양됐어야 할 운명에 처하자 그녀의 할머니가 그녀를 거둬 12년을 키웠다.
그러나 늙은 외할머니와 손녀딸이 살아가기에 세상은 만만치 않았고, 생활고는 더욱 심해지기만 했다. 결국 생모를 찾아 나섰으나 그녀의 출현은 갑작스런 충격이요, 집안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화근일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그녀의 존재를 거부했고, 그녀는 드디어 외톨이가 되었다.
세상천지에 홀로선 것처럼 외로운 것이 또 있을까. 늘 사람을 그리워하며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했고,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가 유독 많았던 허약한 몸은 그녀의 삶을 더욱 혹독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에게 지금의 남편이 나타났다.
“어쩜 세상에 그런 인연이 있는 것인지. 제가 가진 기구한 운명과 너무 닮은 모습의 남편도 세상 살며 고생을 많이 했더군요.”
그런 둘을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며 살라고 결혼식까지 올려준 사람이 지금의 벧엘중앙교회 김시철 목사였다고 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녀도 믿음을 가진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었고, 누구보다도 자기를 이해해주는 남편과 자녀 셋을 두고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뿐. 어느날 갑자기 병마가 그녀를 엄습했다.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실체를 드러내고
“몇 년을 평탄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미세한 진동에도 숨이 콱콱 막히고, 살이 말도 못하게 찌기 시작하더라고요. 월경도 아닌데 피가 한 방울씩 묻더니, 월경을 시작하면 소간처럼 피가 뭉텅 쏟아지고, 냉에서 냄새도 심하게 나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병원을 찾아가보니 자궁에 암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화가 나더라고요. 1년전 검사때만해도 없던 암이 갑자기 발견되는지…. 그런데 그 암이란 것이 얄궂게도 직경 0.9mm만 되어도 발견이 안 되다가 1cm가 되어야 CT에 찍힌다고 하니 기도 안차더라고요.”
동네 산부인과에서는 일단 그녀의 암을 ‘상피내암(암의 전 단계)’로 진단했고, 아직 암이 1기도 아니고 0기인 상태이니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만 하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고 걱정 말라고 했지만 일단 뭐가 뭔지 제대로나 알자 싶어서 큰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정밀 검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직 암 1기밖에 안됐는데 이미 임파선까지 암이 퍼져 있다는 것이었다. 남들은 말기 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오죽하면 저더러 VIP환자라고 했겠어요.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추적, 관찰하면서 학계에 보고할 만한 환자라고 해서 VIP라고요. 호호.”
담당의는 앞으로 의술도 더욱 발달할 테고, 젊고 하니까 자궁을 들어내기보다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 방사선 치료를 하자고 제의했고 일단은 6개월간 항암 치료를 받기로 했다. 방사선은 28번 하는 것으로 내정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항암치료를 시작하자 몸의 털이란 털은 죄다 빠지더라고요. 얼굴은 왜 그렇게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지요. 그래서 화려한 두건으로 폼 좀 냈죠. 호호. 아마 암병동에서 그런 말괄량이는 저밖에 없었을 거예요.”
담당의는 그녀만 보면 웃겨죽겠다며 배꼽을 잡았고, 그녀 역시 하루종일 성경말씀 읽고 찬송하며 하루하루의 투병에 최선의 힘을 쏟았다.
인생을 바꾼 전환점
그러나 병원치료를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지났을 때 그녀는 퇴원을 결심했다. 병과 한 번 맞서보자는 결심 때문이었다. 물론 의사는 펄쩍 뛰었다. 3개월 치료받고 멋대로 나가서는 다 죽어서 돌아오면 그때는 의료분쟁 나고 자신은 책임질 수 없으니 심사숙고하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의학의 힘과 통계의 과학을 무시할 수 없는 그녀로서도 무작정 병원을 나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예방차원에서 방사선은 하겠다고 말하고 병원을 나왔고 그 즉시 식이요법을 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 유비무환
각오는 남달랐다. 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과 신앙의 힘은 그녀를 강하게 만들었다.
“암을 정복하고 다스리려면 암을 알아야 했기에 자궁경부암에 대해 악착같이 알아갔고, 그런 와중에 자궁경부암 치료에 90% 이상 탁월한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이 비타민-C라는 것도 알게 되었죠.”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 즉시 비타민 약제를 사다먹기 시작했고, 1000mg 비타민을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때마다 2알씩 먹는 것으로 하루 6알을 꾸준히 먹어갔다.
비타민 C의 효과는 놀라웠다. 음식물을 소화시키면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비타민에 함유된 강력한 항산화제가 상쇄시켰다. 고기는 일절 금식했다. 고기가 입에 배이면 식이요법에 지장을 줄 것이 뻔했기 때문에 유비무환 차원에서 고기는 멀리했다.
“암 세포를 이루는 막도 단백질로 되어 있어서 붉은 고기를 얼마나 좋아하지 아세요? 주로 고기 먹고 든든하다고 하는데 이는 고기가 소화가 더디고 장내에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건데, 그래봐야 몸이 보신되는 것이 아니고 유해가스만 생기게 하는 꼴이니 득될 것은 없다고 판단했죠.”
그래도 정 고기가 먹고 싶으면 닭고기로 대신했다고 덧붙인다.
또 그녀는 녹차를 수시로 먹었고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자궁경부암과 같은 생식기 암일 경우에는 복부에 살이 찌고 체지방이 많아지면 치명적이라고 설명하는 그녀는 복부에 살도 빼면서, 변비도 해소하는 데는 녹차가 그만이라고 강조한다. 녹차는 새벽에 한 잔, 아침에 일어나서 한 잔, 자기 전에 한 잔 먹고 있다고 한다.
“특별한 방법은 아니지만 가공식품, 인스턴트 식품, 기름에 튀긴 음식만 딱 끊어도 식이요법의 50%는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몸에 좋은 것 찾기보다는, 안 좋은 것부터 끊는 것이 순서잖아요.”
자궁경부암 환자는 살이 찌면 암 투병에 불리하므로 과식을 절제하고, 변비해소를 위한 야쿠르트와 녹차 등을 수시로 먹어주면 크게 돈 들이는 것 없이 즐겁게 투병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귀띔한다.
나를 이길 수 있게 한 신앙의 힘
“며칠 전에 인터뷰 약속을 잡고 MRI 검사를 했는데 임파선도 깨끗하고 암덩이도 사라졌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공연히 검사비만 손해봤다며 능청을 떨었지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더라고요. 지금 2년 반 째 투병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자신 있어요.”
흡연과 다산, 그리고 2번의 자연유산으로 인해 지금의 병을 얻었지만 앞으로 5년 생존율은 문제없고, 비타민만 있으면 천하무적이라고 확신하는 그녀는 이미 ‘비타민 전도사’나 다름이 없다.
그녀는 자기 안에 도사리는 나쁜 생각과 마음으로부터 병을 얻었고, 이를 이길 수 있는 신앙의 힘을 얻었으니 마음을 비우면 하나님이 그 마음을 채워주신다고 믿고 있다.
근치가 아니라 완치로 성큼성큼 나아가는 씩씩한 그녀에게 7월의 햇살은 여전히 눈부셨다. 다음해 7월에도 분명 그럴 것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