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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의 행복테라피] 행운을 부르는 삶 불운을 부르는 삶

2014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영글호 64p

【건강다이제스트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최명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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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 한 점쟁이가 시골 마을에 가서 점을 치게 되었다. 점쟁이는 온 동네 남자들의 점을 보면서 이 사람도 내년에 죽고 저 사람도 내년에 죽는다고 했다. 계속 사람이 죽는다고 하니 마을 사람들은 기분이 나빠져 점쟁이를 내쫓았다. 그런데 다음 해 전쟁의 비극에 휘말리면서 마을 남자 대부분이 죽거나 실종되었다.

세월이 흘러 1970년대 점쟁이는 아파트에 가서 점을 치게 되었다. 처음 점을 친 집에서 점쟁이는 아이가 크면 나중에 비행기 타고 외국에 나갈 팔자라고 했다. 1970년대에는 비자를 얻기도 쉽지 않았고 비싼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이는 극소수였다. 따라서 아이의 부모는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용한 점쟁이라고 하면서 옆집에 소개를 했다. 거기에서도 점쟁이는 나중에 아이가 커서 비행기 탈 팔자라고 했고 윗집에 가서도 나중에 아이가 비행기 타고 외국 나갈 팔자라고 알려줬다. 그러자 사람들은 점쟁이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점쟁이가 봤던 아이들 대부분은 죽기 전에 한 번은 동남아건, 중국이건, 일본이건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행운과 불행의 상당 부분은 세상이 좌우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인적인 부분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회가 있는 곳에 가서 노력해야 한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물에 가야 하고 호랑이를 잡으려면 산에 가야 한다. 하지만 위험을 많이 접할수록 위험에 처할 확률 또한 높다. 탐욕스러운 사람 주위에 있으면 나 역시 욕망에 눈이 멀어 실수를 하게 된다. 지금부터 행운과 불운의 비밀스런 문을 한 번 열어보자.

아무도 모르게 찾아오는 행운과 불운

행운이 처음부터 눈에 보이게끔 분명하게 찾아온다면 행운을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행운은 처음에 나도 모르는 형태로 찾아온다. 행운이 뿌리를 내리고 줄기가 자라는 동안 나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히려 귀찮은 나머지 행운의 싹을 일부러 잘라 없애기도 한다.

불운이 처음부터 “나는 불행이에요.” 하면서 나타나면 누구나 불행을 피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불운은 처음에는 무해한 형태로 찾아온다. 심지어 아주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빙산의 일각처럼 그 밑에 엄청난 불행을 숨긴 채 마치 엄청난 행운이 다가올 것처럼 당사자를 속이기도 한다.

객관적으로 똑같은 일이 상황에 따라서 불행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똑같은 일이라도 지금 불행하면 불운으로, 지금 행복하면 행운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누구에게는 행운이 누구에게는 불운이 된다.

불운이 행운을 부르고, 행운이 불운을 부르고, 또다시 불운이 행운을 부르고, 행운이 불운을 부르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 과연 그 일이 행운인지 불운인지 여부는 끝이 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행운에서 멈추면 행운이 되는 것이고, 불운에서 멈추면 불운이 되는 것이다. 다음에 행운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갔는데 결과적으로 불운으로 끝나는 비극도 종종 있다.

행운을 늘리고 불운을 줄이기 위해서는 1. 현재에 집중하고, 2. 나에게도 너그럽고 남에게도 너그럽고, 3. 참아야 할 때 참고 4. 결단할 때 결단하고, 5.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 알아보자.

1 현재에 집중하자

영화를 보면 복수에 사로잡혀 사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복수의 과정 중 자신을 행복하게 할 여자도 만난다. 그런데 복수를 마쳐야 한다고 떠나고 결국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불운을 자초하는 삶이다. 계속 낙방을 하면서도 수년간 준비하던 것이 아까워서 포기하지 못하는 고시폐인의 삶도 역시 그러하다. 한때 부를 누리다가 몰락한 이들 중에서도 과거를 잊지 못해서 현실에 적응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옛날은 옛날이라고 생각을 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야 한다. 과거에 행복했다는 생각 때문에 현재가 불행하게 느껴져서는 안 된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아직까지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는 안 된다.

미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지면 현재도 불행해진다. 장밋빛 미래에 현혹이 되면 현재를 대강대강 살면서 꿈을 좇는다고 합리화한다. 과거의 잘못을 돌이켜보면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과거 역시 무시해서는 안 된다. 행복한 과거를 회상하며 위로도 받아야 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필요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삶의 중심은 여전히 현재여야만 한다.

2 나에게도 너그럽고 남에게도 너그럽게 살자

인생을 아주 단순하게 나누면 행운, 보통, 불운으로 삼등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삶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행운과 보통의 경계선에 위치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누구는 행운으로 받아들이고 누구는 보통으로 받아들인다. 보통과 불운의 경계선에 위치한 일이 발생하는 경우 누구는 보통으로 받아들이고 누구는 불행으로 받아들인다. 삶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항상 내가 맞고 남은 틀려야 한다고 고집하는 이는 자신이 틀릴 때마다 화가 나서 싸울 것이다. 싸움에 질 때마다 불운하다고 여길 것이다. 자신감이 없어 문제가 생기면 내가 틀리고 남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는 스스로를 자책하기에 우울해질 것이다. 사소한 일에도 불운하다고 여길 것이다.

나도 틀리고 남도 틀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매사에 부정적이다. 부모도 마음에 안 들고, 남편도 마음에 안 들고, 자식도 마음에 안 들고, 직장도 마음에 안 들고, 나라도 마음에 안 든다.

세상에 불운이 널렸다. 가장 마음 편하게 사는 사람은 나에게도 너그럽고 남에게도 너그러운 이들이다. 세상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삶이 재미가 없다. 하지만 세상에 대해서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매사가 불행이다. 사람도, 일도, 돈도 내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다. 따라서 나에게도 만족하고 남에게도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3 참아야 할 때 참자

아버지는 지금도 한국전쟁 서울수복 때 너무 일찍 거리에 나갔다가 죽은 친구에 대해서 말씀하시고는 하신다. 그 친구는 긴긴 여름 잘 숨어 있다가 국군이 서울에 들어섰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을 못 참고 거리로 나갔다가 총을 맞은 것이다. 기다리는 김에 조금만 더 참았으면 되는데 그것을 못 참은 것이다.

내가 아니면 말할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나서다가 적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말하지 않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 했을 말이었다. 경거망동하다 적이 생긴 것이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 한다. 매도 일찍 맞으면 더 낫다는 말도 있지만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말이 더 현명하다. 아플 거라고 예상했더라도 막상 맞으면 더 아픈 법이다. 고통은 생각보다 더 심한 상처를 남기는 법이다. 아무리 답답해도 참을 때는 참아야 한다.

4 결단할 때는 결단해야 한다

나치 정권하에서 유대인 대학살이 이루어졌다. 유대인 중에는 가난하고 연줄이 없어 외국으로 가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이들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지위도 있고 돈도 있지만 설마하면서 기다리다가 때를 놓치고 수용소에서 처참하게 죽은 이들도 적지 않다. 떠나야 하겠다고 결심을 했을 때는 이미 늦었던 것이다.

갑자기 불행이 닥치면 인간은 공포에 휩싸인다.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한다. 그런데 서서히 다가오는 불행은 공포심을 마취시킨다. 변화는 두렵다. 결단을 내린다는 것은 뭔가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갈등이 심할 때는 이혼을 생각하다가도 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남들도 다 똑같이 살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돈이 쪼들릴 때는 가게를 팔아버려야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매출이 조금 늘어나면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디 있겠냐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면 너무 늦어진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모든 것을 다 잃고 이혼한다. 헐값에 내놔도 아무도 가게를 안 사기에 고스란히 빚을 떠안고 포기한다.

거절할 때는 거절해야 하고, 달아날 때는 달아나야 한다. 욕을 먹더라도 이익을 취해야 할 때가 있다. 두렵더라도 결정해야 할 때도 있다. 거의 완벽한 기회가 찾아왔더라도 사소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다 보면 행운이 저 멀리 달아나버린다.

5 지킬 것은 지키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상담도 하고 서류도 제출했는데 승인이 안 되면 화가 난다. 그런데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때 빚을 얻지 못한 것이 천만다행인 경우가 있다. 대출이 안 되어서 사업을 못하고, 대출이 안 되어서 집을 못 사고, 대출이 안 되어서 원하는 것을 사지 못했다고 은행을 원망했는데 대출이 안 되어 사업을 안 한 것이, 대출이 안 되어 집을 못 산 것이, 대출이 안 되어 쇼핑을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다행이었던 것이다.

법, 규제, 규정도 마찬가지다. 뭔가 하고 싶은데 법과 규제 때문에 못하게 되면 공무원, 나라를 원망하게 된다. 회사규칙 때문에 뭔가를 못하게 되면 회사를 원망하게 된다. 그런데 인간은 뭔가를 욕망하면 스스로 멈추지 못한다. 법을 어기고, 규정을 어겨서라도 하고 싶다. 처음 법을 어기고, 규칙을 어기고, 약속을 어기면 신세계가 열린 것 같다.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는데 그동안 정직하게 살아온 자신이 바보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그때 가서는 법과 규정이 안전장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했으면 부부의 도리를 지켜야 하고, 부모가 되었으면 자식을 책임져야 한다. 누군가와 약속을 했다면 지켜야 한다.

기초가 튼튼한 삶을 살자

물을 끓이면 서서히 온도가 올라간다. 그러다 거품이 보글거리고 어느 순간 증기가 되어서 날아간다. 물을 냉동실에 넣으면 서서히 온도가 내려간다. 어느 순간 얼음이 되어서 고체가 된다. 살아가는 것은 매일매일 똑같은 생활의 반복인 것 같다.
그런데 물이 뜨거워지면 증기가 되듯이, 물이 차가워지면 얼음이 되듯이 똑같은 것 같은 일상이 누적되어 행운과 불운을 결정하고는 한다.

우리는 살면서 행운과 불운이라는 특별한 사건만 기억한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행운과 불운의 밑에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수없이 많은 결정이 켜켜이 쌓여있다. 기초가 튼튼한 삶은 행운을 부르고, 기초가 부실한 삶은 불운을 부른다. 기초가 튼튼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1.현재에 집중하고, 2. 나에게도 너그럽고 남에게도 너그럽고, 3. 참아야 할 때 참고, 4. 결단할 때 결단하고, 5.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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