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김여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2급 생활스포츠지도사)】
다리 찢기가 뭔 대수냐?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다. 중년 이후에 발레를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처음에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딸아이 또래의 회원들과 함께 해야 하는 수업도 적잖은 스트레스였다. 무용하는 사람들은 근골계의 통증을 달고 산다는 속설에다가 발레 초보반은 내 전공인 헬스보다는 근육을 자극하는 강도가 약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스미스 머신(헬스장 기구의 일종)에 50kg 무게를 싣고 스쿼트 3세트 하는 것이 더 건강해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3개월 후, 걱정과 달리 나의 몸은 달라졌다. 근육량이 늘거나 체지방이 줄어서 체성분 분석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외부변화는 별로 없다. 하지만 앞과 옆으로 다리 찢기가 된다. ‘다리 찢기가 뭐 대수냐’? ‘다리 찢기 하면 다 건강해진 거냐?’고 할 수도 있지만, 관절의 가동범위가 넓어지면 근육과 인대가 다칠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절대로 시간 낭비가 아니었다. 나 역시 통증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
근골격계 보약은 ‘스트레칭’
어떤 운동을 하든지 워밍업은 한다. 그러나 근육운동에 스위치를 올리는 워밍업과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려주는 역동적인 스트레칭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우리의 인대나 근막에는 칼슘 등이 침착해서 뻣뻣해지고 유연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 상태에서 반복적인 움직임이 지속되면 그것이 근골격계의 통증과 변형을 유발시키는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리 찢기는 일반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이자 최후의 스트레칭이다. 다리 안쪽의 내전근뿐만 아니라 허리와 엉덩이 근육, 장요근, 이상근을 비롯한 고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근육들, 햄스트링 등의 유연성과 힘이 보장되어야 할 수 있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골반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양과 질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나마 발레리나들이 고된 발레동작을 계속 할 수 있는 것은 발레스트레칭 덕분인 것이다. 하루 종일 힘들었던 근육과 관절을 길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은 근골격계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보약이 될 수 있다.
근육을 늘리는 약요리, ?닭다리 간장조림
닭다리에 살짝 붙은 피하지방만 잘 제거하면 닭다리는 퍽퍽한 가슴살보다는 훨씬 맛있는 단백질 공급원이다. 거기다가 천연 비타민 D가 가장 풍부한 석이버섯이나 목이버섯을 넣어서 함께 조려내면 쫄깃한 식감에 감칠맛까지 느낄 수 있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고기 요리를 할 때는 항산화제가 풍부한 마늘, 파, 양파 등의 양념류를 듬뿍 넣는 것이 나의 음식 포인트이다.
준비물: 닭다리(북채) 10개, 말린 석이버섯이나 목이버섯, 양파 3개, 다진 마늘 3T, 저지방우유(닭다리가 잠길 만큼), 후추, 국간장과 진간장, 유기농 흑설탕 약간, 마른 고추 1 개.
1. 닭다리에 붙은 지방을 가위로 제거한 뒤 후추를 뿌려서 저지방우유에 두 시간 정도 담근다. 닭고기 특유의 잡냄새가 없어진다. 바쁘면 그냥해도 되지만 우유에 담그는 것보다는 맛은 떨어진다.
2. 흑설탕을 약간 넣은 물에 석이버섯이나 목이버섯을 불린다. 목이버섯보다는 석이버섯이 식감이 쫄깃하지만 구하기 힘들면 목이버섯도 괜찮다. 표고버섯이나 새송이버섯 말린 것을 불려서 사용해도 된다. 버섯은 말려서 요리하면 영양이나 식감이 훨씬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버섯류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도 된다.
3. 닭다리를 끓는 물에 20분 정도 삶는다. 이때 마늘 다진 것을 함께 많다 싶을 정도로 듬뿍 넣는다.
4. 닭다리가 반쯤 익으면 양파 채썬 것, 불린 버섯, 흑설탕, 국간장과 진간장, 마른 고추를 넣고 20분 정도 조려준다.
5. 식어도 기름기가 없이 칼칼하게 맛있으므로 헬스 음식뿐 아니라 가을철 나들이 도시락으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