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준남(내과전문의, 자연치료 전문가)】
수면 클리닉과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마음 챙김 명상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잠과 스트레스에 모두 유익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음 챙김을 제대로 하면 수면과 스트레스뿐 아니라 통증이나 외로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마음 챙김에 숨어 있는 건강비밀을 캐보자.
마음 챙김이란?
마음 챙김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현재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비판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 챙김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 되었다. 최근에는 매사추세츠대학의 존 카밧 진이라는 교수가 1994년에 쓴 책(Wherever you go, there you are)과 1995년 베트남 승려인 틱 낫한(Thich Nhat Hanh)이 쓴 책(Living Buddha, Living Christ)에서 마음 챙김에 대한 자세한 기술로 불이 붙은 후 이제는 마음 챙김이란 주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중요성 강조
마음 챙김은 과거나 미래의 것이 아니고, 현재에서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짧은 현재, 오자마자 가버리는 현재, 그런 현재에서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지극히 짧은 현재를 늘려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존재의 순간(moment of being)이라는 말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 속에서 기술한 짧은 어휘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순간을 알면서 살아가고 있을까? 설령 존재의 순간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어찌 할 것인가?
존재의 순간이 과거나 미래는 아님에 틀림없어 보인다. 물론 과거에도 존재하고 있던 순간이 있었고, 미래에도 존재의 순간이 있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존재의 순간에서만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 과거나 미래의 존재의 순간에서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렇게 중요한 현재를 어떻게 가져볼 수 있을까? 혹시 현재라는 시제를 늘려보면서 느낄 수는 없을까?
한 전문가(Jon Kabat-Zinn)에 의하면 “주의를 집중해야 된다.”는 것이다. 존재의 순간에 집중하면서 마음 챙김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 챙김이란 깨어 있음을 의미하면서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대로라면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주의를 집중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아 쉽게 무의식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짧은 순간이라도 주의를 집중하려는 반복적인 노력을 하면 언제인가는 주의를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게 된다. 현재의 순간을 늘려가면서 마음 챙김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 챙김은 반드시 명상법을 통하는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밥 먹을 때, 걸을 때, 또는 음악을 들을 때, 심지어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도 현재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또 집중하려는 노력을 반복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존재의 순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가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내가 깨어있는지’ 또는 ‘지금 내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베트남 승려인 틱 낫한(Thich Nhat Hanh)은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방식을 알려주고 있다.
● 숨을 들이마시면서 내 몸을 평온하게 만들고,
● 숨을 내쉬면서 미소를 짓는다.
● 현재의 순간에 잠기면서,
● 이것이 바로 놀라운 순간이라는 것을 안다.
이 방식만이 현재를 제대로 느끼고 그 안에 잠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앞의 방식에서 보여준 대로 호흡을 통하는 길이 현재를 알 수 있게 되는 가장 확실한 방식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마음 챙김 명상법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노인들에게는 불면증이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55세 이상 되는 노년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50%가 어떤 형태로든지 불면증을 갖고 있다는 추산도 있다.
노인들의 불면증에 대한 치료는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투약을 통하여 불면증 치료를 받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약효가 점점 떨어지기도 하지만 약에 의존하게 되면서 원하지 않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심리행동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마음 챙김 명상법에 대한 관심도 생겨나게 되었다. 마음 챙김이란 순간-순간의 경험과 생각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감정을 아무런 판단 없이 느껴봄을 의미한다. 이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 치료에서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에 있었던 리서치 보고에 의하면, 타이치와 같이 움직임을 기초로 한 명상법은 노인들의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움직임이 없이 하는 명상법이 잠의 질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무작위 추출 임상시험으로 마음 챙김 명상법이 잠의 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생겼다.
<디자인> : 2012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간 정도의 불면증을 갖고 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은 마음 챙김 명상법(mindful meditation=MM) 팀(n=25)으로 ▶다른 한 그룹은 수면위생교육(SHE) 팀(n=25)으로 나누어 리서치에 임했다.
이들에게 각자의 집에서 일주일에 2시간씩 6주에 걸쳐서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6.3세였다. 이들에게 잠의 질과 함께 불면증이 초래하는 우울증, 불안증, 스트레스, 피로감 등과 함께 염증표식물질인 NF-kB도 측정하도록 했다.
<결과> : MM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SHE 그룹에 속한 사람들에 비하여 잠의 질에 대한 상당한 개선이 있었다. 또 불면증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증 및 피로감에 대한 개선도 SHE 그룹에 비하여 MM 그룹에서 높게 관찰되었다. 한편, 염증표식물질인 NF-kB는 양쪽 그룹에서 모두 상당한 개선을 보여주었다.
<결론> : 불면증에 대하여 마음 챙김 명상법이 수면위생 교육에 비하여 월등한 효과를 보여주었다. 마음 챙김 명상법으로 노인들의 불면증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JAMA, Internal Medicine, April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