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도움말 | 국제절제협회 조원웅 회장(보건학 박사)】
연말연시가 되면 새해 결심으로 늘 세우는 것이 ‘금연’이다. 하지만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어김없이 계획만 세웠을 뿐 말짱 도루묵이었다. 또한 아예 시작도 안 했거나 중간에 흡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흡연의 경각심을 익히 알면서도 절대 흡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오늘도 뻐금뻐금 담배를 피우는 그대. 담배 한 모금으로 당신의 수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척 하지 말라! 밝아온 2006년에는 꼭 금연에 성공해 보자.
담배는 발기부전의 산실
발암물질의 보고로 잘 알려진 담배는 각종 질병의 산실로 증명이 되었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하루에 몇 대씩 혹은 몇 갑씩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담배 속에는 4,000∼7,000여 종의 독극물 혹은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그중 최소한 20여 종이 발암물질이다.
국제절제협회 조원웅 박사는 “최근 송어, 향어에서 검출된 발암물질인 말라카인은 담배 속에 꼭꼭 숨어 있는 발암물질에 비하면 상대가 안 됩니다. 하루 10~12개비의 흡연자인 경우 폐암 발생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하면 17배 정도 높기 때문에 하루에 40개비 이상의 흡연 시에는 100배나 더 높습니다. 하루 40개비 이상 흡연할 경우, 10명 중의 1명은 폐암으로 장례식을 치러야 합니다.” 라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담배는 관상동맥 질환으로 급사할 확률이 2~3배나 높으며 소화기계 질환, 호흡기계 질환, 구강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이다. 조원웅 박사는 “성인 3명 중 1명이 발기부전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실험 결과, 흡연이 발기부전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밝혀졌습니다. 발기부전과 흡연의 관계를 위하여 6마리의 개를 실험했는데, 6마리에게 2개비의 담배를 피우게 한 결과, 그 중 5마리는 아예 발기불능이었으며 나머지 한 마리도 발기 직후 사그라지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담배를 피우는 과정에서 몸 속에 흡수된 니코틴이 음경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이 페니스에 덜 공급되고 발기를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혈액이 빨리 빠져나가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음경 동맥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킨 결과라고 봅니다.” 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이 음경의 동맥경화는 발기부전의 원인이며, 이는 흡연량과 비례한다. 하루에 피우는 담배 개비 수와 담배를 피운 횟수를 곱하여 그 수가 20이 되면 음경동맥의 경화 정도는 정상일 때에 비해 약 72%가 악화된다. 즉, 하루에 한 갑씩 피운다면 매년 3%씩 나빠지는 셈이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중독성’ 때문
금연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중독성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클린턴은 담배를 마약으로 선언하면서 담배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흡연자들의 경우도 니코틴이라는 중독물질로 인해 금단증상이 일어나므로 금연이 어렵다.
조원웅 박사는 “금연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입니다.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성인이 받는 스트레스 수치는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입니다.” 라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담배 제조 시에 각종 화학첨가물이 포함되는데 여러 종류의 달콤한 성분도 첨가시켜 사람들을 담배에 매료시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중독성이 강하고 우리 몸의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담배는 하루 속히 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운동으로 해소하는 방법을 찾으며 자신의 취미생활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최근에는 금연제품들도 많이 나와 있으므로 각종 금연제품을 활용해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각 지역 보건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무료 금연 클리닉(http://quitline.hp.go.kr) 프로그램을 받아보는 것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원웅 박사에게 물어봐!?흡연하는 우리 남편 SOS
CASE 1. 잘 참다가도 회식 자리에서 무너지는 경우
(경북 대구시 인테리어디자이너 마영해)
직업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아서 회식이나 야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잔을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회식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 보면 재떨이에 가득 쌓인 담배꽁초들을 보게 됩니다.
☞조원웅 박사의 어드바이스
금연 초기에는 회식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연말연시가 되면 불가피하게 된다. 우선 담배를 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첫 거절을 분명하게 하고 회식자리에서 주변 사람에게 “나는 담배를 끊었다”라고 선언을 한다. 또한 알코올은 자제력을 녹여 사라지게 만들므로 절대 취하지 말고 마실 양을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더불어 담배 없이도 사람들과 소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을 권한다.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면 미소를 머금고 심호흡을 하며 수시로 찬물을 마신다. 주로 회식장소에서 살짝 벗어난 흡연의 유혹 장소인 화장실과 복도를 조심해야 하며 기름진 안주는 피하고 야채 안주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case② 금단증상 때문에 계속 흡연하는 경우
(서울시 강남구 대학원생 채민)
금단증상 때문에 금연에 계속 실패를 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금연을 했더니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이며 불면증이 지속됩니다.
☞조원웅 박사의 어드바이스
담배를 끊고 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된다. 니코틴의 자극이 없는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타나지만 수주 이내에 사라지게 된다. 때론 갈증이 심하거나 목이나 잇몸에 통증을 느낄 때에는 얼음물·주스를 마시거나 껌을 씹어준다. 더불어 신경과민이나 우울증, 불안 등은 휴식이 가장 중요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가벼운 산책·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case③ 금연에 자주 실패한 경우
(경기도 안성시 회사원 김병국)
여러 가지 생활요법으로 금연을 실시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 매번 실패로 끝나는 금연을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할 지 난감합니다.
☞조원웅 박사의 어드바이스
자신의 금연 프로그램 기간 동안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을 계속 사용한다. 금연에 실패했다고 자신을 비난하면 안 된다. 금연을 위한 보조제품을 사용해도 좋다. 시중에는 부프로피온이라는 미국 식품의약청에서 공인받은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최초의 금연보조제가 있다. 이 약물은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이 재흡수 되는 것을 차단하여 담배가 주는 만족감과 유사한 만족감을 줌으로써 금연을 도와준다. 하지만 과거에 간질 발작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복용해서 안 되며 꼭 의사와 상의하고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복용해야 한다.
case④ 강한 스트레스로 담배를 찾는 경우
(대전시 탄방동 회사원 김지훈)
사람들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라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일로 받은 스트레스를 줄곧 옥상에 올라가서 담배로 풀곤 합니다. 담배를 끊고 싶어서 여러 방법을 사용했지만 잘 안됩니다.
☞조원웅 박사의 어드바이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담배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취미생활에 몰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당근, 오이, 미역이나 호박씨, 무가당 껌, 은단 등을 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금연을 하는 목적을 기록한 노트를 읽거나 점심시간에 옥상에 올라가서 근육이완 체조나 활기차게 걷는 운동을 해보세요. 또한 담배가 생각나면 심호흡을 천천히 10회 하거나 물을 자주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