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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유방암 극복한 엄옥자 씨 투병체험기

2006년 02월 건강다이제스트 소망호

【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강한 의지와 담대함이 저를 살렸습니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던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이고 좋은 생각만 하면 기필코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엄옥자 씨(62). 갑작스런 유방암 진단을 묵묵히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녀는 병마를 이겨냈다. 투병기간 동안 ‘엄마’ 라는 자신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는 그녀의 투병과 가족애를 넘나들은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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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남매 맏며느리, 3녀 1남의 엄마 그리고 시의원의 아내. 이렇게 평생 뒷바라지를 하면서 바쁘게 살아온 엄옥자 씨. 이제 살만하다 싶어서 피아노도 배우고 못했던 공부도 시작했더니 날개를 채 펴기도 전에 유방암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가 내려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유방암

시의원의 아내라고 하면 다들 경제적으로 여유로울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와 자수성가한 남편 뒷바라지와 4남매의 교육 때문에 엄옥자 씨는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었다. 그녀라도 직업전선에 뛰어들어야 간신히 생계가 유지가 되었고 누구에게 들킬까봐 남몰래 세일즈를 하면서 근근이 생활해 나갔다. 다행히도 알아서 잘 크는 자식들은 그녀에게 있어 더없이 고맙기만 했고 늘 아이들에게 부족한 자신의 처지가 한스럽기만 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공부를 잘 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난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불평 한마디 하지 않고 그럴 때마다 가족을 위해서 자신들의 욕심을 버리고 참고 잘 자라줘서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자라서 각자 자리를 잡고 남편도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게 되면서 차츰 그녀에게도 안정이 찾아왔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레슨도 받고 공부 욕심이 많았던지라 공부도 시작했다. 취미와 종교활동으로 쉴 시간도 없이 바쁘게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냈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녀는 심상치 않은 불길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때가 2001년 4월 봄이었어요. 그날이 우리 집 이사한 날이었는데 집에서 반팔을 입고 TV를 보고 있었는데 왼쪽 가슴으로 손이 갔어요. 무심코 가슴을 만졌는데 포도송이 같은 몽우리가 잡히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둘째 딸한테 만져보라고 했더니 이상하다며 빨리 병원에 가보라는 거예요.” 부랴부랴 동네 내과를 찾은 그녀는 “유방암일 수도 있으니 큰 병원으로 가서 재검사를 받아 보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고는 바로 의뢰서를 들고 큰 병원을 찾았다.

진한 가족애에 희망 얻어큰 병원으로 가기 전에 그녀 스스로는 ‘혹시 암이 아닌 그냥 이물질이 뭉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병원에서는 안심하면 안 될 것 같다면서 조직검사와 x-ray를 권했고 1주일 뒤에 유방암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그녀 나이 50대 중반에 살만하니 갑자기 찾아온 병마에 충격이 컸지만 유방암을 묵묵히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제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을 잠시 관두는 것이 아쉬웠어요. 하지만 꼭 살아서 다시 도전할 거라는 마음으로 수술실로 들어갔어요. 또 그 당시 가장 힘이 되었던 것은 아이들이 “강하고 담대하게 힘내세요!” 라는 쪽지를 저한테 건네줬는데 어찌나 힘이 되던지 아이들을 위해서, 저를 위해서 꼭 살고 싶었어요.”

그때 당시 엄옥자 씨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애와 일류병원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수술하는 데 뭐가 문제인가?’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수술실로 들어갔다고 회상한다. 아마도 그때 당시 그런 그녀의 마음가짐 때문이었는지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2주만에 퇴원을 하고 빠른 회복을 보였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 잊지 않아

퇴원 후 다시 활력을 찾은 그녀는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필리핀에 사는 큰딸을 위해서 인터넷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아프기 전에 다녔던 주부학교도 다시 나갔다. 12번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예전보다 더 즐겁고 바쁘게 살았다. 지금은 정기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고 있지만 그녀 몸 안에서 암을 다시 찾아볼 수 없다.

이제는 아프기 전보다 몸관리도 열심히 하고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에도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우선 아침에는 뒷산에 오르고 저녁에는 아파트 단지를 걷는다. 유방암에는 무거운 짐을 들면 안 되기 때문에 시장에 가서 감자 반관이라도 사려면 고민 끝에 그냥 뒤돌아 오기가 일쑤다. 또한 집안에는 신발이나 운동기구에 지압기가 부착되어 있는 운동용품을 주로 사용한다. 훌라후프를 돌릴 때에도 지압기 위에서 돌리고 늘 지압 슬리퍼를 신는다. 심지어는 산에 가면 지압 돌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이 외에 식습관에도 신경을 쓴다.

“먹거리에 가장 많이 신경을 써요. 주로 검증된 현미를 구입해서 직접 도정해서 먹고 도정한 현미는 국에 넣어서 먹고 그냥 먹기도 해요. 처음에는 다들 꺼려하다가 지금은 알아서 잘 먹어요. 그리고 고기는 특별한 날에만 먹고 평소에는 잘 안 먹어요. 대신 콩으로 단백질을 공급하는데 검정콩은 밥에 넣어 먹고 흰콩을 불려서 콩비지나 김치찌개 또는 콩물로 마셔요.”

이렇듯 수술 전에는 곧잘 육식을 즐겼지만 이제는 발효음식과 시원한 동치미 그리고 잡곡밥이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쉼 없는 생활과 적극적이고 꼼꼼한 자기 관리로 이제는 손녀 보는 재미와 자신의 일을 다시 할 수 있어 기쁘다는 엄옥자 씨.

“저는 유방암에 걸렸을 때 다른 암환우들에 비하면 환경과 조건이 많이 좋으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우울해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아마도 긍정적이고 욕심 없었던 마음이 저를 이렇게 살린 것 같아요. 이제 몸도 튼튼해졌으니 어려운 이웃을 도와가면서 기쁜 마음으로 살고 싶네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절대 좌절하지 않고 담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그녀의 마음가짐이 아마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암을 극복한 사례 인터뷰는 대한암협회(www.kcscancer.org)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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