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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체험기] 자궁내막암 이겨낸 박미옥 씨의 희망가

2005년 04월 건강다이제스트 생동호 24p

【건강다이제스트 | 김진경 기자】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기지 못할 병은 결코 없습니다”

“행복합니다.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사람이란 가진 것보다는 늘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기에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건강해서, 가족들이 있어주어서,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감사해서 행복한 이들도 있다. 봄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의 끄트머리에서 만난 박미옥 씨(32세)도 행복을 누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죽음의 그림자를 훌훌 벗어던지고 희망과 행복으로 충만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미옥 씨의 투병담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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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겨낸 박미옥 씨의 나이는 올해로 꼭 서른 둘이다. 작고 가녀리지만 자못 강단 있어 보이는 그녀는 고등학교 선생님이란다. 그동안 병마와 싸우느라 잠시 교단에서 물러서 있었지만, 건강을 되찾은 지금 그녀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며 즐거워했다.

불행의 그림자, 자궁내막암 진단

그동안 박미옥 씨를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매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자궁내막암이라는 병마였다.

“2002년 12월 병원에서 암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자궁암 중에서 발생빈도가 낮은 자궁내막암이라고 하더군요.”

그녀가 걸렸다는 자궁내막암은 자궁주머니 안쪽에 있는 자궁내막에 암세포가 생기는 질환이다. 다른 자궁암에 비해 발생 빈도가 낮은 편이지만 최근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우리나라 여성암 중 1∼2%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흔하지 않은 자궁내막암에 걸렸다고 진단 받았을 당시, 그녀는 충격으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저 멍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녀와 상관없이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자궁내막암이라고 판정을 받자마자 그 다음날로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에는 항암 치료가 이어졌지요.”

수술은 다행히도 잘 끝났다고 한다. 그러나 암이라는 병마는 손아귀에 들어온 그녀를 쉽사리 놓아주지 않았다. 암이 전이된 것. 암세포는 그녀의 폐로, 또다시 골반뼈로 소리 없이 숨어들었다.

갖가지 건강요법 실시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자궁내막암과, 전이된 암세포로 인해 박미옥 씨는 6차에 걸친 항암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자궁을 적출해내는 대수술과 6차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았노라 다른 사람 이야기하듯 말하는 그녀. 그것은 큰 고통이나 불편 없이 항암치료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그녀는 말한다.

“다른 분들은 항암치료가 고통스럽다고들 하시는데 제 경우에는 3∼4일 속이 미식거릴 뿐이었어요. 원래 몸이 반응을 잘 나타내는 편이 아니어서 그랬나 봐요.”

투병생활을 잘 한 것이 체질 때문인 듯 말하지만, 그녀도 다른 사람들처럼 암환자에 좋다는 다양한 건강요법을 했단다.

미슬토를 이용한 면역치료로 받았고, 버섯균사체도 먹고, 현미밥과 채식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체력이 떨어지면 장어와 오리로 영양을 보충하기도 했으며, 녹즙을 마시기도 했다. 커피관장을 하고, 뜸을 뜨고, 운동도 꾸준히 했다.

그녀가 이처럼 열심히 건강요법을 실천한 데에는, 또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들의 사랑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어머니의 존재는 그녀가 살아가고자 마음먹는데 큰 동기가 되었다.

“친정엄마가 저 때문에 우울증까지 걸렸었어요. 갑자기 살이 빠지시면서 눈감짝할 사이에 부쩍 늙으시더군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차마 죽음을 생각한다거나 내 처지를 비관할 수는 없었습니다.”

힘이 되어준 가족들께 감사

아픈 박미옥 씨를 지켜주고 또 지켜봐 준 것은 비단 그녀의 어머니뿐만은 아니었다. 지금도 변함없이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고 있는 남편도 큰 의지가 되어 주었다. 그녀가 암에 걸렸을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었던 남편 조영준 씨는 학업도 포기하고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남편이 엄마와 번갈아 가면서 간병을 해주었습니다. 퇴원 후에도 병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배려를 많이 해줍니다.”

시어머니도 그녀를 많이 챙긴다고 한다. 며느리인 자신보다 시어머님이 더 자주 전화를 하신다고 그녀는 말한다.

“어머니께서 제가 아프다고 많이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세요. 그리고 스트레스 안 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도 보이시고요. 어떻게든 며느리가 건강해졌으면 하는 살 바람밖에 없으신 분 같아요.”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

이처럼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박미옥 씨는 자신은 “행복한 투병생활을 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암에 걸린 후 마음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는 그녀는 암으로 투병 중인 사람들을 무던히도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 분들을 찾아다니면서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희망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단다.

“저보다 상태가 좋지 않으신 분들을 보면서 ‘아∼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반대로 저보다 좋은 분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어’라고 희망을 가졌고요.”

얼마 전 행한 혈액검사 결과 그녀의 기쁜 소식을 들었다. 진단 결과 종양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에 그녀는 감사한다. 지난 3년 남짓 그녀의 고통을 함께 나누어 가진 가족들에게도 감사하고, 대견하고 의연하게 버텨준 그녀 자신에게도 고맙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모두가 새로운 축복처럼 느껴진다는 박미옥 씨. 그런 그녀가 지금 이 시간에도 암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하는 그녀는 “죽음에 연연해하지 말고 희망을 갖는다면 암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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