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시련 끝에 찾은 행복… 그래서 더 행복합니다”
“행복한 남자, 오상효입니다” 밝고 경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한 남자가 있다. 5년 전 위암 3기를 선고받고 위의 70%를 잘라냈지만, 마침내 올 4월 완치판정을 받은 행복한 주인공 오상효 씨. 그의 식초와 마늘요법에 얽힌 투병담을 들어본다.
올해 나이 서른 일곱. 요리가 너무 좋았고 남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천직이라 생각했기에, 스무 살 때부터 63뷔페에서 일을 시작했던 오상효 씨. 그렇게 밑바닥부터 시작해 현재 그는 부조리장이 되었지만, 남에게 맛을 선물하는 직업이다 보니 정작 자신은 제 시간에 밥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물론 불규칙한 식생활이 그의 건강을 위협한 것도 사실이지만, 스스로 너무나 건강을 자부했던 탓에 그 흔한 종합검진 한 번 안 받아 본 것이 더 큰 화근이었다.
서른 둘에 받은 위암선고!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의 나이 서른 둘. 당시 사랑스런 아내와 겨우 걸음마를 떼고 재롱을 부리는 아들 주환이가 있어 남부러울 것이 없는 생활이었다. 또 그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하고 있었기에 위암 말기(3기) 선고는 이들 가족의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 사실 결혼 전 5년간 보디빌딩으로 다져온 근육질 몸매 때문에라도, 주위사람들은 그의 위암선고를 쉽사리 믿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건강에 있어서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왔기에, 그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간혹 고등학교 때부터 ‘속 쓰림’ 증상을 경험했었지만 당시에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지난 2001년 2월 속 쓰림 수위가 심해져 비로소 병원을 찾았고 그때서야 위암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것.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야말로 죽었구나 싶었죠. 위를 70%나 잘라내고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그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살고 싶다는 생각은 절실한데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위 절제수술 후 시작된 6번의 항암치료는 그의 삶을 더욱 고통 속에 몰아넣었다. 오죽하면 항암제 색과 비슷한 붉은색 에어컨 광고만 봐도 구토를 할만큼 죽음과의 사투를 벌였던 힘겨운 시간이었다고 한다.
물 섭취 조절 및 식초요법
하지만 살고자 하는 욕심이 더 많았기에 그는 무언가라도 하고 싶었다. 항암치료 당시 구토가 날 때마다 식초를 듬뿍 넣은 냉면을 먹으면 그나마 속이 편안해졌다. 워낙 신맛을 좋아했던 터라 그 어떤 음식보다도 그에게 잘 맞았다. 비록 직업이 조리사이지만 무조건 입에도 맞지 않는 영양식을 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속이 좋지 않을 때마다 식초를 넣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거창하게 식초요법이라고까지 할 건 없지만 나물이나 음식도 식초를 넣어 먹었죠.
또 그가 중점적으로 신경 썼던 것이 바로 ‘물’ 조절이다. 위암 환자의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속이 불편하기 때문에 밥을 먹을 때에는 가능한 물 먹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식간과 식후에는 물을 먹지 않거나 아주 소량을 먹었고, 소금섭취도 조절했다. 곰국을 먹을 때에도 소금을 전혀 넣지 않고 먹는 등 철저하게 재료 그대로의 맛을 음미했고, 바로 이 시기부터 그는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실 그때에는 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했어요. 동네 한 바퀴를 천천히 걷다가 어느 날부터는 빠르게 걷고, 또 며칠 뒤에는 조금씩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서서히 몸이 호전된 것 같아요.”
위암을 이겨낸 마늘의 위력!
운동도 운동이지만 위암 발병 후 지금까지도 그가 즐겨 먹는 음식이 바로 마늘이다. 마늘 좋은 거야 익히 알고 있지만 그에겐 매 끼니 때마다 8개씩 먹는 마늘이 지난 5년 간의 투병생활을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맵고 자극적인 마늘을 ‘날’로 먹는다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기 때문에,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구워서 먹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꾸준히 마늘요법과 달리기를 병행하던 오상효 씨의 몸에는 점차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게다가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마인드 때문인지, 얼마 전 극적으로 둘째를 임신했다고. ‘복덩이’가 그야말로 넝쿨째 들어온 것도 모자라, 지난 4월 위암 말기 환자였던 오상효 씨는 마침내 병원에서 ‘완치’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전화를 받을 때면 “행복한 남자, 오상효입니다”로 첫 인사를 알리는 그에겐, 또 투병기간 내내 눈물을 감추며 씩씩하게 함께 해준 아내에겐, 그리고 여덟 살 어린이로 건강하게 자라준 아들과 곧 태어날 둘째에겐, 이제 이 세상에 거칠 것이 없다.
<오상효 씨의 마늘요법>
·통마늘 구이 ? 통마늘 8개를 얇게 썬 뒤 봉지나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10분간 돌리거나 프라이팬에 구워서 먹으면 된다.
·초 마늘장아찌 ? (마늘 50통 기준) 식초 3컵, 물 10컵, 소금 2컵, 설탕 반 컵을 넣고 재료를 끓인 후 식힌 다음 마늘에 붓고, 3일에 한 번씩 3회 정 도를 한 후 약 2주 정도 지난 뒤 먹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