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사람들은 흔히 어디가 아프면 무슨 병이라거나, 무슨 병이 있으면 어떤 증상이 있다는 등의 선입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의 얼굴이 각기 다르듯이 질병의 양상은 조금씩 다르며 그 증상 또한 제각각인 경우가 더 많다.
특히 고혈압이 그렇다. 이것은 처음에는 대부분 별로 증상이 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물론 뒷목이 뻣뻣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증상은 별로 많지 않고 오히려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두통, 현기증, 피로감, 두근거림, 시력저하 등이 먼저 올 수 있다. 이것이 지속되면 이차적인 후유증으로 인하여 뇌기능이 저하되고 전신기능 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심근허혈 증상으로 인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생길 수도 있으며, 심부전증으로 인한 심폐기능 이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뒷목이 뻣뻣하여 혈압을 재보았더니 과연 혈압이 올라갔다고 해서 혈압 약 만을 먹고 안심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접근이 될 수도 있다. 혈압의 원인, 즉 뒷목이 당기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뒷목과 어깨가 당기는 원인으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 반대로 자신의 일을 너무 완벽하고 지나치게 완수하려는 과도한 긴장에도 뒷목은 뻣뻣해진다.
전자와 후자 모두 다 어깨와 목의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되면서 이완될 틈이 없이 과도한 부담을 준다. 이것은 당연히 통증으로 표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경추신경압박증이나 경추판막탈출증, 퇴행성관절염 등에서도 목이나 어깨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인체의 모든 오장육부를 혹사하고 사지근육과 심장근육이 휴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말살하여 긴장과 스트레스를 고조시키고, 고혈압과 신경과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어떤 사람은 일정한 기간마다 주기적으로 뒷목이 당기고 아픈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월말이나 연말 세금 낼 때만 되면 머리가 아픈 사람도 있다. 이것들은 모두 소위 ‘심신증(心身症)’이라고 한다.
이러한 심신증은 일반적인 검사로는 그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사들은 보통 ‘신경성’이라고 진단하거나 비특이적인 완화제를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그 통증은 점점 더 고정되어가고 굳어져서 한 가지의 질병으로 자리잡아버릴 수도 있다. 이런 심신증은 고혈압 약으로 치료되지 않으며, CT나 MRI로도 진단되지 않는다. 정밀혈액검진에서는 특정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자신의 상황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의사와 상의함으로써 그 치료방법이 발견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