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당신은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더 큰 행운을 거머쥔 사람입니다.”라며 모두들 그의 성공적인 수술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반 년이 지나지 않아 암은 재발했고 그는 짧은 시간동안 천당과 지옥을 넘나들었다.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는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도 누구보다 건강하게 열심히 세상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 행복한 암환자 박재홍(49세) 씨를 만났다.
성공적인 수술 이후 영정사진을 찍기까지
암환자라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고백하는 행복한 암환자, 박재홍 씨. 그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세상과 이별하기 위해 영정사진을 찍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던 사람이었다.
2003년 봄, 혈변이 나와 치질인 줄 알고 병원에 갔다. 그런데 이게 웬말? 직장암 2기 말 3기 초라는 판정을 받았던 것이다.
곧바로 병원 치료가 시작됐다. 약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두 개의 종양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했다. 의사는 말했다. “로또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수술결과가 더 좋다.”고. 실제로 그의 수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인간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남보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여력이 있었기에 수술 후 몸에 좋다는 갖가지 방법을 총동원해서 얻은 것은 ‘말기 암환자’라는 꼬리표였다.
경과를 보기 위해 5개월 뒤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췌장 옆 임파선에 두 개의 종양이 생겨 수술도, 방사선 치료도 불가하다고 했다. ‘어쩌다가 내가…’ 자신의 처지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하자고 했지만 내키지 않았다. 생존 확률 10%에 기대를 걸고 그 끔찍한 항암치료에 매달리고 싶지 않았던 것.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이느라고 받았던 항암치료의 고통이 너무도 생생했기 때문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그 부작용을 또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낫는다는 확신도 없이 그 고통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어요. 만약 그 길밖에 길이 없다면 가는 날까지 고통 없이 살다가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는 결국 강력한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이때부터 전국의 요양원을 돌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일본에 가서 두 차례 수술도 받았다. 여기까지가 2003년 짧은 시간동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이후부터는 자신이 믿고 있는 절대자에게 맡기기로 했다. “종교가 있었기에 마음은 편했어요.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다가 천국에 가면 되지 뭐’란 생각으로 문상할 사람들을 떠올린 채 웃으며 영정사진까지 찍었어요.”
그러나 하루하루가 막연하게 흘러갔고,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그 기한을 알 수 없는 인생, 무엇보다 삶의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지속적인 감동의 에너지가 몸을 살린다!
“암 환자를 위한 많고 많은 건강법 중에서 일명 ‘뉴스타트 건강법’을 알게 된 것은 제게 있어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정표를 제시해주었다고 할까요?”
박재홍 씨는 말한다. 왜 자신이 암에 걸릴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됐다고.
“뉴스타트 건강법은 △영양의 균형 즉 식생활의 개선(Nutritional balance) △적당한 운동(Exercise) △신선한 물 마시기(Water) △적절한 햇빛(Sun) △절제(Temperance) △맑은 공기(Air) △휴식(Rest) △믿음(Trust)을 강조하는 새로운 나를 찾는 건강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8가지 요소가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건강하게 하며, 또 행복하게 한다는 게 주요 핵심입니다. 그런데 저의 지난 생활을 뒤돌아보니 왜 병이, 그것도 암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더군요. 그동안 저는 마치 암에 걸리려고 작정한 사람처럼 살았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세상과 부대끼고 살며 받는 스트레스는 많았고, 그것을 그때그때 풀지도 못했다. 게다가 금융권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바쁜 일정과 불규칙한 식사, 신앙생활을 하면서 끊었지만 그동안 해온 하루 두 갑에 가까운 담배까지… 암에 걸리기 위해 전력질주 해왔던 것이다.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한창 나이, 일에 미쳐 사느라 운동과 휴식은커녕 제대로 균형 잡힌 식사조차 하지 못했던 그는 워커홀릭이었다.
이런 그가 암 판정을 받고 갖은 방법 다 써본 끝에 비로소 깨달은 것은 “삶 속에서 느끼는 지속적인 감동의 에너지, 긍정의 에너지야말로 자신의 병든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한다.”는 사실이었다.
“암환자들 대부분이 암에 좋다는 식품이나 약품 등 먹는 것으로 건강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반면,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짜 약을 먹어도 자신이 앓고 있는 증상에 좋다고 알고 먹으면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난다는 위약효과라는 게 있지요? 그만큼 우리의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약보다 긍정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높아져서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지속적으로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취미, 신앙생활, 봉사활동 등 다르겠지요. 저는 그것을 ‘신앙과 감사하는 마음’에서 찾았어요. 이것이 제가 말기 암환자로서 공기 나쁜 여의도에서 십 수 년을 살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주식투자 업종에 몸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팔팔하게 살아있는 비결입니다.”라고 말한다.
물론 다른 암환자들과 달리 현업에 복귀하여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의 투병생활은 전략적일 수밖에 없다. “다른 분들은 물도 많이 마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시는데 저는 최근 3년 전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꼬박꼬박 챙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침식사와 하루에 10~20분간 스트레칭 하는 것은 거르지 않고 꼭 해주죠.”라며 그만의 전략법을 공개한다.
2003년 일본에서의 두 차례 수술 이후 지금까지 그는 단 한 번도 병원에 가서 자신의 건강을 점검해 보지 않았다.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몸을 혹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라며 병원에 갈 이유를 찾지 못한다고 한다.
또 왠쾌든, 아니든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가면 암에 걸릴 것이 자명한데 말기 암 판정 후 5년이 지났으니 완쾌된 게 아니냐는 주변의 축하인사도 그에게는 역시 의미가 없다고.
“나는 행복한 암환자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직장’에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암으로 인해 암에 걸리기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나 이런 기쁨을 맛보기 어렵기 때문에 나는 행복한 사람, 행복한 암 환자입니다.”
이런 고백을 아무나 할 수 있을까? 박재홍 씨 그는 일을 하며 만나는 사람에게, 투병 중에도 입원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여의도 침례교회에서 꾸준히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또 간증을 통해 만나는 사람에게 서슴없이 자신의 축복받은 상황을 공개한다. “축복 받아 기쁜 일인데 굳이 숨길 필요가 있나요”라며….
그는 “번데기가 변태를 거쳐 나비가 될 때 자기 생이 끝나는 줄 알았겠지만 나비로 다시 태어나 그동안 알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 진단을 받고 절망과 불안감에 힘들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 나비가 된 번데기처럼 그동안 자신이 몰랐던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행복한 암환자, 박재홍 씨가 사는 법
◎ 아침식사는 철저히 챙긴다!
낫또, 마(마를 갈아서 주스처럼 마시면 기포가 생겨서 변을 보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에 깎아서 생으로 먹는다), 계절과일, 오븐에 구운 고구마, 바나나 케일 주스로 구성된 아침식사를 먹는다.
◎ 스트레칭!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10~20분씩 여건이 되는 대로 한다.
◎ 채식이나 비빔밥 위주의 식사를 선호한다!
대장이 직장역할을 하고 있어서 불고기백반 같은 식사를 하게 되면 변을 볼 때 힘들기 때문에 장이 편한 채식이나 비빔밥 위주의 식사를 선호한다.
◎ 워커홀릭은 옛말!
절대 무리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일 한다.
◎ 의식적으로 휴식시간을 갖는다!
단 5분이라도 햇볕 내리 쬐는 벤치에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있는 그대로를 즐기려고 노력한다.
◎ 매사에 감사하고 기도한다!
“오늘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생길까?”라며 새롭게 태어난 삶에 대한 호기심과 감사기도를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