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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건강] 남자라서 괴로운 4대 콤플렉스 훌훌~ 털기

2011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새순호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서울특별시 시립은평병원 민성길 병원장(연세의대 명예교수)】

대학생 송영진 씨(21세ㆍ남)는 최근 해병대에 지원했다. 어려서부터 겁이 많아 계집애 같단 말을 많이 들었던 송 씨. 이제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해 해병대를 택했다. 송 씨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은 “남자답지 못하다.”는 말이다. 개인 사업을 하는 최범호 씨(44세ㆍ남)도 고달프긴 마찬가지다. 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지금껏 가장노릇을 했다. 혼자된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부양하느라 힘들었다. 한 번도 가족에게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 해본 적 없는 최 씨. 사업이 점점 힘들어지지만 장남이기 때문에 힘든 내색도 못하고 있다. ‘진짜 남자’ ‘든든한 가장’이 되느라 지쳐가는 남자들. 모든 사람이 그렇게 되어야만 할까? 끝없이 비교 당하고, 또 스스로 재면서 힘들어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숱한 남자들이 겪는 콤플렉스, 극복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양날의 칼 콤플렉스

우리 주변에는 위의 송 씨처럼 겁이 많은 남자, 혹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남자, 마음이 약한 남자가 얼마든지 있다. 또 높은 자리에 오르고 명성을 쌓으며 돈을 많이 버는 남자가 있는가 하면, 자리보전을 못하고 있는 돈을 잃는 남자도 있다. 우리 사회가 치열한 경쟁, 업적 중심으로 변하면서 남성들의 콤플렉스도 심해지고 있다.

콤플렉스란 사고의 흐름을 방해하고 당황하게 하거나 화를 내게 만드는 감정이다. 약점에 찔리면 사람들은 곧잘 흥분한다. 콤플렉스는 바로 약점에 있다.

서울특별시 시립은평병원 민성길 병원장은 “콤플렉스가 심해지면 사람이 정신적ㆍ육체적으로 망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신적으로는 이상적인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빠져 의기소침해지고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잃고 불안해진 남성이 화를 잘 내거나 여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로 불거지기도 한다.

육체적으로는 온갖 병이 온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몸이 쉽게 피로하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 상태에서는 사소한 감기부터 시작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돌연사, 암 같은 큰 병까지 더 쉽게 걸리게 된다.

물론 그 반대 작용도 있다. 콤플렉스를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도 많다. 더 나은 능력과 성품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남성 콤플렉스. 우리나라 남성의 주요 콤플렉스에 따른 대처법을 살펴본다.

4가지 남성 콤플렉스 훌훌 털기

사내대장부 콤플렉스

남자에게 “역시 사내대장부야.”라는 말 한마디는 최고의 칭찬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군자를 이상적인 남성상으로 여겨왔다. 의리, 신중함, 대범함, 과묵함, 강직함을 남성의 덕목으로 본다.

민성길 병원장은 “모든 남자가 사내대장부가 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 허세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며 “누가 그런 자신을 알아차릴까 봐 겁낸다.”고 말한다. 졸장부, 소인배라는 비웃음과 멸시를 받으면 남자로서의 품위와 체면을 지키기 위해 강한 척 위장한다. 자신의 바람과 개성을 희생하거나 과장하면서 턱없이 우월감을 갖거나 한없이 열등감을 느끼는 것이 바로 사내대장부 콤플렉스다.

해결책 = 진짜 사내대장부가 되는 것이다. 꼭 출세하고, 부자가 되지 않아도 좋다. 물리적으로 싸움을 잘하지 못해도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는 내적인 힘을 기르면 강자가 된다. 어떤 집단에서 리더가 되지 않아도 좋다. ‘삼국지’의 유비ㆍ관우ㆍ장비를 보라. 유비가 대장이지만 그만 대장부인 것은 아니다. 사람을 믿고 의리를 지킨 관우와 장비도 마찬가지로 대장부다. 특히 관우는 자신이 나이가 많지만 유비를 형님으로 모시며 따랐다. 무조건 박력 있게 큰소리치는 사람이 대장부인 것이 아니다. 이치에 맞춰 유연하게 허리를 굽히고, 아래쪽에 서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몫을 다하는 사람이 대장부다.

장남 콤플렉스

장남은 가족의 희망이요, 기대다. 장남은 어려서부터 가족에게 특별한 관심을 받아왔다. 수혜와 부담을 함께 받으며 자란다. 집안의 계승자로서 동생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강박 관념이 따라다녀 함부로 살 수도 없다. 어깨가 무겁게 희생한 만큼 가족이 보상해 주길 바란다. 동생들에게 부모처럼 복종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무시당했다는 피해의식을 갖는다.

물론 모든 장남이 가족에 둘러싸여 힘겨운 장남 노릇을 다하는 것만은 아니다. 가족에 매이지 않고 자질과 욕구대로 자율적인 삶을 살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부모를 모시지 않는 불효자’ ‘동생을 돌보지 않는 장남’이라는 비난을 들을 때 죄책감과 무력감을 피할 순 없다. 장남 콤플렉스는 장남의 삶에서 풀 수 없는 숙명인가?

해결책 = 장남이 가족을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지 말자. 장남이 부모를 모시는 부계 직계 가족은 전통적인 미풍양속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 조선 중기까지 직계 가족은 10%가 안 됐다. 핵가족이 65%를 차지했다. 직계 가족은 넓은 집과 충분한 재산을 가진 상류층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책임을 내던질 수만은 없다.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실천해 보자. 하나는 장남 스스로 동생들에게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다. 아버지처럼 명령하며 동생들의 소외감을 부추기는 방식은 금물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터놓고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설득한다. 부모님 생신 같은 집안 행사를 돌아가면서 치른다던지, 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에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찾아간다던지 등을 제안한다.

다른 하나는 동생들이 장남의 짐을 덜어주는 것이다. 동생들이 각종 지원과 기회를 박탈당했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장남이 그만큼 부담스러웠음을 이해한다. 또 장남이 실수하지 않는 모범생이 아니라, 장점과 단점이 있는 보통 사람임을 인정한다.

 

만능인 콤플렉스

“사내라면 도둑질 빼고는 다 배우라.”는 말이 있다. 남자들은 능력과 돈, 지위와 명예를 갖춘 만능인이 되려고 노력하거나 그렇게 되길 바란다. 한 설문조사 결과 그렇게 되길 바라는 남성은 무려 98%에 달했다. 이처럼 유능하면서도 가정적인 가장인 만능인이 되고 싶지만 현실은 좀처럼 실현하기 어렵다. 이는 남성에게 갈등과 불안을 안겨준다.

민성길 병원장은 “이제는 도둑질을 뺄 것이 아니라 도둑질까지도 잘 해야 하는 세상이 돼 버렸다.”며 “만능인 콤플렉스가 너무 강해지면 부정적인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돈에 쪼들리다 더 나쁜 상황이 올 것이 두려워 한탕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해결책 = 현대 사회는 고도로 분업화된 전문 사회다. 전문적인 지식 하나도 얻기 힘든데 모든 것을 잘하려는 것은 환상이다. 다 잘하겠다는 욕심을 버려라.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매진한다. 만능인 콤플렉스를 긍정적인 자기 계발의 원동력으로 바꿔야 한다.

성 콤플렉스

남성의 성은 공격적ㆍ적극적ㆍ능동적이고 여성은 그 반대이므로 남성이 성행위의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성의식이다. 성 콤플렉스가 심한 남성은 성을 통해 주도권의 우위를 과시하고 성적 능력에 집착을 보인다. 자신의 성적 능력이 그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에 위축되고 갈등한다. 우리나라 남성 중 70% 정도가 크고 작게 이 문제로 고민한다.

민성길 병원장은 “성 콤플렉스가 심한 사람들 중 생식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문제가 없는데도 콤플렉스를 보인다.”고 말한다. 크기와 시간, 쾌감 등 과도한 묘사와 표현을 일삼는 포르노가 이를 부추긴다. 남성은 여성을 성적으로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지 못하다 생각하면 크게 좌절한다.

해결책 = 성 콤플렉스를 해결하는 데는 남성의 생식력을 높이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파트너인 여성의 성적 만족은 “얼마나 끝내주게 만족시켜 주는지” “황홀경에 빠뜨리는지”에 크게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친밀한 관계에서 서로의 애정으로 생기는 성적 욕구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때 진정한 성적 만족이 생긴다. 성 콤플렉스를 느끼는 남편을 배려한답시고 부인이 만족하는 척하며 남편의 자존심을 살려주려 한다면? 건강하고 자연스러워야 할 성의 즐거움은 부담스럽고 강제적인 것으로 바뀌게 된다.

민성길 병원장은 대한임상독성학회 회장, 대한사회정신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공로상과 대한정신약물학회 공로상을 수상했고, 현재 연세대 정신의학 명예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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