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신승철 교수 (대한구강보건협회장, 단국대 치대 교수)】
“우리 아이 치열이 비뚠 것 같은데 몇 살 때 교정치료 받는 게 좋은가요?”
아동 환자 부모들한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정확한 답은 아이의 구강 상태와 전신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르며, 이는 치열 교정 전문의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치열 교정 전문의가 아닌 일반적인 치과의사의 입장에서의 보편적인 교정치료의 과정과 시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치아 배열이 잘못되어 비뚤거나 아래윗니가 잘 맞지 않을 때 이를 바로잡아 주는 진료가 치열 교정 진료이다. 치열 교정 진료에는 그 시작 시기가 중요하다.
1 유아기의 일시적 반대교합
인간을 생애 주기별로 나누어 이야기 해보자. 영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그리고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눌 때 치열 교정은 영아기에서는 아직 치아도 몇 개 안 난 시기라, 해당되지도 않는다. 유아기에도 대다수에 있어서는 교정치료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아기라도 유아가 엄지손가락을 심하게 빨거나 구강으로 할 수 있는 습관의 잘못으로 아래윗니를 지그시 다물 때, 앞니의 아래 치아가 윗 치아를 덮는 경우 또는 치아 끝단끼리 심하게 닿는 경우가 보이면 간단히 처리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우는 유치에서나 만 6세가 되어서 앞니의 영구치아가 나올 때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정상적으로 지그시 다물 때 윗니가 아랫니를 덮게 된다. 그런데 만약 유아의 유치열에서 반대현상이 보이면 간단한 진단과 더불어 특별히 큰 문제가 없다면 아랫니에 경사지게 만든 플라스틱 장치를 며칠만 끼고 있어도 곧 윗니가 아랫니를 정상으로 덮도록 바뀌는 경우가 많다.
2 아동기의 영구치열 부정교합
영구치열에서 아동의 아랫니가 윗니를 덮는 현상을 발견했다면 이는 얼굴 형태나 턱 모양의 유전적인 요소와 턱뼈의 발육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다소 장기간의 교정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기에서는 가장 흔한 부정교합이 어금니 부위는 아래 위가 잘 맞으나 앞니 부위가 비뚤거나, 앞니 사이가 벌어져 있거나, 송곳니가 둥근 악궁 밖으로 위에 양쪽으로 나와서 드라큐라 송곳니처럼 보이는 경우이다.
아동기의 부정교합 치료는 일반적으로 송곳니가 나온 다음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앞니가 벌어져 있어도 초등학교 3,4학년이 되어 송곳니가 나오면서 앞니 사이를 밀어 붙여주는 경우가 많고, 또한 앞니 부분이 가지런하지 못해서 울퉁불퉁한 것을 교정치료로 바르게 해 놓았어도 송곳니가 나오면서 또다시 밀어서 악궁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아 다시 울퉁불퉁한 치열을 만들 수 있기에 차라리 송곳니가 나오고 난 뒤에 교정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도 아동기에 교정치료를 시도할 때는 앞니들의 영구치아가 뿌리 끝까지 다 완성되었거나 이에 준하게 된 후에 시도하도록 권한다. 너무 일찍 조급하게 교정을 처리하다 보면 치아 뿌리 끝이 휘거나 덜 완성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동에 대한 교정 장치는 작은 틀니처럼 끼웠다 뺐다하는 가철성 장치를 쓰기도 하고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치아마다 교정치를 부착하는 고정식 장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턱뼈를 조절할 큰 힘이 필요할 때는 일정기간 아동의 목뒤나 이마에 큰 장치나 모자 형태를 고정하여 철사나 고무줄로 당기며 치아와 턱을 밀고 당기는 힘을 얻기도 한다. 이를 구강외 장치라 한다.
간혹 아동의 구강이 작어 영구치가 가지런히 다 들어가기 힘든 경우도 있다. 이렇게 판단되면 가끔 입천장이나 아래턱을 억지로 양옆으로 매일 조금씩 밀어서 키우기도 한다. 입천장에 맞게 틀니 모양의 장치를 만들고 그 가운데를 두 조각으로 잘라서 가운데에 조그만 회전축 나사를 붙여서 매일 한 바퀴씩 돌리면 장치가 양쪽으로 입천장을 밀어서 넓이를 늘리게 된다. 그러면 치아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도저히 치아를 다 나란히 집어넣을 자리를 못 만들 것 같으면 차라리 상하좌우 치아를 하나씩 뽑아버리기도 한다. 보통 첫 번째 작은 어금니를 희생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 치아를 차례로 배열시켜 가지런히 만드는 것이다. 보통 교정치료 기간은 3~4년씩 걸리게 된다.
3 청소년의 교정치료
교정치료를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으로 대다수가 고정성 교정장치를 각 치아마다 부착시키고 철사와 고무줄로써 치아를 조금씩 밀고 당겨 치열을 바르게 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현재 상태의 구강 모형을 만들고 향후 가장 이상적으로 교정 되었을 때의 모형을 컴퓨터로 그려서 모형을 만든 뒤 교정치료를 하는 방법도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어떻게 조금씩 변해 갈 수 있는지 그 과정별로 플라스틱 교정 장치들을 컴퓨터 디자인으로 여러 개 만들어 일정 기간마다 차례로 끼워줌으로써 실제로 환자의 구강이 그렇게 변해가도록 유도하는 교정 방법이다. 수년 뒤에 교정이 다 끝났다 해도 간단한 틀니 모양의 끼웠다 뺐다하는 고정 장치를 반드시 6개월 이상 끼고 있어야만 바른 치열을 고정시킬 수 있다.
4 성인 치열 교정
성인들도 고정식 교정장치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간혹 하악이 지나치게 커서 결국 아래 치아가 위 치아를 덮을 경우, 단순 교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차라리 수술로써 아래턱을 중간에 잘라내기도 한다. 이러한 수술 교정은 전문가들만 할 수 있는 고난도의 시술이라 할 수 있다.
치열 교정 환자의 필수 주의점
치열 교정은 보통 수년이 걸리며 치아에 장치를 부착하여 놓기에 구강위생 불량으로 세균번식과 충치 발생, 그리고 치아의 움직임으로 인한 치주병이 올 수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방법의 이닦기를 꼭 치과에서 실습하여 배우고,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를 자주 치아에 발라야 하며, 어금니의 홈은 미리 다 메워 놓아야 한다. 그리고 연간 두세 번씩 정기적인 스케일링으로 치석이 하나도 없도록 관리해야만 치주병도 예방할 수 있다.
가지런하고 예쁘게 한다고 치열 교정에만 신경 쓰다 보면 나중에는 충치로 가지런한 치열을 만들어준 치과의사랑 싸우고 법원까지 가는 예를 가끔 보게 되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