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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희망가] 11년째 류마티스 관절염과 싸우고 있는 이영옥 씨

2005년 05월 건강다이제스트 상큼호

【건강다이제스트 | 윤말희 기자】

“애틋한 사랑의 응원이 저의 버팀목이에요.”

경기도 파주 어느 작은 마을 파란지붕 아래에 단란한 4가족이 살고 있다. 아빠는 꽤 규모가 큰 특수작물 농사를 짓고 엄마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며, 두 자식들은 여느 자식들처럼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겉으로 고요해 보이는 이 가족들에게는 깊은 슬픔이 있었다. 그것은 엄마에게 예고치 않았던 류마티스 관절염이 찾아와 11년째 병마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를 들어본다.

“오늘은 손가락이 부었다. 어제는 발가락 마디가 부었고 얼마 전에는 손목과 팔꿈치가 부어오르면서 물이 찼다. 이렇게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통증은 나의 삶을 송두리째 옭아매고 있다. 다들 잠든 시간, 내 주위는 적막감과 함께 더욱 심해지는 통증의 압박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서 울고 고통이 심해서 울고…. 이런 나의 처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요즘은 제법 운동도 하고 집안 일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더욱 놀랄 만한 일은 약간의 손목 통증만 있을 뿐 다른 통증들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제 다시 나는 ‘아내’, ‘엄마’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통증과의 기나긴 사투

갱년기와 함께 찾아온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투병 중인 이영옥 씨(58세)는 눈물로 보낸 세월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한 집안의 주부로 청소, 빨래, 식사준비가 그녀의 일과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어날 수도 없었으며 집안 일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됐다.

처음에는 병명도 모른 채 그냥 죽을 병에 걸린 줄만 알았고 묵묵히 심한 통증을 하루에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꼬박 뜬눈으로 지새우면서 이겨내야만 했다.

“처음에는 그냥 아프다가 말겠지 하면서 넘어갔는데 차츰 간단한 걸레질도, 빨래도 못하겠더니 급기야는 걷지도 못할 정도가 된 거예요. 찢어지는 고통과 함께 몸은 퉁퉁 부어서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더군요.”

불행은 늘 겹쳐 온다고 했던가? 몸이 아픈 와중에 친정 아버지마저 상을 당했고 그녀의 증세도 점점 더 심해져 갔다. 보다 못한 친지들이 서울에 있는 모대학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볼 것을 권했고 그녀는 그 병원에서 예상치도 않았던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설상가상 갱년기증상에, 이제는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니…. 그야말로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불행 앞에서 그녀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갔다.

하지만 깊은 슬픔도 잠시. 찢어지는 고통으로 인해서 그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내로라 하는 대학병원들을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지만 별 호전은 없었고, 통증은 전신을 돌면서 그녀를 괴롭혔다.

“병원에서 타온 약들이 저한테 잘 안 맞았어요. 약이 너무 독해서 얼굴이 파래지고 살이 타 들어가는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의사선생님과 상의도 안 하고 약을 끊어버렸어요.”

류마티스 관절염에 권위 있다는 병원의 처방도 그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늘 그녀는 병과의 기나긴 사투를 벌여야만 했다.

혼자 화장실에 가서 옷을 벗는 것도, 입는 것도 힘들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펑펑 울었던 일도 수십 번. 손끝에서 발끝까지 퍼져나는 통증의 아픔으로 괴로워했던 날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뼈 마디마디가 보기 흉하게 툭툭 튀어나오는 그런 모든 것들을 오로지 그녀 혼자서 감내해야만 했다.

체질에 따른 새로운 치료

홍화씨 가루는 물론 뼈에 좋다는 건강식품들은 모두 다 먹어보고 좋은 병원을 수소문해서 찾아갔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이영옥 씨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 알게 된 섭생 치료법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체질별 섭생법은 그녀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많이 다른 것이었다. 평소 뼈가 약했던 그녀는 늘 우유를 많이 마시는 편이었다. 그러나 섭생 진단에 따르면 그녀의 체질에는 우유가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우유가 뼈에 무조건 좋은 줄만 알고 많이 마시고 다른 보조 건강 식품들도 많이 섭취했어요. 하지만 섭생에서 따로 처방해준 식단을 위주로 영양을 골고루 섭취를 했더니 다른 식품들은 필요가 없었어요.”

이와 더불어 이영옥 씨는 매일매일 녹즙을 마셨다고 한다. 3끼 식사 전에는 꼭 마시는 것을 원칙으로 양배추, 케일, 시금치, 오이 또는 사과, 배, 참외를 넣어 마셨다. 특히 식사의 주메뉴는 콩과 생선류, 해조류를 많이 먹었다.

“가을이 되면 비닐하우스에 케일, 양배추를 제가 직접 심어요. 케일 같은 것은 비싸잖아요. 그래서 앞마당 비닐하우스에 먹을 양만 키워서 얼기 직전에 재배를 하고 잘 보관해 두었다가 먹어요.”

음식 하나 하나에도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질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실천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운동도 열심히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1시간 30분 정도 국사봉이라는 곳을 오르고 저녁에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30분씩 걷기를 했다.

운동 후에는 족욕을 하는 데 세숫대야에 40℃ 정도의 물을 담아 복숭아 뼈까지 담근 후 피로를 풀어준다.

이렇게 지극 정성으로 자신의 먹거리, 운동을 꾸준히 관리했던 까닭일까?

지금의 이영옥 씨는 살만하다고 말한다. 손목만 약간 아플 뿐 정상인과 같이 행동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섭생에 각별히 주의를 했더니 이제는 감기도 안 걸리고 체중도 많이 줄어들었어요. 비록 7개월 남짓 실천한 섭생법이지만 저한테는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어요. 혈압약 외에는 다른 약을 복용할 필요도 없고 완치는 안 되는 이 류마티스가 대략 80% 정도 회복된 것 같으니까요.”

이영옥 씨는 이제는 새로운 일들을 시작해도 될 만큼 자신감과 행복을 되찾았다고 한다. 한동안 못했던 청소며 빨래 그리고 손수 비닐하우스에서 자신의 먹거리를 재배하는 여유까지, 그녀의 고요 속의 고통은 어느 순간 소리 없이 사그라졌다.

사랑과 격려 속에서

“저는 참 복이 많은 여자예요. 우선 우리 영감은 100점 짜리 남편으로 저의 든든한 버팀목이랍니다. 밥도 잘 챙겨 먹고 해외에 나가서 뼈에 좋다는 약도 사다주고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집안 일도 도와줘요. 또 매일 입버릇처럼 ‘죽지만 말고 꼭 앉아있어라’ 하면서 격려해주는 그런 분이에요.” 라며 남편과 그 외에 아들, 딸에게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한다.

특히 이영옥 씨는 아플 때 가장 많이 도와주고 걱정해준 일산에 사는 동서와 동네사람들한테도 미안하고 고마움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그녀의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녀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아낀다.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기나긴 투병을 하고 있는 이영옥 씨는 평범한 주부에서 어느 날 찾아온 병마로 인해서 움직일 수도 없는 망부석이 되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늘 좌절하지 않고 아픔을 끝까지 참아내는 인내력으로 다시 예전의 ‘아내’, ‘엄마’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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