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안현필건강연구소 정병우 소장】
진한 녹색 푸드의 대명사 시금치. 꽁꽁 언 땅에서 눈바람을 맞고 자라는 겨울 시금치는 그야말로 내 몸에 약이 되는 식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금치는 종종 외면받기 일쑤다. 시금치를 먹으면 결석에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정말일까? 그 비밀을 캐보자.
생시금치 먹으면 결석 걱정 NO!
1알고 보면 시금치는 엽록소와 각종 비타민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채소의 왕이다. 그런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 중 하나로 생시금치에는 수산이 많기 때문에 생으로 먹으면 요로결석이 생기기 쉬우니 삶아서 떫은 맛을 빼고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진실이 아니다. 그 유래는 일본 카마구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떤 승려가 빈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의사에게 물어본즉 “시금치를 많이 먹어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의사의 말대로 매일 시금치를 먹었는데 그만 신장결석에 걸리고 말았다.
이를 계기로 폭넓게 퍼진 속설이 바로 “시금치를 먹으면 결석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어있다. “시금치를 계속해서 먹었더니….”라고 하면 보통은 데치고 무쳐 먹은 것이지, 생으로 먹었다는 의미는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생시금치의 주성분인 수산, 비타민 C, 효소 등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모두 죽어버린다. 죽은 시체는 세포에 흡수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대소변으로 되어 몸 밖으로 나와 버리는데 수산은 칼슘과 결부하기 쉬운 특성이 있어서 이 결부된 것이 신장 안에 모이고 모여서 돌덩어리, 즉 결석을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삶은 시금치를 계속해서 많이 먹으면 결석증을 일으키게 된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생시금치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생시금치의 수산은 살아 있어서 세포에 흡수되기 때문에 결석증을 일으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이 흐르는 한강에 섬이 있는 이유는 흘러가던 흙, 모래, 자갈, 돌 등 여러 찌꺼기가 모여서 섬으로 되는 것이다. 칼슘과 결부된 수산은 일종의 모래 또는 자갈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신장 결석은 신장 안에 생긴 섬을 말하는 것이다.
생식을 하는 야생동물에게는 결석 등의 병이 없는데 화식을 하는 인간과 가축동물에게는 결석 등의 병이 있는 까닭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금치는 비타민의 왕
▶시금치의 가장 중요한 영양성분은 비타민 C와 효소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영양성분은 하나같이 열에 약한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금치를 먹을 때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비타민 C는 피부를 튼튼하게 하고 아름답게 해서 병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피를 깨끗하게 해서 모세혈관까지 잘 돌도록 해준다. 특히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주기도 한다.
▶효소는 우리 몸 안에서 화학공장장 역할을 한다. 우리가 먹은 것을 소화시켜 피, 살, 뼈 기타 신체의 모든 부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만일 효소가 없다면 우리가 입으로 먹은 것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그대로 배설될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비타민 C와 효소를 열로 죽여서 먹으라는 학자는 결코 영양학자가 할 말이 아니다.
▶생시금치 속에 들어 있는 유기수산은 위장과 신장의 혈관을 강하게 하여 피를 잘 돌게 하는 구실을 한다. 하지만 삶은 시금치 속에 들어 있는 무기 수산은 고열에도 녹지 않고 모래처럼 된 뒤에는 칼슘에 달라붙어 자갈 비슷한 것으로 되어 결석증이란 병을 유발한다. 이렇듯 시금치에는 각종 비타민이 골고루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비타민 A가 모든 채소 중에서 제일 많이 들어있다. 그래서 시금치는 비타민의 왕이다.
시금치의 특별한 약리작용 3가지
모든 채소 중에서 비타민 A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채소 시금치. 그렇다면 비타민 A는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할까?
첫째, 시력을 증진시킨다. 시력은 건강의 척도다. 따라서 시금치는 몸 전체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강하게 해서 병균의 침입을 막는다. 피부가 거친 사람은 비타민 A가 풍부한 시금치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셋째,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의 잎에는 태양광선 에너지의 응집체인 엽록소가 풍부하다. 엽록소는 살균작용을 하고 염증을 없애는 소염작용을 하며, 상처와 궤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평소 시금치는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먹을 때는 반드시 생시금치를 먹도록 하자. 샐러드로 먹거나 생시금치즙을 내서 꾸준히 마시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특히 생시금치즙에는 마그네슘이 듬뿍 들어 있어 상처나 궤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