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석하 교수】
집안의 기둥이 바로 서면 화목하고 행복하다. 우리 몸의 기둥 척추도 마찬가지다. 척추가 바로 서고 튼튼해야 온몸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척추는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조금이라도 관리에 소홀하면 통증으로 되갚아 준다. 특히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더욱 가차 없기로 유명하다. 조금만 함부로 대하면 걷기, 달리기, 앉기뿐 아니라 심지어 움직이는 일도 아픔 없이 못하게 방해한다. 나이가 젊어도 조금만 방심하면 심통을 부리는 디스크. 이 디스크의 심통을 잠재워 튼튼한 척추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PART 1. 디스크! 그대로 멈춰라! 허리디스크 훌훌~ 털기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척추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물렁뼈다. 흔히 말하는 허리디스크란 손상된 디스크가 뒤로 밀려 나오면서 주위를 지나는 신경 등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제자리에서 한 번 밀려 나온 디스크는 제 기능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기도 어렵다.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석하 교수는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다면 조기치료는 물론이고 문제가 생기기 전에 디스크를 보호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허리디스크의 가장 흔한 증상은 허리 통증이다. 보통 앉거나 움직이면 통증이 심하다. 허리를 바로 펼 수 없고 기침만 해도 허리가 울리고 아프다. 누워서 무릎을 펴고 다리를 들어 올리기 어렵거나 다리 전체가 당길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무거운 물건을 반복해서 잘못된 자세로 들어 올리거나 허리와 복부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허리에 심한 자극을 줬을 때 잘 발생한다. 또한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으로 허리에 계속 부담을 줬을 때도 디스크가 밀려 나올 수 있다.
디스크 치료, 수술부터 하지 마세요!
허리디스크 치료법이라고 하면 수술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허리디스크를 호소하는 사람은 대부분 20~40대 초반이다. 사회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 수술로 고개를 돌리기 쉽다.
이석하 교수는 “대부분 환자의 경우 디스크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며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주사, 운동요법 등으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을 때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약, 물리치료 등으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증상이 좋아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술 대신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 FIMS(영상유도하 근육내 자극요법) 등의 시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경피적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척추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하여 특수한 가는 관을 집어넣는 시술이다. 중추신경과 신경 가지에 생긴 염증을 없애고 염증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수 처방된 약물을 주입하는 원리다. 신경성형술은 수술이 아니라고 해도 시술 후에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재발할 수도 있다.
FIMS는 MRI 검사 등을 통해 통증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부위를 치료한다. 예민해진 통증 조직을 안정시키고 신경부종을 가라앉히며 근육에 자극을 주는 치료법이다. 이석하 교수는 “수술처럼 시술 역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수술, 시술 등에 의지하는 것보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PART 2. 땅 대신 하늘 쳐다보기! 목디스크 정복하기
과거에 목디스크는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으로 나이가 많은 환자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무직이 늘고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장시간 잘못된 자세로 사용해 10~30대 젊은 환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목디스크 환자는 흔히 목 통증만을 호소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목의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면 목을 포함해 팔, 손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어깨뼈 주변과 팔이 저리거나 뻐근하고, 목·어깨·팔·손 등이 둔해지는 것이 흔한 증상이다. 목의 통증은 거의 못 느끼고 팔만 아플 수도 있다.
목디스크든 허리디스크든 가벼운 통증은 먼저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통증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 것을 권장한다. 목디스크 초기에는 약,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으로 치료를 하고 심할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석하 교수는 “목디스크를 치료하고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목디스크는 자세만 변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목을 구부정하게 하고 있는 시간이 길면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오랜 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사용한다면 한 시간에 한 번은 스트레칭을 해서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모니터는 받침대를 두거나 각도를 조정해 모니터의 높이가 눈높이와 같거나 약간 높게 하는 것이 좋다. 너무 높거나 딱딱한 베개는 피하고 운전을 할 때도 목 받침을 뒤통수까지 높여서 사용한다. 집안에 소파를 놓을 때는 벽에 바짝 붙이지 말고 약간 떼어 놓으면 목을 젖히는 데 도움이 된다.
디스크 걱정 없이?신 나게 디스코 추는 비결 8가지
이석하 교수는 “디스크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면 증상은 완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생활습관 개선은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일등공신이다. 아래를 참고해 디스크 걱정을 말끔히 털어버리자.
1. 금연과 절주하기
흡연은 비타민 D의 합성을 막아서 칼슘의 축적을 방해한다. 혈액 공급을 억제해서 디스크 퇴행을 유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알코올은 혈관벽을 손상시키거나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해서 디스크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는 것을 막는다. 디스크 환자 중에는 통증을 잊으려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데, 술 마실 시간에 운동하는 것이 최선이다.
2. 매일 유산소 운동하기
허리 건강을 지키는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다. 걷기는 요통환자나 디스크 환자가 해도 큰 무리가 없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척추건강을 지킬 수 있다. 또한 수영은 부력을 이용하고 중력의 힘을 받지 않으므로 허리에 부담이 덜 가는 운동이다. 모든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므로 척추 근육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3. 한 시간에 한 번씩 휴식하기
좋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15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매시간 알람을 맞춰놓고 50분 동안은 할 일을 하고 10분은 쉬는 것이 좋다.
4. 틈틈이 스트레칭하기
스트레칭은 근육의 탄력성과 척추 관절의 유연성을 높임과 동시에 인대를 강화한다. 단, 관절이나 허리를 갑자기 구부리거나 무리해서 구부리는 것을 피해야 한다. 목을 돌려 소리가 나게 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5. 허리쿠션, 모니터 받침대 사용하기
의자 뒤에 허리쿠션을 두면 허리가 자연스럽게 쭉 뻗게 되고 가슴이 펴진다. 모니터가 눈 아래 있으면 자연스럽게 목이 구부정하게 되므로 모니터 받침대를 이용해 눈높이를 같게 한다. 받침대가 없으면 두꺼운 책 위에 모니터를 올려도 된다.
6. 물 충분히 마시기
물은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돕는다. 충분히 물을 마시면 디스크와 관절의 염증을 줄여줘서 노화를 막아주고 근육과 인대의 회복을 돕는다.
7. 너무 편하게 쉬지 않기
푹신한 소파는 몸의 무게를 균형 있게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목과 허리에 큰 무리가 간다.
8.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 비타민 D 충분히 섭취하기
칼슘이 풍부한 음식은 멸치, 해조류, 콩 등이 있다. 비타민 D가 많이 든 음식은 등푸른생선, 버섯, 홍합, 유제품 등이다. 비타민 D는 햇볕을 받아 합성되므로 평소에 햇볕을 충분히 쬐어 주는 것이 좋다.
이석하 교수는 건국대병원에서 디스크, 노인성척추질환 등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미국 Miami University를 연수하고,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