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기옥 기자】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말이 있다. 바로 ‘밀회앓이’다. JTBC의 월화드라마 <밀회>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시청자는 물론 같은 연기자들마저도 밀회앓이를 하고 있다고 고백할 정도다. 그동안 인기 드라마의 골수팬들이 스스로를 그 드라마의 ‘폐인’이라고 불렀던 것과 달리 <밀회>는 ‘앓이’로 불리며 모두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전에는 드라마의 극적 재미에 푹 빠진 것을 ‘폐인’이라 했다면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함으로써 ‘앓이’라는 표현을 하는 건 아닐까? 방송 시작과 함께 숱한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는 <밀회>! 그 속에 배치된 건강정보도 요모조모 살펴보자.
나도 알고 싶었다, ‘건초염’!
<밀회> 속 두 주인공 오혜원(김희애)과 이선재(유아인)를 맨 처음 연결해준 것이 바로 ‘건초염’이다. 오혜원의 남편 강준형(박혁권)이 인터넷에 올려진 이선재의 피아노 연주를 보고 비난하자 오혜원은 “네 번째 손가락을 봐. 건초염인가 본대?”라고 말한다. 건초염! 듣도 보도 못한 이 병명이 오혜원과 이선재를 연결해주는 큐피드의 화살이 된 순간 ‘건초염’은 밀회앓이자들에게는 꼭 알아두어야 할 그 무엇이 되었다. 그렇다면 ‘건초염’은 과연 무슨 질병일까?
건초염은 ‘건막염’이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힘줄인 ‘건’을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힘줄 주위에 염증이 있으니 그 주위가 붓고 통증이 생기며, 힘줄 주위 관절을 움직일 때도 통증이 느껴지고 움직임도 원활하게 할 수 없게 된다. <밀회>의 이선재처럼 손가락이 잘 펴지거나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건초염은 이선재와 같은 피아노 연주자에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가사 일에 손을 많이 쓰는 전업주부, 또는 직업상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다.
치료는 건막에 생긴 염증을 제거하는 것이다. 염증을 없애는 소염제를 먹거나 얼음찜질 또는 물리치료 등을 하고 통증 부위를 쉬게 하면 대개는 치료된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으니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자주 해주면 평소에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소리가 날 정도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다면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여심을 사로잡는 뛰어난 연주, 그리고 절대음감
매회 멋진 피아노 연주곡을 들을 수 있는 드라마 <밀회>는 ‘음악드라마’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기존의 배우들이 어색함 없이 소화해내는 피아노 연주 장면도 놀랍지만, 실제 피아노 연주자가 배우로 출연해 직접 연주를 하기 때문에 더욱 생생하고 실감 나게 들린다.
더불어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주인공 이선재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 그리고 음악인에게는 최고의 능력으로 여겨지는 ‘절대음감’이다. 모차르트를 비롯한 음악의 대가들이 지녔다는 바로 그 절대음감의 능력이 주인공 이선재를 더 빛나고 돋보이게 한다.
그렇다면 ‘절대음감’이란 무엇일까? 절대음감은 ‘하나의 음을 듣고 그 음이 지닌 고유의 음높이를 바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하나의 음을 듣고 그 음이 어떤 음인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대개는 또 다른 음을 듣고 두 음을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음의 높이를 구별하는데 이를 ‘상대음감’이라고 한다.
절대음감을 지닌 사람들은 대개 음악인이 된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모차르트, 바흐, 요요마, 스티비원더 등이 그러하다. 그렇다면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절대음감을 지녔을까? 그렇지 않다. 절대음감이 음악인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슈만이나 바그너, 베버 등의 뛰어난 작곡가들은 절대음감 없이도 훌륭한 곡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절대음감은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후천적으로 학습을 통해 얻어지기도 한다. 특히 조기교육을 통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것도 멋진 일이겠지만 훌륭한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값진 능력이 아닐까? 눈도 즐겁게 하고 귀도 호강시켜주는 드라마 <밀회>를 보면서 멋진 음악들을 한껏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