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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365일] 지긋지긋 치질 두렵다면~ 똑똑한 예방책 10계명

2011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송도병원 대장항문외과 박덕훈 의학박사】

평균적으로 전 세계 10명 중 7명이 앓고 있다는 치질. 대부분의 치질은 생활습관만 바꾸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크게 좋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찮고 창피하다는 이유로 병을 숨기다가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볼 일을 볼 때 피가 보인다던지 항문이 아프거나 붓는다면 이는 치질이거나 치질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생활습관으로 시작되고 또 생활습관으로 없앨 수 있는 질병, 치질! 평소 무엇을 먹는지, 배변 습관이 어떤지, 생활 패턴이 어떤지 등 일상생활 속 사소한 습관들이 우리의 항문 건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제 우리의 건강한 항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치질은?

치핵, 치열, 치루 등 항문에 나타나는 질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병원에서는 ‘항문질환’이라고 많이 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치질이라고 하는 것을 의학적으로는 ‘치핵’이라고 부르는데, 항문 점막 아래에 있는 정맥 혈관들이 덩어리를 이루면서 그 속에 피가 뭉쳐 부풀어 올라 항문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항문질환의 약 50~60% 정도를 차지한다. 이외 항문이 곪아서 고름이 터지는 ‘치루’가 약 20%,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15~20%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치질은 변비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송도병원 대장항문외과 박덕훈 박사는 “항문 밖으로 혈관 덩어리들이 삐져나오는 치핵과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의 경우, 변비와 배변장애가 주된 원인”이라며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변비를 잡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변비의 원인을 꼭 ‘이것’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섬유질이 부족한 식단, 하루에 한 번 꼭 대변을 보려는 강박관념(스트레스), 활동량의 부족, 대장의 구조적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또한 당뇨병이나 갑상샘 기능 저하증, 파킨슨병 등 특정 질환이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치질이 두렵다면 가장 먼저 변비를 조심해야 한다. 그러면서 다음에 소개한 치질 예방을 위한 10계명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1.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기

먼저 배변시간이 5분 이상 길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덕훈 박사는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들어도 5분이 지났다면 나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5분 이상 항문에 힘을 주면 탄력도가 점점 줄어들면서 조직이 늘어나고 혈관에 손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배변은 되도록 빨리 마치도록 하며, 다른 데 신경 쓰지 않도록 신문이나 책 등의 읽을거리를 화장실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2. 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주지 말기

강한 힘을 주면 울혈이 일어나 항문에 부담을 준다. 변은 자연스럽게 나와야 좋은 것이다. 매일 변을 보면 변이 부드러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는 것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꼭 변을 봐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침에 안 나왔으면 다음 날 다시 시도하면 된다. 물론 그 중간에 변의가 오면 참지 말고 화장실로 간다. 변을 참는 것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3. 항문을 청결하게 하기

용변 후 항문에 남아 있는 대변 찌꺼기는 염증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휴지로 닦으면 항문 틈 사이까지 모두 닦아낼 수 없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씻는 것이 좋다. 샤워기나 비데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배변 시 비데의 물 압력을 높여 항문에 집중적으로 쏘는 것은 피하라는 것이 박덕훈 박사의 의견이다. 이 경우 항문의 근육 조직이 이완되어 변이 저절로 나오는데, 이는 항문의 기름샘이나 조직 등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4. 동양식 변기보다는 서양식 변기를 이용하기

쭈그리고 앉아 볼 일을 보는 동양식 변기에서 대변을 볼 때 항문에 힘이 더 많이 가해진다. 요즘은 동양식과 서양식 중 고를 수 있게끔 해놓은 곳들도 많은데 되도록 양변기(서양식)를 권한다.

5. 오래 서 있거나 오래 앉아 있지 말기

50분 정도 같은 자세라면 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며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치질에 걸릴 확률이 높다.

엉덩이와 입의 높이가 같은 대부분의 동물들에 비해 사람들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복압이 항상 항문에 걸리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나 미싱사처럼 앉아서 일하는 직업, 장시간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 이런 이유로 치질에 걸릴 확률이 높다.

6. 푹신한 의자보다는 딱딱한 의자에 앉기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은 푹신한 의자보다는 딱딱한 의자가 항문질환 예방에 좋다. 도서관에 나무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7. 케겔 운동하기

케겔 운동은 괄약근뿐 아니라 엉덩이 아래쪽에 있는 PC근육을 단련하는 운동법으로 괄약근에도 탄력이 생기고 골반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나이가 들면 이 PC근육은 늘어지는데, 평소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케겔 운동’을 하여 괄약근의 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8. 섬유질과 물 섭취하기

기름진 음식을 피하기 위해 고기 섭취를 줄이고, 육식을 하더라도 가급적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할 경우 대부분 식사량이 부족해지는데, 이는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식사량을 충분히 하며, 하루 8잔 이상의 물과 섬유질이 많은 음식 섭취는 변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물 2컵과 사과 한 개를 먹으면 장이 자극을 받아 장운동이 원활해져 변이 부드러워진다. 아침에 마시는 찬 우유나 사과주스, 포도주스, 푸룬주스 등이 변비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설사가 잦은 사람이라면 커피, 우유, 사과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9. 흡연, 음주, 맵고 짠 음식 최소화하기

흡연과 음주, 맵고 짠 음식은 항문 운동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치질 중 치핵은 혈관 덩어리이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면 혈관의 확장으로 항문 출혈을 야기할 수 있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항문을 자극한다.

10. 3년에 한 번, 대장ㆍ항문 정기검진 받기

대장ㆍ항문질환은 생활습관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으로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검진을 통해 자신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등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선한다.

치질은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10명 중 7명 정도가 앓고 있는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아픈 부위가 항문이기 때문에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을 키우다가 최악의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다반사다.

박덕훈 박사는 “간혹 수술이 두려워 병원 방문을 꺼리는 분들도 많은데,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치질은 생활습관으로 시작하고 생활습관으로 없앨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습관을 수시로 점검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검증 안 된 민간요법은 금물!

더러 “치질에는 ○○가 좋다더라.”식으로 누군가에게서 들은 민간요법들을 시도해 보는 경우가 있다. 지네가루, 봉침 등은 의학적으로 검증이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누군가에게서 들은 확신할 수 없는 정보들을 함부로 믿고 실행해선 안 된다.

또한 좌욕의 경우, “치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정상적인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박덕훈 박사는 말한다. 좌욕은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항문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치핵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좋지만, 좌욕이 항문의 압력을 낮출 수 있어 정상적인 사람들이 무턱대고 좌욕을 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박덕훈 박사는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로 현재 서울송도병원 골반저질환센터장, 대장항문외과 클리닉을 맡고 있다. 변비, 배변장애 클리닉, 가톨릭 대학 의학박사,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를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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