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건강칼럼니스트 문종환】?
최근 KBS ‘위기탈출 넘버원’이란 프로그램에서 현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아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7세 이전 아이들은 소화력이 떨어져서 잡곡밥은 설사, 복통을 유발하고, 영양실조까지 유발하니 흰쌀밥을 먹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명백한 ‘일반화의 오류’다. 그럼 왜 현미이어야 하는가? 그 이유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현미로 인해서 핍박받았던 인물이 주자로 받드는 남송 때 대학자 주희다. 아마 주희가 살아 있다면 ‘위기탈출 넘버원’을 보고 크게 노하였을 법하다.
최근 일본에서 일고 있는 자연식 운동의 중심에 현미가 있다. 흰쌀밥에서 현미로 바꾼 후 각종 질병과 질환을 극복했다고 하는 사례들이 숱하게 쏟아지고 있는 때, 정확한 데이터도 없이 몇 사례들만 가지고 현미를 평가절하 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상을 7세 이하로 설정하였지만 이 역시 근시안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영유아기 때 섭생은 평생 건강 좌우
오늘날 대부분의 엄마들은 모유를 대신해서 깡통 이유식을 먹인다. 영양이 풍부하다는 각종 광고 덕분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깡통 이유식으로, 분유로, 우유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아이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기대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요즘 아이들은 겉은 좋을지 모르나 속을 들여다보면 종합병원 수준일 때가 많다. 감기는 기본이고 폐렴, 아토피, 뇌질환을 포함한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는 상태이고 병원 출입을 안방 드나들 듯하고 있다. 과연 그 원인이 무엇일까?
명백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섭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송아지가 먹어야 할 소젖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여기에다 영양균형을 잡는다고 온갖 물질들을 첨가하게 된다.
이유식이나 분유, 우유의 주원료인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들의 사육환경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법도 하다. 성장촉진호르몬에 다량의 항생제, 각종 첨가물이 들어 있는 사료, 좁고 비위생적인 사육환경에서 양질의 원유가 생산될 수 없다. 여기에 표백처리 과정이나 살균과정에서 단백질 변성이 발생,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키게 된다.
여기에다 만약 흰쌀밥을 비롯해 인스턴트 가공식품, 육류, 청량음료들을 곁들인다면 아이를 차라리 방치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이런 쓰레기 음식으로 아이의 건강한 미래와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자연주의 육아법’이다. 모유를 먹인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현미잡곡가루미음, 현미잡곡죽, 현미잡곡밥을 성장기에 맞춰 먹이고 여기에 유기농 당근과 시금치를 넣은 채소생즙을 먹이는 것이다.
이때 채소생즙의 양은 성장기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7세 이하의 아이에게 현미를 먹이면 안 된다.”가 아니라 성장기에 따라 현미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실 성인들도 거친 현미는 소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건강식으로 현미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씹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충분히 잘 ‘씹는 것’은 건강식 실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침 속의 소화효소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과 이것이 장의 부담을 덜어줘 장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또한 ‘잘 씹는 것’은 대뇌의 송과선을 자극하여 두뇌 활동을 높여 아이들의 학습능력까지도 향상시키게 된다.
참교육과 건강이 밥상에서 나온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우리아이에게 탄수화물 덩어리인 흰쌀밥이나 깡통이유식, 우유를 먹이지는 않을 것이다.
자연식운동의 중심 현미잡곡밥의 진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현미를 잘 씹어서 먹지 않고 백미 먹듯이 먹으면 복통을 일으키거나 설사를 할 수 있다. 이는 배만 불리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맛을 음미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자연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그러면 영양학적으로 현미는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을까? 일본의 의사 이시스카 사겐은 현미를 최고의 완전식품으로 꼽고 현미를 중심으로 한 자연식운동을 전개해 왔다. 또한 IP6(피틴산)에 대해서 일본 암 연구의 최고권위자인 이시카와 타카토시(石川隆俊) 도쿄대학 명예교수의 현미사랑도 새겨야 할 부분이다. 현미 영양의 핵심은 쌀겨와 배아인데 이 쌀겨와 배아를 깎아버린 백미는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다.
출처 : 과학기술청자료조사회 편 <일본식품표준성분표(제2판 4개정), 「일본식품무기질성분표」>
반면 현미의 영양 가치는 날로 그 진가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 현미 중심의 식사는 암을 줄인다
현미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들 중 다음의 물질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철(Fe), 아연(Zn), 동(Cu), 비타민 B군, ‘IP6’(이노시톨6인산/피틴산), 페루라산(ferulicacid), 셀레늄(Se), 식이섬유? 등이다. 이들 물질은 다른 식품에는 소량이거나 없는데 비해 현미에는 다양하게 분포하여 인체의 각종 생리활동을 돕고 있다.
오늘날 인스턴트 가공식품의 범람으로 인공미각에 길들여져 자연이 주는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체내 아연의 지속적인 결핍현상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현미자연식을 일정기간 동안 지속하게 되면 조미료를 비롯한 각종 첨가물 식품을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된다. 그 이유는 아연 때문이다.
철은 빈혈 예방에 좋고 동은 비타민 C의 활용도를 높여주며 셀레늄은 항산화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물질 중에서 암 연구의 핵심에 있는 물질이 ‘IP6’(inositol6인산/피틴산)이며, 페루라산(ferulicacid)이나 곡물섬유도 암(특히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맛이 없고 거칠어 소화가 안 된다는 이유로 멸시와 천대를 받아오던 현미. 이제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최고의 건강밥상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 탄수화물 중독증으로 다양한 병적 증상을 호소하는 현대인에게 현미잡곡밥과 채소 중심의 식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이다.
● 현미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암 예방, 지방간이나 동맥경화의 억제, 심장혈관병 예방, 요로결석이나 신장결석의 예방, 항산화작용, 면역증강 작용, 간 기능 강화, 노화방지, 동맥경화 방지, 당뇨 예방 등 다양한 작용으로 최고의 건강식으로 자리매김한 현미.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까?
현미를 백미처럼 밥을 해서 먹는다면 탈이 날 수도 있다. 위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환자의 경우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현미의 불용성 곡물섬유를 완전히 분쇄해서 목 넘김을 하지 않으면 이 섬유질이 점막을 긁어 복통이나 속쓰림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하여 밥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꼭꼭 씹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렇게 잘 씹는 행위는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니 이것이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현미활용법1 = 현미잡곡밥
① 밥물은 그냥 생수로 하는 것보다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드는 것이 좋다. 미역, 다시마, 표고버섯,?비타민 나무 등의 재료를 3ℓ의 물에 넣고 약한 불로 1시간 정도 달여서 냉장고에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사용한다.
② 현미, 현미찹쌀, 율무, 조, 수수, 흑미, 기장, 팥, 서리태 등의 곡류와 볶은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현미잡곡밥을 지을 때는 통상 2~24시간 불려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리지 않고 지을 때는?전기압력밥솥을 이용하지 말고 가스불에 압력밥솥을 올려 백미밥을 지을 때보다 약 20%의 물을 더 붓고?위의 곡류와 볶은 소금을 넣은 후 끓이고 밥이 끓으면 불을 약하게 한 후 약 20분 정도 뜸을 들인다.?김이 완전히 빠졌다 생각하면 뚜껑을 열고 밥을 먹으면 된다.
위의 재료들 중 꼭 포함시켜야 할 것은 현미와 율무다. 율무에 포함된 단백질 분해 효소는 강력한 항암효과를 나타내며,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으므로 좋은 재료다. 밥물을 바다풀(해조다당체)과 버섯(버섯다당체), 나무(생리활성물질)들을 이용함으로써 다양한 면역증강 물질을 밥상에서 충당할 수 있다.
현미활용법2 = 현미잡곡가루미음 또는 죽
① 현미, 현미찹쌀, 율무, 조, 수수, 흑미, 기장, 팥, 서리태, 들깨, 울금 등을 가루로 만들어 둔다.?그리고 양파, 무, 브로콜리, 당근, 연근, 우엉, 양배추, 시금치, 표고버섯, 마늘 등을 잘게 썰어 준비한다.?여기에 죽염을 가미하고 기호에 맞게 견과류를 첨가해도 좋다.
② 1.5ℓ의 물에 현미잡곡가루를 풀고 잘 저은 다음 준비된 야채를 넣고 센불에 1차 끓인 후 약한 불에 30분?정도 죽염으로 간을 하여 푹 끓인 후 먹는다.
항암작용이 뛰어난 곡류와 뿌리채소들을 기본 재료로 해서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십자화과 식물(브로콜리, 양배추 등)은 위암에 좋고, 울금은 유방암에, 들깨는 오메가-3지방산의 대표음식이며, 당근은 항산화물질인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인 β-카로틴의 보고이다. 연근은 혈액정화작용이 포인트며, 무는 소화제, 마늘은 대표적인 항암식품이다. 이러한 재료들을 섞어 푹 끓인 후 부드러운 수프 형태로 먹는 것이 최고의 영양식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미음이나 죽은 소화력이 떨어진 환자나 아이들에게 최고의 밥상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재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어떤 병적인 증상도 완화시킬 수가 있다.?
여기에 녹황색 채소를 중심으로 한 생즙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균형잡힌 영양 건강식이 된다. 열을 가해 끓여서 먹는 음식에는 상대적으로 비타민 C 등 열에 약한 영양소의 함량이 적으니 채소생즙으로 이를 보충해 줘야 한다.
양은 개인차가 있어서 일괄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어린 아이의 경우 50㎖부터 시작해 그 양을 늘려가면 된다. 환자나 건강 회복을 목적으로 섭취하는 경우는 250㎖로 시작하여 하루 1,500㎖까지 늘려나가면 된다.
현미잡곡밥을 잘 활용하면 가족의 건강은 물론이고 행복한 삶을 향유할 수가 있다. 지금 당장 밥상을 바꾸지 않으면 암 등 만성퇴행성 질환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음을 명심하고 이 글이 밥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