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강남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마상열 교수】
“당신도 어딜 가든 화장실부터 찾으십니까?”
한 광고 문구가 눈길을 끈다. 어떤 모임이나 장소를 가게 되더라도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부터 체크하게 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일으킬 만하다. 나이가 들수록 ‘소변’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이 많다. 툭하면 소변이 마렵거나, 소변을 보더라도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 혹은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찔끔하는 등 크고 작은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
여성들의 경우는 요실금 때문일 때가 많고, 남성들의 경우는 전립샘비대 때문일 수 있다. 시원한 소변 배설을 방해하는 주범 요실금과 전립샘비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걸핏하면 배뇨장애 유발하는 2인방
누구도 예외없이 하루에 4~5차례는 화장실에 간다. 우리 몸속에서 생긴 노폐물을 배설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이를 소변 혹은 대변이라고 부른다. 여기서는 소변 이야기를 해보자.
소변이라고 하면 대개 혈액 속의 대사과정에 생긴 노폐물과 수분을 신장에서 걸러서 배출하는 생리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 증상도 다양하다.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나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등은 스스로 오줌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참을 수도 없는 난감한 증상들이다.
또한 소변줄기가 가늘어지는 세뇨나 소변을 보러 가서 한참을 애써야 소변이 나오는 요주저, 소변을 다 본 것 같은데도 똑똑 떨어지는 요점적, 소변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데도 덜 본 것 같은 잔뇨감 등도 딱히 말하기 민망한 증상들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심해지면 다른 증상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코 방치해선 안 되는 배뇨장애. 이들 증상을 유발하는 주범은 여성은 요실금이요, 남성은 전립샘비대증이 대표적이다.
출산 후 여성에게 흔한 ‘오줌 찔끔증’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30% 이상이 요실금을 경험한다. 나이가 들면서 방광의 잠금 역할을 하는 요도괄약근이나 골반저근이 약해지면서 요도 구멍이 느슨해져,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찔끔거린다 하여 ‘오줌 찔끔증’이라고도 한다.
요실금은 복압성과 절박성으로 나눌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기침이나 줄넘기, 웃을 때나 무거운 것을 들 때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으로 화장실에 자주 가고, 화장실에 가기도 전에 참지 못하고 소변이 새는 증상이다.
강남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마상열 교수는 “요실금은 성인 여성 30~4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며 “대부분 노화현상으로만 받아들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한다.
이러한 요실금은 분만 경험이 많거나 자궁암이나 요로 감염 등을 겪어봤다면 발병률이 더욱 높아진다. 요즘은 스트레스나 이른 성관계 등으로 인해 연령층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물론 남성들에게도 요실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생식기 구조가 다르고 출산 등을 겪지 않기 때문에 복압성 요실금보다는 전립샘질환으로 인한 절박성 요실금이 대부분이다.
요실금은 종류에 따라 치료방법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생활습관교정과 내과적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시행된다.
더러 방광염과 요실금을 혼동하기도 한다. 방광염은 세균이 원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쉽게 나타난다. 방광염이 있으면 대부분 과민성방광 증상이 있으나 일시적이고, 배뇨통을 동반한다. 그러나 방광염이 심하면 요실금처럼 소변이 새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나이든 남성의 골칫덩어리 ‘전립샘’
오줌 횟수가 예전보다 증가하고, 잠자는 동안 두 번 이상 일어나면 전립샘비대증의 초기 증상이다. 40대에는 40%, 50대에는 50%, 60대에는 60%가 생긴다고 말할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이 전립샘비대증이다.
전립샘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으로, 밤톨 크기로 방광 아래에 자리한다. 남성은 배뇨와 생식이 하나의 통로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생식기관이 배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립샘이 커져 요도가 눌리면서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요도폐색은 더 심해지며, 그만큼 소변을 보는 것이 더 힘들어진다.
이 경우 성관계도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남자들이 많다. 마상열 교수는 “전립샘비대증 때문에 성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성관계 시 소변이 마려운 증세로 도중에 멈추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전립샘비대증은 일단 약물 치료가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이지만, 만약 지나치게 커진 상태라면 수술을 통해 크기를 줄여주는 방법도 있다. 치료제로는 배뇨장애를 즉각 개선시켜주는 알파차단제나 장기적으로 전립샘의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환원효소차단제를 사용하며, 수술의 경우 레이저로 태우거나 전립샘 조직을 조각내 배출하는 방식 등이 있다. ?
방광을 건강하게~ 지키기 전략
앉으나 서나 소변을 시원하게 잘 보고 싶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방광의 건강을 체크하는 일이다. 평소 건강한 방광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방법을 소개한다.
1.케겔운동을 하라
케겔운동은 미국의 케겔 박사가 개발한 골반근육 강화 운동으로 일명 항문조이기 운동이라고도 한다. 케겔운동은 요실금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운동이지만, 요실금 치료뿐만 아니라 성기능장애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하는 운동이다.
특히 출산은 골반근육의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복압성 요실금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출산 직후라면 케겔운동은 더욱 효과적이다.
☞ 케겔운동은 이렇게~
혼자 집에서 할 경우 엉뚱한 곳에 힘을 주고, 몇 번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중간에 멈추는 동작을 해보면서 어느 근육을 움직여야 하는지를 알아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듯 질과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반복하기를 5초씩 10번 정도 반복하되 하루 5회 이상 한다. 꾸준히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초기 요실금 증상은 대부분 없앨 수 있다.? ?
2. 방광을 자극하지 마라
담배의 니코틴과 술의 알코올은 방광을 자극해 요실금과 전립샘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알코올이 방광에 차는 소변량을 증가시켜 소변을 보는 횟수가 많아져 방광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변을 보기 두려워 수분 섭취를 일부러 줄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농축된 소변 역시 방광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줄이기보다는 적당량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커피의 카페인 역시 방광 자체를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매운 음식이나 짠 음식, 탄산음료 등도 방광에 자극적이므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야간뇨로 인해 잠을 자다가도 화장실을 들락날락한다면 자기 직전 물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
3. 성관계 후 소변보는 습관을 가져라
여성들의 경우 생식기의 위치상 질과 요도가 가깝기 때문에 질의 청결에도 신경 써야 하는데, 잦은 질 세척이 오히려 질염과 함께 방광염의 가능성을 높여 방광의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또 평소 성관계 후 곧바로 소변을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물론 평상시에도 배뇨감을 느끼는 즉시 참지 말고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요실금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일하는 것을 피하고,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갈 정도로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여성과 남성의 배뇨기관은 생김새도 다르고, 발병 원인도 다르다. 특히 여성의 경우 방광염이나 요실금은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방과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마상열 교수는 “여성들은 비뇨기과를 남성들만의 진료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뇨기과는 남녀 모두의 배뇨기관을 치료하는 곳”이라며 “비뇨기과 방문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