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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클리닉] 말 많은 키수술, 할까? 말까?

2012년 08월 건강다이제스트 열광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이동훈 교수

대학생 박도진 씨(가명)는 모처럼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났다. 예쁜 얼굴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남자 키는 상관없다, 나보다 크기만 하면 된다.’고 하던 쿨한 한 마디였다. 내숭 없고 털털한 그녀는 초면에 감자탕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솔로 탈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힌 그는 그녀를 따라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신발을 꼭 벗어야 하는 식당이었던 것. 사실 그는 소개팅녀에게 잘 보이기 위해 2cm짜리 깔창을 2개나 깔고 나왔다. 키높이 신발 없이 그녀보다 키가 커 보일지 자신이 없었던 그는 눈을 찔끔 감고 식당 안으로 발을 디뎠다. 그리고 그날 밤, 1년 만에 다시 부모님께 간절히 애원했다. ‘제발 키수술을 허락해 달라.’고.

남자의 자존심이 ‘키’라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남자 가수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키높이 깔창은 내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농담처럼 한 말이었지만 이 땅의 많은 남자들은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키, 특히 남자에게 키는 자존심을 결정하는 잣대나 다름없다. 키높이 깔창, 키높이 운동화, 키높이 구두 등이 스테디셀러가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굳이 ‘외모가 경쟁력인 사회’라는 진부한 표현을 쓰지 않아도 남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키가 작아도 사는 데 불편한 점은 거의 없다. 다만 내 키를 보는 남의 눈이 불편할 뿐이고, 키 크고 훤칠한 것을 능력이라고 여기는 현실이 못마땅할 뿐이다.?? ?
이런 와중에 몇 년 전부터 불어 닥친 키수술 이야기는 남녀를 불문하고 키가 작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작은 키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한 이들에게 키를 키우는 수술은 새로운 희망이 생긴 셈이었다.? ?

키수술이 뭐길래?
지금 시행되고 있는 키수술은 정확히 말하면 다리 길이를 연장하는 수술이다. 종아리가 짧은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종아리뼈를 연장한다. 수술 후에 추가로 허벅지를 연장할 수 있다. 수술 원리는 이렇다. 종아리를 예로 들면 종아리뼈를 단면으로 자르고 잘린 뼈와 외고정기구(밖에서 고정하는 기구)를 연결한다. 이 외고정기구는 잘린 뼈의 윗부분은 위로 끌고 올라가고, 잘린 뼈의 아랫부분은 아래로 끌고 내려간다. 그러면 잘린 뼈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데 뼈의 재생능력으로 그 공간은 연두부 같이 흐물흐물한 골진으로 채워진다. 그 골진이 시간이 지나면 진짜 뼈처럼 단단해지고 결국 뼈의 길이가 늘어나 키가 커지는 원리다.

수술한 지 일주일 후부터는 환자가 직접 본격적인 키 늘리기에 돌입해야 한다. 보통 하루에 1mm씩 외고정장치의 너트를 돌려 뼈를 늘려 나간다. 잘린 뼈를 위아래로 서서히 분리하는 것이다. 한꺼번에 1mm를 늘리지 않고 하루 동안 4번에 나눠서 너트를 돌린다.?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정형외과 이동훈 교수는 “종아리뼈의 안전한 연장 길이는 최대 6cm 전후이며, 보통 3~4개월 정도 외고정기구를 차고 키를 늘리게 된다.”고 설명한다. 원하는 길이만큼 뼈가 연장되면 그때는 연장을 멈추고, 2차 수술을 준비한다. 이러한 키수술 방법은 뼈에 금속 막대기를 언제 넣느냐에 따라 속성 연장술과 레이튼 수술로 나눠볼 수 있다.?

*속성 연장술 : 1차 수술에서 뼈를 자르고 뼈를 지지해 줄 금속 막대기를 넣는다. 그 후에 다리에 외고정기구를 설치한다. 2차 수술에서는 외고정기구를 떼고, 1차 수술에서 넣은 금속막대기를 최종적으로 연장된 뼈에 고정한다.
*레이튼 수술 : 이동훈 교수는 “레이튼 수술은 최근에 개발된 수술 방법으로 1차 수술에서 금속 막대기를 넣지 않고, 외고정기구를 제거하는 2차 수술을 할 때 뼈를 지지해 줄 금속 막대기를 넣는다.”고 설명한다. 금속 막대기를 나중에 넣으므로 속성 연장술보다 골진이 더 잘 나오고 더 빨리 목발을 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2차 수술을 할 때 금속 막대기를 넣으므로 2차 수술 후 입원기간이 속성연장술보다 오래 걸린다(속성 연장술은 3일, 레이튼 수술은 1~2주일).
다리뼈가 스스로 누르는 힘, 비트는 힘 등을 견딜 수 있는 2년 후에 금속 막대기는 제거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키수술
이동훈 교수는 “키수술은 살면서 키 때문에 견딜 수 없을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수술 후 생기는 불편을 모두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절실한 사람을 위한 수술”이라고 말한다.

수술 원리를 보면 알 수 있듯 키수술은 수술이 끝인 수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속성 연장술이든 레이튼 수술이든 수술 후 키를 늘리기 위해서는 3~4개월 정도 외고정기구를 차고 있어야 한다. 또한 스스로 외고정기구의 너트를 돌리고, 다리와 외고정기구 핀이 연결된 자리를 소독해야 한다. 종아리를 6cm 연장했다면 수술 후 목발 없이 걷기까지 속성 연장술은 6개월, 레이튼 수술은 4개월이 걸린다. 목발을 떼고 난 후 자연스럽게 걸으려면 또다시 1~2개월이 더 필요하며, 활발하게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1차 수술 후 1~2년이 소요된다.

또한 키수술은 다른 정형외과 수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외고정기구와 다리를 연결하는 핀 주위가 감염되고, 뼈가 너무 빨리 나와 자른 뼈가 붙어버리면 다시 뼈를 떼어내야 할 수도 있다. 갑자기 뼈 길이가 늘어나므로? 관절구축이나 신경마비가 오기도 한다. 수술이 잘 되고 뼈가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스포츠 능력이 예전과 비교해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이동훈 교수는 “키수술은 키를 키워주는 수술은 맞지만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수술에 대한 깊은 지식과 경험, 합병증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는 의료진이라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수술임은 맞다. 그러나 고가의 수술 비용과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드는 시간, 외고정기구를 해야 하는 불편함, 통증 등 키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수도 없이 많다. 따라서 수술을 결정하기에 앞서 키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 키수술은 키 콤플렉스 해결을 위한 마지막 보루이지, 우선순위는 아니다.?? ?
특히 전문 운동선수나 격렬하게 운동하는 것이 삶의 큰 즐거움인 사람이라면 키수술은 과감히 단념해야 한다. 특정 질환 때문에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해야 하거나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도 키수술을 할 수 없다. 골진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어렵게 키수술을 결정했다면 수술 후 주의사항을 잘 따르고, 고통스러워도 재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키수술 고려하고 있다면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1. 욕심은 금물이다!
종아리뼈의 경우 안전하게 늘릴 수 있는 범위는 6cm 정도다. 수술을 결심한 이상 키를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그러나 키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무리하게 연장하면 합병증과 부작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 안전하게 수술하는 병원을 골라라! ?
키수술은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꼭 해야 한다면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안전한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는 절실한 마음을 이용해 무분별한 수술을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키수술을 고려할 때 피해야 할 병원의 대표적인 특징을 정리해봤다.
? 상담할 때 키수술 합병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는 병원
? 다른 수술과 함께하면 키수술 비용을 할인해주겠다는 병원
? 과대광고를 너무 많이 하는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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