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건국대학병원 신경정신과 윤하성 교수】
우리는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했을 경우 “실패했다.”고 말한다. 사업에 실패한 기업가, 대입 수능에 실패한 재수생, 연인과 헤어져 사랑에 실패한 싱글남녀 등. 마치 인생이 끝난 것처럼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심지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실패’는 ‘일시적인 패배’인 경우가 많다. 일시적인 패배를 통해 각성하고 깨달으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생이다. 결국 인생은 크고 작은 실패들과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의 연장선인 셈이다. 실패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슬퍼하거나 우울해 하는 당신, 마음의 짐을 덜어내라. 지금 실패로 생겨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영원히 주저앉을 수도 있다.?
우리가 실패했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은 다양하다. 성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과 공허함, 스스로에 대한 수치스러움과 최선을 다했음에도 실패했다는 억울함, 열심히 해도 실패했을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하는 무기력함 등.
개인마다 느끼는 감정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이러하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울증이나 불면증, 스트레스 등으로 의사를 찾기도 한다.
길고 짧은 인생에서 누구나 한 번쯤은 맞닥뜨리게 되는 실패의 경험, 그 시련을 이겨내는 극복법을 소개한다.
실패를 다루는 방법을 알아라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윤하성 교수는 “순간의 실패로 자신의 인생을 단정 짓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다수가 무언가에 실패하면 그것이 인생의 끝인 것 마냥 생각해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실패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속담이 있듯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실패라고 생각한 행위나 결과물을 재평가해 봐야 한다.
그런 다음 ‘실패’를 ‘성공’으로 만드는 ‘전화위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패는 역경과 도전의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실패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접근방법을 바꾸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실패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기억하자.
더러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없고 무엇을 하든 항상 실패할 운명이라고 말한다. 만일 성공해서 어떠한 것을 성취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생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더불어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파악ㆍ보완하고 자신의 강점을 더 크게 키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불어 윤하성 교수는 “휴식의 시간을 가져라.”라고 말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를 되돌아볼 여유를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주먹을 쥐고 있으면 손에 쥐만 난다. 다시금 주먹을 꽉 쥐기 위해선, 주먹을 펴고 힘 좀 뺀 후 털어주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
인생은 삶의 연속이며, 하나의 과정이다. 순간의 실패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실패해본 경험이 없다면 그 사람은 아무 것도 시도해 보지 않은 사람이다.
자신을 되돌아 봐라
우리는 평소 어떠한 생활태도를 가져야 할까? 윤하성 교수는 “먼저 자신에게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는 자기연민에 빠지라는 소리가 아니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스스로를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일에 있어서도 완벽함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러한 사람들이 실패할 경우 받는 스트레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크다. 일의 결과에 휘둘리기보다는 자신이 이 일을 왜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행복이 무엇인지 목적을 상기하고 스스로를 지나치게 채찍질하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다. 하나의 행동에는 분명히 이유가 따른다. 윤하성 교수는 “가끔 이유도 없이 머리가 아프거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그 원인이 몸보다는 마음의 문제인 경우가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성분은 신경ㆍ소화기계통 등 우리 몸의 여러 부위에 영향을 끼친다. 몸으로 나타나는 반응들은 자신이 몰랐던 마음의 신호인 셈이다. 때문에 주변과 상황을 살펴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습관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가령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매일 매일 일기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일주일에 두세 번만이라도 했던 일과 느낀 감정 등을 정리하며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아니면 잠자기 전 하루의 일과를 점검해 보고, 쭉 떠올려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여행을 권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행의 경우 단순한 현실도피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심리치유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오뚝이는 중심을 잘 잡는다
아무리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그 오뚝이가 수십 번 수백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무게 중심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어떠한 실패에도 중심을 잡고 견딜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윤하성 교수는 “실패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작은 장애물 혹은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면, 인생은 조금 더 알차고 즐거워질 것”이라고 당부한다.
윤하성 교수는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 재직 중이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여성정신의학회 회원, 대한수면의학회 총무간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