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물 덕분에 눈이 좋아지고, 인생까지 달라졌어요”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눈이 중요하단 의미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면? 그것도 회복불능 상태로 말이다. 이번에 만난 홍기대(69세) 씨가 바로 그랬다. 불의의 사고로 왼쪽 눈을 잃고 인공안구를 하게 된 그는 바로 이 인공안구 때문에 너무도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즐겁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해준 건강비법을 들어본다.?
초면에 물부터 건네준 사람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여름 초입, 홍기대 씨를 만난 날은 몹시 무더웠다. 약속장소에 도착해 인사를 나눈 후 그가 기자에게 먼저 내민 것은 바로 ‘물’이었다. 생수를 한 병 건네받으며 인터뷰를 시작했고, 인터뷰를 하면서 바로 이 물이 그의 건강비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그와 인사를 나눌 당시 기자는 재빨리 그의 얼굴을 스캐닝했다. 사전에 인공안구, 즉 ‘의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당연히 시선이 그의 눈으로 갔다.
하지만 이럴 수가…. 그의 눈은 지극히 평범했고 어느 쪽이 의안인지도 헷갈렸다. 순간 ‘혹시 의안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왼쪽 눈이 의안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감쪽같다고 말하니 그는 “이게 모두 물 덕분”이라고 말하며 허허 웃는다.
머나먼 타국에서 잃은 왼쪽 눈
그는 현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고 있다. 잠시 사업차 한국에 들어와 있는 그는 이제 칠순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활동적인 남미 이민 1세대다. 1973년 서른 살이 되던 해 당시 농업선진국이었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고, 곧 아르헨티나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터를 잡았다. 정착에 성공한 그는 80년대에 들어서 한국에 있었던 고향사람들을 아르헨티나로 초청했다. 당시 약 50세대를 초청했고, 이제는 그들의 자손이 약 1000여 세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많아지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얼마 후 주변사람들과의 오해와 다툼으로 왼쪽 눈을 다친 그는 병원에서 “시신경이 끊어져 더 이상 시력이 회복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청천벽력 같았어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이런 일을 당하니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죠. 이후 한국을 오가며 병원에서 치료를 했지만, 시신경이 끊어졌으니 보는 건 불가능하거니와 안구가 쪼그라들면서 결국 인공안구수술을 받게 된 거죠.”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의안을 하면 끝날 것 같았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의안이니 불편하죠. 안구가 정상인처럼 움직이지 않고, 무겁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눈이 흘러내리는 거예요. 그러니 사람들 만나는 것도 스트레스이고, 저 스스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죠.”
1~2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와 검진을 받을 때마다 담당의사는 그에게 의안을 매일 빼서 증류수로 세척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눈만큼 예민한 기관이 어디 있을까. 매번 그 과정이 고통스러웠고, 의안은 영 익숙해지지 않는 이물질 같았다. 죽을 때까지 평생 이렇게 관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암담해지기까지 했다. 혹시나 사람들 앞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던 마음은 병이 되었고, 이는 몸의 병으로 이어져 비만, 고혈압 등으로 나타났다.
의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준 ‘물’
그런 그에게 하늘의 계시라도 있었던 걸까?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서점에 들러 책을 사보는 그의 눈에 띈 것은 바로 물 관련 책이었다.
“아마 1996년도였을 거예요. 한의학에서는 ‘물을 마셔 질병을 없앤다.’는 말도 있잖아요. 처음에는 건강에 좋을 것 같아 물을 마시기 시작했죠. 그런데 물을 마시다 보니 눈도 편안해지는 거예요. 의안은 항상 뻑뻑하고 불편했고, 더러운 이물질이 껴서 세척할 때마다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의안 착용감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더러운 이물질도 더 이상 끼지 않더군요. 그때부터 물 관련 책을 모조리 사보기 시작했고, 물을 마시면 몸이 좋아질 거라는 제 확신이 굳어졌어요.”
이후 수시로 마시던 물의 양은 점점 늘었고, 이제는 하루 평균 약 3~4리터의 물을 마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봤지만, 현재로서는 아무 문제없다는 것이 의사의 말. 이제 그는 낮에도 밤에도 의안을 빼지 않고 생활한다. 이 모든 것이 물 덕분이다.
“수분 부족이 만병의 근원이라잖아요. 물을 많이 마시면서 모든 것이 좋아졌어요. 살도 빠지고 눈도 편안해지고, 그러다보니 생각도 긍정적으로 되돌아오더군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물을 항상 마시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이제 아르헨티나 한인사회에서는 물박사로 통하기도 하죠.”
곧 칠순, 그래도 인생은 열정
이제 곧 칠순. 남들은 은퇴할 나이라지만 그는 아직도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바쁘게 산다. 지압방석와 지압봉을 특허 준비 중인 그는 이렇게 일하는 것이 삶의 활력소라고.
“그저 세월 흐르는 대로 살면 늙어요. 세월을 멈추려면 열정적으로 열심히 살아야죠.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고요.
또 무엇을 먹던 ‘내 몸’을 위해서 먹으려고 노력해요. 아무거나 습관적으로 먹기보다 정성 들여 만들고 내 몸에 좋은 것을 먹어야죠. 그래서 제 인생은 아직도 활기찹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에게 잠시 기다리라더니 돌아와 건네준 것은 또 ‘물’이었다. 수시로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의미였다. 8월 초, 곧 아르헨티나로 다시 떠나지만 그의 물 사랑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TIP. 물 예찬론자 홍기대 씨의 건강 챙기는 법
1. 일어나자마자 물 4잔을 마신다. 매일 4~5시의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그. 잠이 깬 직후 제일 먼저 약 1리터의 물을 마신다(4잔 정도). 그리고 약 한 시간 후 아침식사를 하거나 간단한 음식물을 섭취한다.
2. 2시간마다 물 두 잔을 마신다.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평균 약 2시간 간격으로 꼭 물 두 컵(500ml)씩 마신다. 이렇게 해서 하루 적어도 3리터에서 4리터 정도를 마신다.
3. 소주잔 한 잔의 밀순즙을 마신다. 영양가가 높다는 밀순. 아르헨티나에서는 재배하기가 더 쉽다. 직접 재배해 즙을 내 소주잔으로 한 잔 정도를 매일 아침에 마신다. 물과 더불어 그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요법이다.
4. 앉을 때는 지압방석에~ 항상 작은 나무구슬이 들어간 방석에 앉는다. 그러면 엉덩이가 지압되어 치질이나 변비에도 효과적이다.
5. 지압봉으로 몸을 두드린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볼 때나 쉴 때, 대나무로 만든 지압봉을 이용해 수시로 몸 전체를 퐁퐁퐁 두드린다. 그러면 몸에 열이 나면서 혈액순환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