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건강증진센터 백유진 소장】
담배가 나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담배를 끊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오죽하면 “금연에 성공한 사람과는 상종하지 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생겼을까? 담배를 끊을 만큼 독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힘든 것이 바로 금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백해무익 담배. 이번에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건강증진센터 백유진 소장과 함께 금연 성공법을 알아보고, 금연에 성공한 3인의 독한 성공담·금연 비결을 들어보자.
PART 1. 금연 성공법, 비법 있을까?
우리나라 사망원인만 따지면 1위는 암, 그 다음으로는 뇌·심혈관질환, 자살, 당뇨 순이다. 이중 자살을 제외한 다른 질환들을 유발하는 한 가지 결정적 원인행동이 있다. 바로 흡연이다. 실제로 이들 질환의 사망 원인으로 흡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30%에 달한다. 이처럼 담배가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금연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정녕 방법이 없는 걸까?
확실한 동기부여와 철저한 계획은 필수!
금연을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동기부여다. 담배를 끊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들을 적어놓고, 항상 마음속에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가 하니까 나도…’식의 생각만으로 무작정 아무 계획 없이 시도하면 100% 실패한다. 구체적인 이유와 금연 일자를 설정하고 앞으로 어떤 단계를 밟아나갈 것인지 적어두는 것이 좋다.
백유진 소장은 “담배를 단번에 끊는 것이 좋긴 하나, 오랜 시간 많이 피워온 사람이라면 오히려 기간을 정해 서서히 흡연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점차 담배를 줄이고 최소한도의 개비까지 줄인 다음 니코틴껌이나 패치로 바꾸어 금연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좀 다르다. 전자담배는 태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일산화탄소와 타르의 위험성은 없지만, 전자담배에 들어있는 다른 물질들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논란의 대상이다.
금연 시작 3일을 버텨내자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 정도가 가장 힘들다. 이때가 고비다. 니코틴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감이나 짜증이 늘어난다. 더러 온몸이 쑤시고 가렵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모두 금단증상이다.
백유진 소장은 이를 ‘몸이 정상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금연 3~4일째가 되면 금단 증상이 절정에 달하고, 이후 2주에 걸쳐 서서히 수그러든다. 점차 니코틴에 의존하지 않는 상황에 몸이 익숙해지면서 금단 증상은 사라지지만, 만약 너무 힘들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각오를 다잡고 이 기간을 버텨보는 것도 좋다.
갑자기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때 얼른 다른 것을 해라
금연 시도 초반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금단 증상 때문이지만, 이제껏 금연을 잘 해오다가 갑자기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바로 흡연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단 증상은 약 2주가 지나면 사라지지만 흡연 충동은 거의 평생을 간다. 우리의 뇌가 담배를 피울 때의 감각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유진 소장은 “이러한 흡연 욕구는 짧게는 2~3분, 아무리 길어도 10분을 넘기지 않는다.”며 “딱 10분만 참으라.”고 말한다. 약 10분 정도가 지나면 담배가 간절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다. 하지만 이 10분도 참는 당사자에게는 긴 고통의 시간일 수 있다. 이때는 자신만의 대처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오히려 다른 행동을 취해 자신의 욕구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백유진 소장은 “깊게 심호흡을 하거나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자신의 팔에 고무줄을 차고 있다가 담배 생각이 날 때 그 고무줄을 세게 튕겨 정신이 번쩍 듦과 동시에 아픔으로 생각을 분산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장소에서 고함을 지른다거나,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때마다 달리기를 하는 것도 나름의 대처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술자리는 가능한 피하라
평소 금연을 잘 시행하다가 술자리에서 무너지는 사람들이 있다. ‘한 개비 정도는…’ ‘이런 분위기에서는…’ 등의 생각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술 자체가 이성을 무너뜨리고 평소 우리가 억누르고 있던 본능을 갈망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억누르고 있던 흡연 욕구가 술을 통해 튀어나오는 셈이다.
따라서 금연 초기라면 되도록 술자리는, 더군다나 주변에 흡연하는 사람들이 잔뜩 있는 술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자.
백유진 소장은 “의사라는 직업 특성상 본인 역시 담배를 끊은 지 약 6~7년째지만, 가끔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털어놓으며, “하지만 본인의 건강,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서 금연은 꼭 필요하고, 무엇보다 금연이 전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함께 금연에 동참하자.”고 덧붙였다.
백유진 소장은 현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건강증진센터장, 금연 클리닉 소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금연학회 교육이사,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금연전문 이사로 활동 중이다.
PART 2. 금연人 3인방의 생생~ 성공기
“목캔디 먹고 한 장의 사진 보며 금연 의지불태웠어요”
이찬재 님(33세 / 경기도 화성시)
22살 때 군대에 있을 당시 여자친구랑 헤어지면서 피우기 시작한 담배였습니다. 이후 쭉 하루 반 갑에서 한 갑 정도를 피웠는데, 약 3년 전 직장 상사로부터 회사 차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너무 억울해 2010년 1월 20일부로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담배를 끊으니 신경이 예민해져 짜증도 늘고, 가슴이 답답한 게 한동안은 힘들었습니다. 특히 회식자리에서 주위 동료들이 담배를 피울 때 참아야 하는 그 괴로움은 말로 표현을 다 못할 정도였고, 그래서 처음 한 달 동안은 아예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담배가 피우고 싶을 땐 목캔디를 먹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혼자 가만히 있으면 더 담배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상 앞에 사진 한 장도 붙여 놓았습니다. 추운 겨울 잠옷 바람으로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 사진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저렇게 되지 말자.’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렇게 담배를 끊으니 몸에서 담배냄새도 안 나고,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기침과 가래도 없어졌습니다. 앞으로도 쭉 금연할 겁니다.
“운동과 더불어 금연보조제로 흡연에서 벗어났어요”
허성우 님(37세/ 서울시 강남구)
고등학교 2학년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 하루 평균 1갑에서 2갑 정도를 피우는 헤비스모커였습니다. 흡연 17년차 문득 ‘나를 혹사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재작년 12월 생일을 맞아 금연을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금연 후 3일부터 몸이 상쾌해지고 밤새 푹 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성적인 피곤함에서 해방된 느낌이었고, 흡연 때문에 나던 냄새들이 사라졌습니다. 또 담배와 라이터 때문에 불룩했던 가방과 주머니도 가볍고 깨끗해졌습니다.
저는 내과에서 상담을 통해 처방받은 금연보조제를 복용하며, 금단현상과 흡연욕구를 억제했습니다. 금연에 대한 강한 의지만으로는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금연으로 인해 되살아난 입맛을 잡기 위해 운동을 병행했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시원한 물을 많이 마셨습니다. 또 담배가 생각날 때 했던 가글과 칫솔질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과거에 담배를 피워본 적이 있다면, 죽는 그 순간까지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금연 성공이라고 들었습니다. 금연에 실패하더라도 끊임없이 금연에 도전하면 마지막에는 진정 금연에 성공할 거라 믿습니다.
“수시로 물 마시고 온라인 금연카페에서 마음 다잡았어요”
이희빈 님(58세/ 경기도 연천군)
2005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쭉 금연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20살이 되던 해부터 장난삼아 호기심에 피우기 시작한 것이 무려 32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당시 보통 하루에 반 갑에서 한 갑 정도 피웠지만 늦둥이로 막내아들을 얻으면서 금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담배는 계속 제 마음을 집요하게 흔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금연자와 금연도전자들의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금연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다잡으며 금연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이제는 카페의 운영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금연을 하면서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속이 제일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한때 교통사고를 당했고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닥쳐 담배 생각이 간절했지만, 결코 피우지 않았습니다. 제 자신의 강한 의지력과 정신력으로 버티며, 흡연 욕구가 생길 때마다 수시로 물을 마셨습니다. 하루 보통 4L 정도를 마셨습니다. 이제는 담배를 끊으려는 분들과 함께 금연운동을 펼치며 즐겁게 금연을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