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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마음이 따뜻한 통증 명의 통증클리닉 최윤근 박사

2013년 03월 건강다이제스트 봄마중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틈날 때마다 걸으면 건강부자 됩니다!”

세상에는 많은 형태의 부자가 있다. 돈이 많은 재물부자, 친구가 많은 사람부자, 잘하는 것이 많은 재능부자…. 최윤근통증클리닉 최윤근 박사도 부자를 꿈꾼다. 그런데 남들이 되고 싶은 부자와는 좀 다르다. 최윤근 박사가 되고 싶은 것은 ‘건강부자’와 ‘시간부자’다. 90세가 넘어도 팔팔하게 뛰어다니고 찰나도 값지게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을 산다. 도대체 어떻게 살면 ‘건강부자’와 ‘시간부자’가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최윤근 박사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슈바이처

최윤근

따뜻한 남자. 최윤근 박사를 다섯 글자로 정의하면 그렇다. 20년간 미국에서 통증을 치료하는 마취과 의사로 산 최윤근 박사는 그 전공을 살려 94년 한국으로 돌아와 차병원 통증센터 소장이 되었다. 그 당시만 해도 통증의학은 낯선 분야였지만 통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그의 귀국을 반기는 사람이 많았다.

최윤근 박사가 통증을 치료하는 노하우와 함께 미국에서 가져온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비싼 미국 의료비 때문에 병원 가기를 두려워했던 동포들을 치료해준 따스한 마음이었다. 한국에 온 후 그 마음은 고스란히 외국인 노동자에게 옮겨졌다. 직접 성남시장을 설득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무료 진료소 공간을 확보했다. 9년 전에는 차병원에서 나와 통증클리닉을 차렸지만 동료, 후배, 제자들과 함께 일요일 무료 진료소를 10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연간 4만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다녀가는 진료소에서 최윤근 박사는 슈바이처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통증 없이 사는 세상을 꿈꾸다!

통증클리닉에서의 최윤근 박사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의사로 통한다. 통증은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증상이다. 손가락에 먼지만 한 가시가 박혀도 종일 신경이 쓰이는데 암, 교통사고, 섬유근통증후군 등 때문에 생긴 통증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가족들도 처음에는 걱정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혼자만의 싸움이 되기 쉽다.

“통증은 통증만 가지고 치료하면 안 됩니다. 먼저 통증의 뿌리를 찾아야죠. 그리고 환자의 우울한 마음도 치료하고 가족도 치료에 동참해야 합니다. 환자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도록 품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은 대체의학과 접목하면 치료가 더 잘된다. 그래서 최윤근 박사는 여느 의사들보다 환자에게 당부할 말이 많다. 일반적인 통증치료는 물론이고 미국, 인도, 스위스 등에서 배워온 대체의학을 토대로 통증에 좋은 생활 습관을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그가 당부하는 좋은 생활습관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것이다. 만성통증도 자연을 거스른 나쁜 생활습관이 반복되어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자연에서 나온 것을 그대로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고, 규칙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여기에 명상, 요가 등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행동을 하면 더 좋습니다.”

자연식.소식으로 건강해

언제나 환히 웃을 일만 있었을 법한 최윤근 박사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2008년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그해 4월 수술대에 올랐다. 전립선암 초기였지만 그 후로 4번의 수술을 더 받아야 했다. 수술로 암세포는 떼어냈지만 아직도 수술 후유증으로 잠을 푹 자지 못한다. 그래도 아침이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출근한다.

“후유증은 후유증이고, 생활은 또 생활이죠. 제가 해야 하고 보람을 느끼는 즐거운 일이 있잖아요. 운이 나빠서 암에 걸렸을 뿐이에요. 원망하거나 억울해하진 않아요. 그리고 이렇게 움직이고 일해야 건강하고 후유증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진료실에서 다람쥐 쳇바퀴를 돌다!

최윤근

암에 걸리기 전에도 건강을 신경 썼지만 암에 걸리고 나서는 더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한다. 아내는 싱싱한 채소 위주의 밥상을 차리고, 최윤근 박사는 그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맛있게 먹긴 하지만 적게 먹고 싱겁게 먹는 것이 원칙이다. 술과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이런 건강한 습관 때문에 젊은 사람 못지않게 혈색이 좋은 걸까? 하지만 진짜 건강해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최윤근 박사는 많이 걷고 편하게 겯기 위해 만보계를 차고 운동화를 신는다.

올해로 68세인 최윤근 박사에게는 남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60대 후반인 나이가 무색할 만큼 주름살 없는 팽팽한 이마다. 혹시나 하고 물어봤다. 살짝 주사의 힘을 빌린 건 아닌지…. 화통하게 웃던 그가 가리킨 것은 다름 아닌 허리춤이었다. 거기에는 빨간색 만보계가 있었다.

“아침에는 항상 만보계를 차고 나와요. 그리고 하루 평균 1만 2000보에서 1만 5000보를 걸어요. 그 중 7000보는 병원에서 걸어요.”

병원에서 7000보? 병원을 둘러봤다. 강당 같은 진료실이 아닌 평범한 크기의 진료실이었다. 진료실에서 치료실까지 길어봐야 3~4걸음 남짓이다. 믿지 못하는 눈치이자 그는 일어서서 시범을 보였다. 그제야 이해가 갔다. 최윤근 박사는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재빠른 동작으로 좁은 진료실을 돌고 돌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진료 볼 때만 앉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걷는 시간이라고 했다.

“저는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요. 지하철을 기다릴 때도 가만히 서 있지 않고 계속 걸어요. 지하철역 안에서도 에스컬레이터는 안 타고 뛰듯이 계단을 오르내려요. 물론 이렇게 움직이려면 운동화를 신어야 하죠. 저는 예식장에 갈 때도 운동화를 신고 다녀요. 편하게 걸어야 하니까요.”

책상 밑을 내려다보니 진짜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빨간색 만보계와 운동화. 묘하게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스트레스 자처 안 하기

그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는 운동 효과 말고도 하나 더 있다.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서다. 서울 시내에서 그것도 출근길에 운전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자처하는 것과 같다.

“스트레스는 진짜 만병의 근원입니다. 될 수 있으면 스트레스를 안 받기 위해 노력해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있지만 내 몸에 주는 스트레스도 안 좋아요. 술을 마시면 위와 간에 스트레스를 주고, 담배를 피우면 폐에 스트레스를 주지요. 과식도 마찬가지고요.”

최윤근 박사는 작은 행동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듯, 건강을 해치는 일이라면 멀리 돌아간다. 진료, 나눔 등 행복해지는 일로 하루하루를 채워나간다. 그래서 그는 이미 ‘건강부자’이자 ‘시간부자’임이 틀림없다.

TIP. 최윤근 박사가 제안하는?‘건강부자’ 되는 노하우

1.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2. 소식한다.

3. 싱겁게 먹는다.

4. 틈나는 대로 걷는다.

5. 규칙적으로 산다.

6. 욕심부리지 않는다.

7. 술·담배를 멀리한다.

8.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9. 주변 사람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사람이 된다.

10. 자연이 길러 낸 음식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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