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우리들병원 신경외과 조형래 과장】
허리가 아프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세 글자, ‘디스크’다. 그만큼 허리 디스크 때문에 수술했다는 사람, 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허리가 아프면 허리 디스크가 아닐지 겁부터 난다. 반면 종종 별다른 치료 없이 허리 디스크가 좋아졌다는 사람이 있다. 등산했더니 허리가 안 아프다고 하고, 좀 쉬니까 허리 디스크가 없어졌다고도 한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나을 줄 알았는데 그냥 나았다는 사람을 보면 벌벌 떨 병이 아닌 것도 같다. 그래서 준비했다. 허리 디스크는 어떻게 예방하고 만약 허리 디스크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자세히 알아본다.
아파도 너무~아픈 허리 디스크…왜?
사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허리 디스크는 정식 병명이 아니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우리 몸이 잘 움직일 수 있게 하는 둥그런 조직이다. 마치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디스크의 안쪽에는 수핵이 있고 바깥쪽에는 섬유테가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라고 하면 허리에 있는 디스크가 탈출하는 증상인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을 말하며, 더 정확하게는 디스크 안쪽에 있는 수핵 탈출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탈출은 원래 있던 자리를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인간의 직립보행 때문에 끊임없이 무게를 감당한다. 허리를 비틀면 디스크도 함께 비틀어지고, 무거운 짐을 들면 디스크를 누르는 무게도 증가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살다 보면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디스크 안의 압력도 높아진다.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허리 디스크라고 말하는 추간판(디스크) 탈출증이다.
우리들병원 신경외과 조형래 과장은 “허리 디스크 탈출증의 주원인은 퇴행성 변화 때문에 섬유테가 찢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이 때문에 주로 허리가 아프다.”고 설명한다. 병이 더 진행하면 뜯어진 섬유테를 뚫고 안쪽의 수핵이 밖으로 나오게 된다. 수핵이 나오면 문제가 훨씬 커진다. 탈출한 수핵이 신경을 압박하여 다리가 아프고 저린 통증(방사통)뿐 아니라 나아가 하지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대소변 장애, 발기 장애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형래 과장은 “이러한 증상을 마미총증후군이라고 하며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은 수술 필요 없어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초기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 허리만 아프다. 그리고 대개 자연적으로 통증이 없어지거나 비수술 치료만으로 통증이 해결된다. 보통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할 때, 대소변 장애가 있을 때, 진행성 마비가 있을 때 등이다.
조형래 과장은 “80~90%의 허리 디스크 환자는 수술하지 않아도 저절로, 혹은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술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섬유테가 뜯어져서 허리 통증이 생긴 사람은 보통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MRI 검사 결과 많은 양의 디스크가 탈출해 신경압박이 있어도 증상은 미미한 경우가 있다. 이러면 안정을 취하고 물리치료, 약물치료만 해도 좋아진다. 수핵이 완전히 탈출해버렸다고 해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 흡수되어 저절로 없어지면 수술이 필요 없다. 또한 증상이 심한 경우라도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다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 없이 허리 쭈욱~펼 수 있는 치료법
자연적으로 통증이나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비수술적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약이나 물리치료 외에도 허리 디스크의 통증을 없애주는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으로는 ▲신경근 차단술(경막외 주사요법) ▲핌스(FIMS) ▲경피적 내시경 수핵 제거술 ▲도수치료 ▲신경성형술 ▲고주파 수핵 감압술 등이 있다.
신경근 차단술은 소염제와 국소 마취제를 경막 외 공간에 주입해서 신경 압박 때문에 생긴 부종을 완화하고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치료다. 조형래 과장은 “신경근 차단술을 반복해서 하면 약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핌스는 특수하게 생긴 주삿바늘을 이용해 컴퓨터 영상촬영 장치로 촬영하면서 하는 치료다. 유착된 신경, 인대 등을 떼어내고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진 신경과 근육에 안정을 줘서 통증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경피적 내시경 수핵 제거술은 과거에는 수술이라고 여긴 치료법이다. 그러나 내시경 기술과 장비가 발달해서 지금은 수술과 시술의 중간쯤으로 여겨진다. 국소 마취를 한 다음 내시경을 이용해서 탈출된 수핵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도수치료는 물리 치료사의 손으로 척추나 관절을 원상태로 회복하거나 기능을 개선해주는 특수 물리치료법이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를 통하여 얇고 가는 카테터(관)를 문제가 생긴 부위까지 가져간 뒤 유착을 떼어내고 소염제와 국소 마취제를 주입해서 통증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고주파 수핵 감압술은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가느다란 열선을 디스크 안으로 넣어 수핵의 압력을 감소시키고 디스크 안의 신경을 열로 파괴시켜서 통증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최근 나온 치료법으로는 ▲디스크 성형술이 있다. 이 치료법은 섬유테가 뜯어져서 생긴 만성 허리 통증에 효과적이다. 뜯어진 섬유테 사이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수핵과 육아종을 레이저 등을 이용해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렇게 비수술적인 치료법은 다양하며, 보험 적용이 안돼서 시술 비용이 고가인 치료법도 있다. 그럼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효과적으로 통증을 잠재울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는 딱 꼬집어 어떤 치료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조형래 과장은 “환자의 특성과 질환 정도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확한 검사와 진단 후 의사와 환자가 충분히 상의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작용은 적고 통증해소의 효율성이 높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라면 이렇게~살자!
앞서 말했듯 허리 디스크의 주원인은 섬유테와 수핵이 퇴행성 변화를 겪고, 디스크 안의 압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조형래 과장은 “허리 디스크 탈출증 환자나 통증이 있는 사람은 디스크 안의 압력이 올라갈 수 있는 자세나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스크의 압력을 올리는 대표적인 자세가 허리를 앞으로 숙인 자세, 숙여서 물건을 드는 자세, 등받이 없는 의자에 앉는 자세다. 그냥 서 있을 때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100이라고 했을 때 허리를 숙이면 150, 구부정하게 앉아 있으면 185, 숙여서 물건을 들면 220의 압력을 받는다.
조형래 과장은 “머리를 감을 때는 고개를 숙이지 말고 똑바로 선 자세에서 감는 것을 권하고 의자도 등을 등받이에 바짝 붙여서 정자세로 앉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과격한 운동, 노동, 흡연, 과체중, 당뇨, 만성적 나쁜 자세 등도 허리 디스크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꾸준한 운동도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 걷기, 산책, 맨손체조, 실내자전거, 수영(자유형, 배영), 수중 체조, 등산 등을 권장한다.
조형래 과장은 “운동은 강도와 시간을 서서히 늘려 나가야 한다.”며 “무리한 운동보다 약간 부족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이 낫고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인다.
조형래 과장이 제안하는 디스크 탈출 없이~허리건강 지키는 법
1. 허리를 굽히는 일을 피한다. -굽힐 일이 있으면 무릎을 굽힌다.
2.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은 피한다.
3. 세수할 때는 무릎을 굽히고 엉덩이를 뒤로 뺀다. -가능한 아침에 샤워해서 엎드려서 세수하는 것은 피한다.
4. 운전할 때는 엉덩이를 뒤로 빼고 허리를 직각으로 세운 다음 턱을 당긴다.
5. 바닥에 앉지 말고 의자에 앉는다.
6. 엎드려 자지 않는다.
7. 신발을 신을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발을 들어 신는다.
8. 하이힐은 신지 않는다.
9. 과격한 운동은 하지 않는다.
조형래 과장은 내시경 시술과 난치성 노인 척추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고 있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대한최소침습척추수술연구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최소침습 척추수술 전문의를 취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