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은석 교수】
이 땅의 모든 여성은 위대하다. 딸은 어머니가 되고, 어머니는 자식을 낳아 인류의 영속을 이어가는 법. 그러나 당뇨환자에게는 임신과 출산이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의 현명한 임신과 출산 대책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도록 하자.
당뇨는 남녀 불임의 원인
당뇨환자는 무조건 임신이 불가능하다?
단도직입적인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여성 당뇨환자의 임신과 일반 여성의 임신이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다만, 당뇨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때문에 임신 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그 차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은석 교수는 “여성 당뇨환자는 당뇨병과 동반된 비만이나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이 불임의 원인이 됩니다. 남성 당뇨환자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발기부전과 사정장애 등이 남성불임의 원인이 됩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당뇨환자가 모두 불임이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다만, 당뇨의 최대 숙적인 비만이나 기타 합병증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 강은석 교수의 설명이다.
우선, 당뇨가 산모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당뇨가 산모에게 끼치는 영향
· 유산, 사산, 조기분만의 위험이 높아진다.
· 양수과다증이 생길 수 있다.
· 거대아에 의한 제왕절개가 불가피하다.
· 사산될 수도 있다.
▶당뇨가 태아에게 끼치는 영향
· 선천성 기형과 태아성장을 방해한다.
· 호흡곤란증이 생길 수 있다.
· 신생아 사망의 위험이 높아진다.
· 신생아 저혈당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당뇨를 앓고 있는 임산부의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 여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제아무리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해도, 당뇨환자이기 때문에 무자식(?)을 고수할 수도 없지 않은가? 건강한 임신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혈당관리. 특히 당뇨병 임산부의 경우 경구용 혈당강하제는 금기이기 때문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크 포인트
산모의 혈당관리 이렇게 하라!
· 적절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하라.
· 필요에 따라 인슐린 치료가 요구된다.
· 공복혈당을 80~110mg/dl로 유지하라.
· 식후 1시간 혈당을 150~160mg/dl로 유지하라.
· 식후 2시간 혈당을 13mg/dl이하로 유지하라.
특히 당뇨병 임산부에게 ‘엽산’은 임신전보다 약 2배 이상이 더 필요하다. 골드키위, 시금치, 양배추, 오렌지, 콩 등이 해당하며, 가능한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일반 산모의 4%가 임신성 당뇨
임신과 당뇨의 연관성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한 임신성 당뇨이다. 임신성 당뇨란 임신과 동시에 모체의 췌장이 충분한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을 때 주로 나타난다. 특히 일반 산모 중 많게는 4% 정도가 임신성 당뇨를 앓고 있다는 것이 강은석 교수의 설명이다.
당뇨병이 없는 일반 산모라도 당뇨 위험인자가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인 미리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혹시, 나도? 임신성 당뇨 자가진단
· 비만과 요당이 있고, 고령임신이다.
· 가족 중에 당뇨병을 앓았던 사람이 있다.
· 뚜렷한 이유 없는 자연유산, 사산, 조산의 경험이 있다.
· 거대아, 선천성 기형아를 분만한 적이 있다.
· 과거에 임신성 당뇨를 앓았던 적이 있다.
※ 이에 해당하는 산모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물론 임신성 당뇨는 치료만 잘하면 태아에 큰 문제가 없어, 무엇보다 선별검사와 세심한 치료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위험인자가 있다면 선별검사를 하되, 정상이면 임신 24~28주에 선별검사를 다시 한 번 반복하도록!
그 다음 중요한 것이 바로 식사조절. 아침은 전체 열량의 10%, 점심 20~30%, 저녁 30~40%, 간식 30%의 비율로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하루 3끼 식사와 3번의 간식으로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혈당조절의 한 방법이다.
☞강은석 교수가 제안하는
당뇨병 임산부의 생활수칙 5가지
1.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라.
2. 적정 체중을 유지하라.
3. 혈당조절을 꾸준히 하라.
– 자가 혈당측정, 필요 시 인슐린 투여
4. 총열량은 반드시 지켜라.
-정상체중 : 1일 섭취열량 30~32 Kcal/kg
-과체중 : 1일 섭취열량 25 kcal/kg 이하로 제한
5.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하라.
–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은 총칼로리의 50%로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