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대암클리닉 이병욱 원장(암 전문의)】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일 교수】
【도움말 |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영양상담과 이선희 과장】
올 가을 들어 여수 고교생들이 신종플루에 집단 감염된 데 이어 네덜란드에서는 타미플루를 비롯한 모든 약에 내성을 가진 신종플루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해 5세 환자가 숨지기도 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지난해처럼 대유행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대유행을 몸소 겪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종플루 예방은 물론 감기나 각종 알레르기, 암에 이르기까지 면역력 강화가 관건이라는데, 올 겨울 우리 가족 면역력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기에 걸려도 하루 이틀 앓고 나면 거뜬히 낫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또 어떤 사람은 한 달 내내 콧물과 기침으로 고생하고도 쉽게 낫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해답은 면역력이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중요한 힘이다. 이처럼 중요한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나 신종플루 같은 감염성 질환과 폐렴ㆍ기관지염ㆍ담낭염ㆍ방광염 등의 질병에도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천식과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 궤양성 대장염, 류머티스 등 자기면역질환에도 노출될 위험이 있다. 암 발생률도 높아진다.
대암클리닉 이병욱 원장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모든 병의 원인이 된다.”면서 “면역력을 높여야만 이물질이나 외부 침입, 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가족 면역력 강화법 10가지
1. 움직여야 산다… 운동 = 걷기ㆍ자전거ㆍ요가 같이 편하면서도 쉬운 운동부터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여나간다. 노인들 중 부상을 우려해 운동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젊으나 나이 드나 운동 효과는 같다. 근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근육은 뼈를 감싸고 지탱해 주는 기능을 하여 골절을 예방한다. 노인은 고관절 골절 하나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운동을 통한 근력 유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2. 편한 잠자리는 만병통치약 =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이 안 올 때는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책을 읽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몸을 이완시킨다. 숙면을 위해서는 맵고 짠 음식과 커피ㆍ홍차 등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피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일 교수는 “숙면을 통해 신체 저항력과 회복력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한다.
3. 하하 웃고 펑펑 울기 = 웃음은 좌측 전두엽에 있는 웃음지역에서 뺨을 움직이며 즐거운 생각을 촉발시킨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통증이 완화되며 면역력이 높아진다. 울음은 스트레스에서 몸을 지키는 방어기제다. 눈물의 성분은 수분 이외에도 나트륨, 망간, 글로불린, 스트레스호르몬 등 많은 효소와 항체로 구성돼 있다. 이병욱 원장은 “웃음이 파도라면 눈물은 해일”이라며 “웃기만 하고 울음을 참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충고한다.
4. 깨끗하게 씻기 = 자주 손을 씻는다. 이상일 교수는 “손으로 감기 바이러스나 기타 세균을 옮기지 않도록 눈이나 코, 입을 만지는 것을 삼가라.”고 말한다. 외출에서 돌아오면 세수하고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한다. 외부에서 묻어온 오염물질과 세균,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
5. 심한 깔끔 떨기는 그만 =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은 이롭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깔끔 떨 필요는 없다. 이는 스트레스를 애써 만들어 키우는 꼴이다. 스트레스는 알레르기 체질을 조장하고, 그 체질을 더 부채질하는 스트레스를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6. 약에만 의존하지 마라 = 감기약, 소화제, 변비약, 진통제 등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이병욱 원장은 “통증이나 발열은 불쾌하지만 몸의 정상적인 치유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자가 치유력을 높이려면 약을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고 권한다. 물론 무조건 참으라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조금만 목이 칼칼하거나 코가 막힌다고 약국으로 달려가면서 면역력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모순이다. 이상일 교수도 “특히 아이가 잔병치레를 할 경우 마음이 약해져 곧장 병원과 약국으로 향하는 부모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7. 과로는 금물 = 과로는 교감신경의 긴장을 초래한다.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병을 불러온다. 교감신경 긴장은 근육 긴장을 동반하기 때문에 어깨 결림이나 요통이 생기고, 변비와 설사를 유발한다. 위궤양이나 대장염, 심하면 암까지 걸릴 수 있다.
8. 스트레스 똑똑히 관리 = 걱정과 근심,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육체 피로와 마찬가지로 마음고생도 병이 된다. 자율신경을 교란시켜 교감신경을 긴장 상태로 몰고 가기 때문이다. 육체 피로나 정신 피로나 생기는 병은 비슷하다. 몸과 마음은 하나다.
9.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 육체적인 허약과 정신적인 나약은 같이 움직인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저녁에 휴식을 취한다. 낮에는 햇볕을 쬐어 활력을 찾고, 가급적 몸을 많이 움직인다. 가슴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한다.
10. 반신욕을 하라 =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손쉬운 건강법이다. 39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천천히 몸을 담근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돕고 긴장을 풀어준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의 경우 너무 뜨거운 물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므로 좋지 않을 수 있다. 온도를 약간 낮춰준다.
우리 가족 면역력 강화 영양소 5가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영양상담과 이선희 과장은 “면역능력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신의 영양상태”라고 밝혔다. 저영양 상태는 생체 방어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는 감염증을 유발하고, 다시 감염으로 인해 저영양 상태가 심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선희 과장은 “이와 같은 악순환을 막으려면 영양상태를 개선해 자신의 생체 방어능력을 스스로 높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때 꼼꼼하게 챙겨야 할 베스트 영양소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단백질은 부족하지 않게~ = 적절한 에너지 섭취가 최우선이다. 특히 단백질이 부족하면 바로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식사는 하루 3회 규칙적으로 균형 있게 하며, 적당량의 동물성(살코기, 생선, 달걀 등), 식물성(콩, 두부, 두유 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2. 필수지방산도 필수 = 이름처럼 필수다. 그러나 지나친 지방,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의 섭취는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선희 과장은 “필수지방산을 적절히 섭취하기 위해 식물성기름(옥수수유, 참기름, 들기름, 콩기름)이나 견과류(땅콩, 잣, 호두 등)를 하루 1~2큰술 정도 조리에 사용하거나 먹으라.”고 권한다.
3. 비타민과 무기질은 충분히 = 비타민 B군 중에서 엽산과 피리독신(생선, 닭고기, 달걀, 콩, 현미 등) 결핍은 항체 반응을 떨어뜨린다. 비타민 A(달걀, 당근, 시금치 등) 결핍도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저하시킨다. 충분한 비타민 C(채소, 과일)와 비타민 E(식물성기름, 견과류)의 섭취는 면역 기능 정상화에 필요하다.
4. 식이섬유도 많이 = 채소, 버섯, 해조류에 풍부하다. 소화 흡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화관의 활동 시간이 길어진다. 따라서 성격을 부드럽게 해준다. 소화 흡수에 시간이 걸리면 혈당 상승과 혈당 하강을 모두 더디게 하기 때문에 간식을 덜 먹게 되는 이점도 있다.
5. 유산균도 적당히 = 된장국, 요구르트, 김치 등 발효식품은 장내 세균을 균형 있게 만들어 준다. 장내 정상 세균은 우리 몸에서 소화효소의 작용을 돕고, 면역력을 높이며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선희 과장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품을 포함하되 다양한 식품으로 구성한 식사를 적당량,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올바른 식습관만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병욱 원장은 포천중문의대 외과 교수와 대체의학대학원 교학부장을 거쳐 현재 통합의학암연구소장, 대한보완통합의학회 상임이사, 대한암협회 이사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상일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 회장,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 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태평양 알레르기 기구 회장, 아시아태평양 알레르기학회 회장이다.
이선희 과장은 이화여대 영양학 석사로 코오롱 스포렉스 상담 영양사를 거쳐 삼성서울병원 영양파트장을 역임했다. 현재 스포츠 시티 영양자문 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