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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일의 건강칼럼] 살만하니 암이라고?

2017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청명호 68p

【건강다이제스트 | 서울메디칼랩 김형일 의학박사】

Q 여사는 종로에서 유명한 식당을 운영했다. 근래 들어 식당 예약손님이 부쩍 늘어 너무나도 바쁜 일상에 빠져 살았다. 예약이 밀려 주방아줌마를 더 뽑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항상 피곤하고, 매사에 짜증이 났다. 하루하루 너무 힘들고 늘어지며, 이유 없는 불안에 싸늘한 기분이 엄습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보약도 먹고 피로회복제도 먹어보았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됐고 틈만 나면 눕고 싶었다. 체중이 줄어서인지 한 번 누우면 팔다리가 아프고 무거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뻑뻑한 눈을 겨우 떠보려 했지만 세상이 뿌옇고 손발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듯하였다.

올 봄 종합검진에서는 별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왜 몸이 이렇게도 무겁고 답답하고 불편한지 알 수가 없었다. 직원들은 “사장님이 하루 내내 일하고 늦게 자고 피곤하여 그렇다.”고 하여, 꽤나 비싼 보약을 여러 달 먹었지만 기분은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몸이 더 가라앉는 것 같았다.

아주 용하다고 소문난 의원을 찾아갔더니 역시 “몸속에 열이 차서 간이 붓고 몸이 허해서 생긴 혈액순환장애”라고 했다. 어떻게든 치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디쓴 약물을 수주일 동안 정성들여 먹었다.

그러나 별로 좋아진 것은 없고 목이 마르고 입이 썼다. 어지럽고 숨이 차고 가슴이 아팠다. 구역질이 나고 토하고 머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설사가 잦아 체중이 더 빠졌다. 소변에서는 거품이 생겨났다. 얼굴이 저절로 찡그려지고 목구멍에서 시고 쓴 물이 자주 넘어왔다.

그는 별수 없이 대학병원으로 다시 가서 정밀검진을 받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게 CT나 MRI 등 무섭고 겁나는 검사를 여러 날 동안 받아 보았으나 진단은 속 시원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며칠 후 다시 혈액면역학정밀검사를 받았는데 결국 종양표지(SCC, IAP) 양성, 즉 ‘식도편평상피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흔적이 없었고 초기에 발견되어 약물요법과 물리적 시술로 쉽게 치료되었고, Q 여사는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다.

사람들은 “피곤은 간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저 간장약이나 먹고 지내다가 Q 여사처럼 큰일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암이란 재수가 나빠서 우연히 걸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증상과 질병의 예고 사인(Warning-Signs)을 경시하고, 만성피로와 심적 갈등요인(Psycho-somaic factor)을 방치하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당연한 순서인 것이다.

또한 신체의 기능과 성분의 변화는 어떤 거대한 기계 속으로 들어가는 비싼 검사를 받아본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신체성분측정(Body elements analysis), 즉 정밀혈액분석검사(Hematologic Analysis)를 통해서만 그 원인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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