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두란노아버지학교 김성묵 국제운동본부장】
흔히들 ‘아버지’라고 하면 ‘월급봉투’ ‘쓸쓸한 뒷모습’ ‘처진 어깨’ ‘희생과 헌신’ 등을 떠올린다. 어쩐지 슬퍼진다. 왜 우리는 ‘아버지’라는 단어에서 이런 느낌을 받아야 할까? 시대는 변했고, 이제는 아버지 역시 변해야 한다. 한 가정의 기둥인 아버지가 행복해야 가정도 행복한 법! 이번에는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행복해지는 법을 알아보자.
돈 벌어다 주는 것으론 부족한 요즘 가장-
“우리 때는 아버지가 이렇지 않았어!” 지금의 40~50대는 이렇게 외친다. 그들 대부분은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집에서는 엄격하며 다소 권위적인 아버지를 회상한다. 가정은 어머니에게 맡긴 채 묵묵히 일하던 아버지. 그래서 지금의 40대 이상의 남자들은 이렇게 토로한다. “분명 난 예전 우리 아버지보다 가정에 더 헌신하는데, 가족들은 그걸 왜 몰라주지? 나는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데….”
이에 대해 두란노아버지학교 김성묵 국제운동본부장은 “사람들은 누구나 자랄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부모를 역할 모델로 삼는다.”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아버지의 역할도 변해야 되는데, 지금의 40~50대는 자신들이 보고자란 아버지상과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아버지상이 달라 혼란스러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옛날 자신의 아버지가 그래왔듯 행동하다가는 아내와 아이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아내와 아이 눈에는 어느새 ‘고집불통’ ‘말이 안 통하는’ ‘꼰대’ 같은 남편^아버지가 되어 있는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결국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가정이다. 김성묵 본부장은 이를 위해 갖춰야 할 것이 바로 ‘관계 잘 맺기’라고 말한다. 가정 내에서 가족들과 관계를 잘 맺는 아버지가 바로 행복한 아버지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멋진 남편, 훌륭한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1. 아내와의 관계 맺기 – 아내와 대화하라
아내와의 연애시절을 떠올려 보자. 스스로가 아내에게 어떤 남자였을까? 아마도 아내는 남편을 ‘자상하고, 무엇이든 잘해주는 남자’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남편 역시 아내를 ‘나를 존경하며, 최고라고 말해주는 여자’라고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새 서로를 ‘소, 닭 보듯’하고 있지는 않은가?
김성묵 본부장은 “아내는 결혼 후에도 연애 때와 다름없이 자상한 남편^배려하는 남편을 원하며, 끊임없이 남편과 대화를 통해 이어져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하지만 결혼 후 ‘일’이 1순위가 되어버린 남편에게 이는 그저 아내의 푸념, 잔소리일 뿐이다. 그렇게 둘 사이는 자연스레 소원해진다. 이처럼 부부 관계가 삐걱대고 깨지면 반응은 두 가지다. 화를 내거나, 입을 다물거나. 대개 아내가 화를 내고, 남편이 입을 다무는 편이지만 여기에서 결국 둘 다 등을 돌리고 입을 다무는 쪽으로 나아간다.
김성묵 본부장은 “과연 하루에 얼마동안 부부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지를 따져보라.”면서 “사랑은 의지(책임)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말을 하는 것은 바로 남편과 통하고 싶다는 의미다. 남편은 바깥에서만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
2. 아이와의 관계 맺기 – 아이와 놀아줘라
김성묵 본부장은 “아이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데는 놀이가 최고”라고 말한다. 아버지와 잘 노는 아이는 최고의 행복감을 맛봄과 동시에 아버지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진다. 또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맺었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줄 안다. 아이는 아버지를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되기는 쉬워도, 아버지 노릇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가정은 아이 인생의 베이스캠프이며, 아이를 올바르게 잘 키우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물론 아이와 노는 것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퇴근 후 잠시라도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 장난을 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아버지를 훨씬 친근하게 느낀다.
김성묵 본부장은 “그렇다고 해서 너무 친구 같은 아버지는 오히려 좋은 아버지가 아니다.”며 “왕^전사^스승^친구, 이 4가지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좋은 아버지”라고 덧붙인다.
3. 나와의 관계 맺기 – 나를 남과 비교하지 마라
아이들에게 사춘기가 있다면, 아버지에게는 사추기가 있다. 중년을 넘어서면서 오는 또 한 번의 질풍노도의 시기인 셈이다. 이제껏 열심히 살아 왔지만, 문득 ‘내가 제대로 살아온 건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등의 고민과 방황이 생긴다. 이때 아내는 아내대로 재미있고 바쁘게 사는 것 같고, 아이들 역시 저희들만의 세계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아 ‘외로움과 회한’이 뼈에 사무치는 시기다.
이때 아버지들은 시선을 바깥으로 돌린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이 비교대상이 되는데, 이때 소위 잘 나가는 지인들을 보면서 열등감을 느끼거나 스스로를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스스로가 행복해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행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김성묵 본부장은 “아내와 아이가 행복하면 가장이 행복해지고, 가장이 행복해지면 아내와 아이가 행복해진다.”며 “먼저 스스로 변해보려고 시도해보라.”고 조언한다.
김성묵 본부장은 두란노아버지학교 운동본부 국제운동본부장으로 아버지학교를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아버지 사랑합니다><고슴도치 부부의 사랑><좋은 아버지 되기 프로젝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