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 원장】
오늘도 거리에는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남녀노소라는 말은 이럴 때 ‘딱’이다. 초등학생부터 연세 지긋한 노인들의 귀에도 ‘한 귀 걸러 한 귀 꼴’로 이어폰이 꽂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어폰이 귀에 딱 달라붙어 있을수록 우리 귀는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을 아는가? 점점 늘어가는 난청 환자가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도 혹시 화끈하게 음악 소리를 높이고 이 글을 읽고 있는가? 잠깐 음악을 끄고 난청 테스트부터 해보자.
늘어나는 젊은 사오정
‘난청=노인’ 공식이 깨진 지는 오래다.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생기는 소음성 난청과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돌발성 난청까지. 아무리 젊어도 난청을 피해 갈 순 없다. 소리이비인후과 이호기 원장은 “소음 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난청은 나이를 불문하고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며 “특히 소음성 난청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설마 나도 난청? 난청 자가 테스트>
1. 주변이 시끄러울 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게 어렵다.
2.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가 중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
3. 텔레비전 소리가 크다고 주위에서 불평한 적이 있다.
4.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혼란스럽다.
5. 여자나 어린아이의 말을 더 못 알아듣는다.
6. 전화로 상대방과 이야기하기 어렵다.
7. 상대방에게 다시 이야기해달라고 자주 부탁한다.
8. 상대방의 말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9. 이명(귀 울림)이 들린다.
위의 증상 중 3가지 이상이 해당하면 난청일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스마트폰에 지친 귀, 휴식이 필요해!
이호기 원장은 “청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회복할 방법은 없지만 귀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꼭 기억해 되살릴 수 없는 청각 세포를 보호하자.
1. 볼륨을 줄여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전체 볼륨의 50~60% 이상 크게 듣지 말아야 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2. 스피커는 멀리멀리!
노래방, 공연장, 클럽 등에 가서 스피커 바로 앞자리는 차지하지 말자.
3. 귀도 쉬어주자!
시끄러운 곳에서 오랫동안 놀 예정이라면 50분에 한 번씩은 조용한 곳에서 10분 정도 귀를 쉬게 해주자.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소리에 지친 귀도 쉴 시간이 필요하다.
4. 술 & 담배 STOP!
이호기 원장은 “술과 담배는 청각기관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5. 약도 가려먹자!
일부 항생제, 해열진통제 등은 청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귀에 이상이 있거나 청각기관이 약한 사람은 약을 먹기 전에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돌발성 난청은 응급상황!
소음성 난청은 예방해야 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재빨리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돌발성 난청이 생긴 지 1주일 이내에 병원을 찾는다면 70%는 회복된다. 하지만 2주 이상 된 환자는 치료율이 30%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돌발성 난청의 자가 진단법은 다음과 같다.
1.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면서 들리지 않는다.
2. 잠자기 전 청력과 아침에 일어난 후의 청력에 차이가 있다.
3. 전화를 양쪽 귀로 번갈아 통화할 때 양쪽 청력에 차이가 있다.
4. 귀가 울리고 소리가 갑자기 들리지 않는다.
이호기 원장은 “돌발성 난청을 치료하지 않으면 청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이호기 원장은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美 국립보건원 난청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했다. The Politzer Society 정회원, 대한이과학회 상임이사, 대한두개저외과학회 개원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