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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병클리닉] 고혈압 잡는 DASH 식사법 뭘까?

2012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풍성호 46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매일 먹는 음식으로 혈압을 내리는 일. 누구는 이것을 먹으라고 하고, 다른 누구는 저것이 좋다고 한다. 게다가 다들 말이 달라서 도대체 뭘 먹어야 할지 헷갈리기 일쑤다. 이런 골치아픈 일을 겪었다면 어디 혈압 내리는 공식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 공식이 여기 있다. 대시(DASH) 식사법이다. 배고픔을 참으라거나 한 번도 안 먹어본 음식을 억지로 먹으라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가? 고혈압 환자를 위한 대시 식사법을 소개한다.

DASH, 혈압 잡는 건강식사법

흔히 고혈압을 생활습관병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도는 생활습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생활습관을 바꾸면 혈압을 올리는 속도를 늦추고, 올라간 혈압을 낮출 수도 있다.

혈압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올바른 식사를 하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라면 짜게 먹지 마라, 고기를 많이 먹지 마라 등 기억나는 식사법이 더러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고혈압 식사법을 요목조목 정리한 식사법이 있다. 바로 대시(DASH, 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다.

대시 식사법이란 거창하지 않다. 혈압을 낮추는 음식은 골고루 충분히 먹고, 혈압을 높이는 음식은 최대한 줄여서 먹는 것이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대시 식사법에 따르면 채소, 과일, 저지방 유제품, 정제가 덜된 곡류, 저지방 가금류, 생선, 견과류는 골고루 많이 먹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줄여야 할 것은 붉은 육류, 설탕, 소금,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등이다.

줄일 건 줄이고 늘릴 건 늘려라!

먹을 건 더 먹고, 적게 먹을 것은 덜 먹는 식사법의 효과는 과연 어떨까? 1994년 미국에서는 총 412명에게 8주간 일반 미국인 식사,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식사, 과일^채소^저지방 유제품 섭취는 늘리고 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은 줄인 식사를 제공했다.

그랬더니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과일과 채소 등을 많이 먹고 지방, 포화지방 등을 줄였을 때 수축기와 확장기 혈압이 각각 최고 11.4mmHg, 5.5mmHg가 떨어졌다. 혈압이 정상인 경우도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5.5mmHg, 3mmHg 정도 내려갔다.

이것은 단순히 어떤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그리고 균형 있게 먹을 때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 식탁에서 대시 활용법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먹어야 대시 식사법대로 먹는 것일까? 박현아 교수는 “일단 밥은 현미와 잡곡 등 정제를 덜한 곡류를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양은 하루에 작은 공기로 3공기가 알맞다. 밥 대신 빵을 먹을 때도 통밀빵, 오곡식빵, 현미식빵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채소는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나오는 동그란 반찬 접시를 기준으로 하루 4~5접시는 먹어야 한다. 과일은 하루 귤 2~3개 정도의 양이나 작은 컵으로 2컵 정도만 먹으면 된다.

우유,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우유팩을 기준으로 한 팩이나 한 팩 반 정도는 먹어야 한다. 이때 가능하면 저지방 유제품을 고르자. 육류 역시 저지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루 생선 반 토막, 작은 탁구공 크기의 육류 6점 이하면 충분하다. 즉, 육류를 주식이 아닌 반찬의 한 가지처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현아 교수는 “견과류는 일주일에 작은 숟가락으로 4~5개 정도의 양만 먹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기름은 아주 적은 양만 먹어야 한다. 하루에 먹는 양이 차 숟가락으로 2~3개가 넘지 않도록 한다. 설탕도 일주일에 작은 숟가락으로 5개 이상은 먹지 않도록 한다.

한국식 대시로~혈압을 내리자!

앞의 식사법을 언뜻 읽어도 우리가 대시와는 전혀 다르게 하고 있는 식생활이 몇 가지 눈에 보일 것이다. 박현아 교수는 “먹어야 하는 과일양이 생각보다 적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간식이나 후식으로 과일을 먹을 때 보통 포도 한 송이, 바나나 한 개, 참외 한 개 정도씩 먹을 때가 많다. 과일을 간식 때마다 혹은 후식 때마다 이렇게 먹어서는 곤란하다.

박현아 교수는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과일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늘어나고, 혈당과 중성지방이 올라갈 수 있다.”며 “이것은 결국 혈압을 높이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과일은 한번 먹을 때 약간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만 먹자. 쉽게 말해 식당에서 후식으로 작은 접시에 주는 과일 양이 알맞다.

견과류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밝혔듯이 TV 볼 때마다 땅콩 한 봉지를 꺼내서 먹다가는 하루 만에 일주일 섭취량을 먹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한국인은 우유 같은 유제품 섭취에 인색한 경향이 있다. 우유를 소화하기 어려운 유당불내성 입맛이라면 요구르트라도 먹자. 요즘에는 요구르트 제조기를 이용하면 집에서도 쉽게 요구르트를 만들 수 있다. 가능하면 설탕은 넣지 않고 만드는 것이 좋다.

박현아 교수는 “대시 식사법 중 줄일 것에 소금도 포함되어 있다.”며 “국물은 남기고, 모든 음식은 싱겁게 간을 해야 함을 잊지 말자.”고 조언한다.

먹는 것 하나로 혈압 내리는 대시

대시 식사법의 가장 큰 장점은 체중 감량 없이도 혈압을 낮출 수 있는 것이다. 먹을 건 다 먹고도 혈압이 떨어지는 것이다. 또한 혈압뿐 아니라 이렇게 먹으면 전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박현아 교수는 “대시 식사법을 잘 지키면 고혈압 환자의 약물 치료 시기도 늦출 수 있다.”고 덧붙인다.

박현아 교수는 서울백병원에서 비만, 영양, 건강증진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대한가정의학회의 정회원, 보건의료연구원의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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