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문종환 건강칼럼니스트】
필자는 그동안 병원의 암 치료 성과에 대해서 회의적인 내용을 많이 지적해 왔다. 통상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수술 정도만 권유를 하는 편이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는 자제해 줄 것을 권유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그 가족의 암 치료법의 선택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도 관여를 할 수 없으며, 또 관여를 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의료진도 포함해서다.?
그 이유는 암에 있어서만은 표준적 치료법이 없고 환자와 가족의 선택에 따라 그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똑같은 방법을 썼는데도 어느 경우는 좋게, 또 다른 경우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며칠 전 경남 양산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시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아 가족이 비상에 걸린 상황이었다. 그런데 암 진단을 받은 시아버지의 의지가 너무 강해 누구도 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의지는 병원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71세의 이 환자가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도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무슨 이유로 병원 치료를 거부하는 것일까?
누구든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일이기에 소개한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누구든 암 진단을 받으면 병원 치료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그 힘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 받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이 환자는 왜 병원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일까? 또한 그 용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필자는 이런 경우가 흔하지 않은 케이스였기에 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사실 이 분의 경우는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화학요법의 결과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고 미루어 짐작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암 환자들은 항암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음에도 항암제 치료를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병원치료만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 줄 유일한 끈으로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생각은 종종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되기도 한다.
암 치료의 핵심은 나를 바꾸는 것
필자는 그녀에게 시아버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암의 증상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소를 덧붙여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71세의 시아버지가 선택한 것은 삶의 질일 것이다. 고통스럽게 항암화학요법을 강행하느니 차라리 편하게 살다가 가겠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선택을 할 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말기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증이나 복수, 부종, 황달 등 암의 말기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생활패턴을 반드시 바꿔줘야 한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전달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아버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누구나 암 진단을 받으면? 그것의 유효성에 대해서는 한 번도 따져보지 않고 어떻게든 병원 치료를 받아보려는 속성이 강한데 시아버지의 경우 그 모든 병원 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결정은 존중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가족이 해야 할 역할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밥상을 바꿔주는 일이고, 그 다음은 가족의 사랑을 시아버지가 느낄 수 있도록 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자연요법인 채소생즙과 커피관장, 그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찜질요법을 비롯해 텃밭 가꾸기, 적절하게 활동하기, 충분히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여건 만들어 주기 등이 필요합니다. 암 치료에는 특별한 비방이 없습니다. 나를 바꾸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요. 부디 시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가려는 시도는 삼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병원 치료 시 득과 실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이야기를 마무리 했다. 이야기를 들은 그녀는 자세히는 잘 알지 못하지만 치료 방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감사의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암은 스스로 고쳐야 하는 병!
필자가 쓴 책이나 인터넷 상의 글을 읽고 전화가 걸려오는 일은 흔한 일이다. 그때마다 1시간 이상 전화기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어떤 특별한 비방이나 치료법을 소개해 줄 수는 없다. 특별한 비방을 바라고 전화를 한 환자는 실망할 수밖에 없다. 현대의학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필자의 말은 종종 생뚱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암이란 병은 의사가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암 환자 스스로 고쳐야 하는데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때 그 지침이 되어야 할 것은 나를 송두리째 바꾸자는 것이다.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라 할지라도 나를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밥상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 삶의 철학까지도 바꿔야 한다. 생활환경은 물론, 이웃까지 바꿔야 할지 모른다.
암 진단을 계기로 자신을 바꿔라
필자는 암 발생 시점을 터닝포인트(Turning point)에 비유하곤 한다.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때가 온 것이다. 그동안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면 암 진단을 계기로 자신을 바꾸면서 즐겁고 행복한 삶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된다는 말을 쉽게 하지만 실제로 그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내가 그 주인공이 되어보면 어떨까?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바꾸고, 내가 좋아하던 가수를 바꾸며, 내가 좋아하던 취미생활을 바꾸고, 나를 힘들게 했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지워나가는 지혜를 얻는다면 암, 결코 어려운 병이 아니다. 암 그 자체만을 가지고 씨름할 게 아니라 암을 만들어낸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야말로 가장 슬기롭게 암에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칼로, 혹은 유독성 약물로 암을 없애는 데만 몰두한다면 결코 암 치료에 성공할 수 없다. 암을 자연 소멸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자신밖에 없다. 의사란 암 치료에 있어서 응급처치만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내 안에 암이 존재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는 암이 스스로 소멸할 수 있도록 즐겁고 행복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 그것이 암 환자인 내가 해야 할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