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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건강] 하늘만이 아는 아들 낳는 비법

2005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7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경 기자】

【도움말 | 조안 산부인과 최안나 원장】

“첫아들을 낳은 아줌마의 속고쟁이를 입으면 아들을 낳는다, 술을 먹고 부부관계를 하면 딸을 낳는다, 제주 돌하루방의 코를 갈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 등등 아들 혹은 딸을 낳는 비법에 관한 미신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득남 클리닉의 처방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아들 낳는 비법까지… 아들 낳는 비법은 과연 있을까? 그 진실을 알아본다.

3대 독자 무녀독남 외아들과 결혼한 지 5년이 된 32세 주부 김모 씨의 요즘 최고의 관심사는 아들 낳는 비법이다. 아들 낳는 법에 대해 나와 있는 책도 벌써 몇 권이나 섭렵했고, 최근에는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한약방에서 지어온 한약도 먹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의 지금 심정은 아들만 다섯 명 낳았다는 아주머니의 속 고쟁이라도 훔쳐 입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그와 반대로 연년생으로 아들 형제를 둔 33세의 주부 한모 씨는 또 아들을 낳을까봐 셋째 아이를 낳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다고 한다.

아들을 바라는 사람에게 아들을 낳게 해주고, 딸을 바라는 사람에게 딸을 낳게 해주는 선택 임신 비법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아들과 딸 때문에 울고 웃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들과 딸을 원하는 대로 낳을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있을까?

아들 딸 가려 낳는 비법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아들 낳는 비법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선택 임신전문 사이트부터 시작해서 지식 검색에 올라온 수많은 아들 낳는 비법들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곳에 소개된 수많은 방법들의 정확도는 몇 퍼센트 정도일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홍보이사인 조안산부인과 최안나 원장은 “우리나라의 일부 산부인과나 한의원에서 알려주는 선택 임신의 성공률은 높으면 51%, 낮으면 49% 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실패할 확률도 50%로 아들과 딸을 낳을 확률은 50:50 입니다.” 라고 말한다.

최안나 원장은 하루에도 선택 임신법을 알려 달라는 여성들이 몇 명씩 있지만 그런 질문을 받을 때 만큼 난감할 때가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 임신법을 알고 싶은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득남 클리닉을 찾는다. 득남 클리닉에서 원하는 성별의 아이를 낳게 해준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근거는 미국의 생식 생리학자인 세틀즈 박사와 일본의 이데다쓰오 박사가 밝혀낸 X 정자와 Y 정자의 생리학적 특성 때문이다.

정자에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있는데, 난자와 X염색체의 정자가 결합하면 여자가 되고, Y염색체의 정자가 결합하면 남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들을 낳고 싶다면 Y염색체를 가진 정자의 특성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아들을 낳고 싶을 때에는 배란일이나 배란일 직전에 성교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배란일이 가까워지면 자궁 경관에서 강한 알칼리성 분비액이 많이 분비되어 질 안까지 흘러나와 질 안의 산성도를 약화시켜주기 때문이다.

Y 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산성도가 약화되고 알칼리성이 강해질수록 X정자보다 빠르고 힘차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딸을 낳고 싶을 때에는 배란일 2~3일 전에 성교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배란 2~3일 전의 질의 분비액의 상태는 산성에 가까워져 있으므로 산성에 약한 Y 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나팔관까지 가기 전에 거의 죽거나 약화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X 정자는 Y 정자보다 산성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므로 많은 수가 자궁까지 활력 있게 도달할 수 있다.

위의 이론에 근거하면 선택 임신의 확률이 조금 높아지지만 그 확률 역시 100%는 아니다.

남성의 정액에는 최대 수억 마리의 정자가 있다. 산성에 약하다고 해서 알칼리성의 환경을 만들어 줘도 나팔관까지 열심히 헤엄쳐 가서 난자를 만나는 정자가 반드시 Y 정자라는 법은 없다. 다만 확률을 조금 높여줄 뿐이지만 그 확률 역시 나에게 딱 맞을지는 오로지 삼신할미만이 아는 일이다.

득남클리닉은 없다!

최근 보도된 득남 클리닉의 실체에서 지방의 모 한의원에서 시중가 20~30만원 정도밖에 안 하는 임산부용 보약을 아들 낳는 묘약으로 알고 수백만 원을 주고 지어 먹었다는 젊은 부부의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약을 열심히 달여 먹으며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부부가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의학적으로 약물요법에 의해 태아가 결정된다고 보고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왠지 과학적인 것처럼 포장해 놓은 선택 임신 사이트의 선택 임신 비법들도 100% 확실하게 아들과 딸을 선택해서 임신하게 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아들 낳는 비법은 확실히 존재한다. 정자에서 Y 정자만을 골라 난자와 수정시켜 자궁에 착상시키는 체외 수정의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지만 위의 방법은 우리나라에서 명백한 불법이다.

최안나 원장은 “뿌리 깊은 남아 선호사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태아 성감별은 불법입니다. 이와 함께 Y 정자만을 골라 아들을 임신하는 방법 역시 불법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아들을 임신시켜주는 시술을 하는 병원은 우리나라에 한 곳도 없습니다. 여전히 남아 선호사상이 짙은 우리나라에 지금 이 방법을 합법화한다면 우리나라는 남자들로 넘쳐 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아들 혹은 딸을 낳는 비법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불임 전문의인 최안나 원장은 “아들 낳은 비법을 묻는 사람들은 그들이 지금 얼마나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무정자증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성 역시 수많은 이유로 불임을 판정받고 불임클리닉을 전전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아들 낳는 비법, 딸 낳는 비법이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그들은 단지 아이를 원할 뿐입니다. 아들이나 딸이 아닌 건강한 아이 말입니다.”

대박의 꿈을 꾸며 한 번쯤은 사보았을 로또 복권의 1등 당첨확률은 800만 분의 1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2억 개의 정자 중 한 개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될 확률은 그보다 20배도 더 넘는 2억 분의 1이다. 평생 로또 복권에 한 번도 당첨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에서 2억 분의 1의 확률을 조정하려 하는 것은 너무 무의미한 노력이 아닐까.

환경의 영향으로 기형아 출산이 늘어나는 지금, 건강한 아들이, 딸이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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