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지영아 기자】
【도움말 | 서울산업대학교 식품공학과 장판식 교수】
사람이 먹은 음식이 체내에 들어가서 제대로 양분이 섭취되고 몸에 도움이 되려면 우선 소화가 잘 돼야 한다. 음식물이 소화가 잘 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효소이다. 음식들이 몸 안에서 얼마나 최대한 효과를 내며 작용하는지는 효소에 달려있다. 산소만큼 중요한 생체 윤활유 효소, 과연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며 어떻게 섭취하면 좋은지 효소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효소란 생명체 내에서의 모든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촉진하는 ‘생체 촉매’이다. 즉, 우리 몸속에서의 소화작용은 기본이며, 외부 침입균에 대항하는 면역작용 및 치유작용 등을 비롯하여 노화방지 작용과 항암작용까지도 직접 관여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생명현상과 직결되며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식물, 미생물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생체 내에서 다양한 종류로 존재한다.
삶을 유지시켜 주는 물질 ‘효소’
효소는 체내 생물학·화학적 반응에서 촉매작용을 하는 특정 단백질로서 음식물의 소화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창시절 생물시간에 들어본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등은 다 이러한 효소를 말한다. 만약 우리에게 소화효소가 없다면 한 끼니 식사를 소화시키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서울산업대학교 식품공학과 장판식 교수는 “아직도 효소를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분의 흡수를 돕는 물질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이 효소가 없으면 삶이 불가능해집니다. 먹은 음식이 에너지가 되고 인체조직을 만들고 배설하는 모든 과정에 효소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작용을 하는 우리 몸의 효소는 현재 밝혀진 것만 해도 약 2,700여 종이다. 효소는 고유한 기능을 통해 질병방어, 간ㆍ신장 등의 기관기능 활성, 감염 부위의 치유, 뼈 강화, 혈액응고 방지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필수적인 작용을 하고 있다.
이렇게 효소의 종류가 많은 것은 효소마다 각각의 특색에 맞는 한가지 기능밖에 없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설탕 및 지방을 분해하고 소화하기 위해서는 22가지의 효소가 필요합니다.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입에서 시작하여 위장에서 소장으로 옮겨지는 단계를 거치는 데 이러한 각 단계마다 각각의 효소가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합니다. 예를 들면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는 탄수화물에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고 입에서 작용하는 효소는 위장에서는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라고 장 교수는 설명한다.
노인과 만성질환자 효소 결핍되기 쉬워
몸 속에서 분비되는 효소는 나이와 질병 등에 의해서 줄어들게 된다. 나이가 들면 흔히 소화가 잘 안 된다고들 하는데 이는 소화기관의 노화도 원인이지만 더 큰 이유는 사람의 타액에 들어있는 소화효소, 즉 아밀라제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장판식 교수는 그 이유가 “효소도 생명체를 이루는 중요한 구성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노화되면 활성이 점점 낮아지게 된다. 일례로 세포분열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하는 텔로머라제의 활성도 어릴 때보다 나이가 들게 되면 확연히 줄어든다고 한다. 그러므로 각종 소화효소들의 활성은 나이에 반비례한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가지!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정상인들보다 더 낮은 양의 효소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은 췌장액 중 지방을 저장하고 분해하는 데 쓰이는 리파아제 효소 함유량이 정상인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들은 줄어드는 효소를 공급받기 위해서 채소나 과일 섭취를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변비, 육류 및 가공식품의 섭취가 많은 사람, 다이어트로 식사를 제한하는 경우, 원인모를 부종이나 피로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음주, 흡연,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도 반드시 효소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채소ㆍ과일&발효식품에 효소 풍부
일반적으로 효소를 많이 함유한 식품으로는 우선 과일이 있으며 주로 단백질ㆍ전분 분해효소 등을 포함하고 있다. 효소가 들어있는 과일이나 채소는 신선할수록 효소의 활성이 높으며, 효소를 섭취하는 만큼 체내의 신진대사를 도울 수 있다.
따라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단백질ㆍ지방ㆍ전분분해 등의 소화활동 및 암 예방과 노화지연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식품에 열을 가하면 대부분의 효소 활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효소식품은 위생적으로 안전하게 처리하되 가능하면 가열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효소를 많이 포함한 과일로는 배, 포도, 파인애플 등이 있고 야채로는 색이 화려한 토마토, 당근 등이 좋다.
무순, 브로콜리순 등의 새싹채소에도 많은 종류의 효소를 발견할 수 있다. 사람, 동물, 미생물은 물론이고 식물의 경우에도 어린 싹이 성체로 되기 위해서는 대사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하므로 많은 종류의 활성 높은 효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새싹채소에는 활력이 높은 효소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발효식품 또한 효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좋은 식품이다. 발효과정 중에는 미생물이 자라면서 여러 성분들을 분해해 다양한 효소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장판식 교수는 “김치, 간장, 된장 등과 같은 전통발효식품의 경우 탄수화물ㆍ단백질ㆍ지방 분해효소 등이 풍부하게 생산됩니다. 청국장의 경우, 원재료인 콩 속에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는데, 거기에 나토라는 미생물을 넣어 발효시키면 혈전을 분해하는 효소까지도 생겨납니다.”라고 말한다.
따라서 발효식품 속에는 다양한 효소들의 활성이 높게 존재하므로 다른 식품들에 비해 강한 활성을 갖는 효소들이 있을 확률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소금은 효소에 치명적이므로 김치나 된장 등을 담글 때 조금 싱겁게 담그는 것이 좋다. 소금의 농도가 높으면 효소단백질이 변성되어 효소의 활성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도 적절한 농도의 소금이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짜게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효소를 많이 함유한 식품
▶ 배, 포도, 파인애플 등의 과일
▶ 토마토, 당근 등의 야채
▶ 무순, 브로콜리순 등의 새싹채소
▶ 김치, 간장 등의 발효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