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피옥희 기자】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순환기 내과 김병진 교수】
중년남성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고 단란했던 가정은 한 순간 무너져 내린다. 가을 겨울철만 되면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중년 남성의 돌연사! 과연 무방비 상태로 쓰러져야만 하는가? 아니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것인가? 천재지변과도 같은 중년 남성의 돌연사에 대해 알아본다.
여성보다 남성이 3배 이상 발생!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노환이나 질병, 사고 등으로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유독 가을, 겨울철만 되면 매스컴을 통해 중년남성의 돌연사를 종종 접할 수가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비교적 건강했던 중년남성들이 원인불명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중년의 적은 퇴직이 아니라 돌연사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도 모를 중년 남성의 돌연사. 그렇다면 왜 유독 남성에게서만 더 빈번히 발생하는 것일까?
돌연사는 말 그대로 갑자기, 돌연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죽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 죽는 것. 전혀 예측 불가능한 것이 바로 돌연사이다. 물론 대부분 심장질환에 의한 것이지만 뇌질환, 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방,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담배 등이 직·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에 의하면 “중년 남성의 돌연사 대다수가 심장질환에 의해서 발생된다.”고 말한다.
“돌연사의 원인은 너무나 광범위합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심장질환에 의해 발생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젊은층보단 중년에게, 여성보단 남성에게 더 많은 이유는, 중년남성이 돌연사의 위험요소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생활에 따른 스트레스나 술·담배로 인한 체력저하 등을 꼽을 수 있죠”
누구나 쉽게 지킬 수 있으면서도 결코 쉽지만은 돌연사 예방법. 물론 혈압과 당뇨, 콜레스테롤 등에 의한 위험요소도 있지만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예방수칙에 주목해보자.
예기치 않은 돌연사 미리미리 예방법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라
– 나를 알고 내 몸을 아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예방이다.
▶담배 보기를 돌같이 하라
– 담배는 동맥경화증을 악화시켜 돌연사의 주범이 된다.
▶ 비만으로부터 체중을 보호하라
– 과체중은 심장근육이 두터워져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굴레에서 벗어나라
– 과도한 스트레스는 혈압상승에 따른 심장질환을 불러온다.
▶적절한 식이섭취를 하라
– 염분을 줄이고 야채와 생선(1주일에 2번)을 섭취한다.
▶ 규칙적인 운동을 하라
– 심한 운동도 독이 되므로 매일 30분 이상 걷는다.
▶ 아스피린을 남용하지 말라
– 심장질환의 위험요소가 있다면 아스피린을 저용량 복용한다.
겨울철 더 빈번한 돌연심장사
비운의 중년남성들은 불행히도 심장질환의 위험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돌연사 중 80~90% 이상은 심장사이다. 그 중 심장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 피의 공급이 잘 되지 않는 관상동맥 질환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겨울철은 중년의 위기(?)와도 같은 계절이다. 안 그래도 위험군에 속해 있는데 심장질환이 잦은 겨울이다 보니 ‘돌연사의 사각지대’ 안에 갇힌 셈이다.
김병진 교수는 “돌연 심장사의 대부분은 허혈성 심질환에 속합니다. 허혈성이란 피의 공급이 부족한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혈액순환이 불안정해 심장에 충분한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갑자기 추워져도 혈관이 쉽게 수축돼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죠. 요즘처럼 실내외 온도차가 큰 계절에는 심장기능이나 검진으로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니까요.”라고 말한다.
혹시 나도? 돌연 심장사의 징조들
·운동이나 등산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해진다.
·음주 후 휴식을 취할 때 가슴에 통증이 시작된다.
·자꾸 명치끝이 답답해 체한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명치끝부터 등 뒤, 왼쪽 팔까지 아프다.
만일 돌연심장사의 징조들이 나타나면 맥박이 고르게 뛰고 있는지 체크하고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종종 중년 남성들이 가을·겨울철 마라톤대회에서 돌연사하곤 한다. 운동욕심이 과하거나 과시욕 때문에 무리한 풀코스 완주를 시도하는 데 자칫 중년의 무모한(?) 도전이 될 수 있으니 명심하시길. 또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운동하는 것은 ‘독’과 마찬가지니 절대 금물이다. 이와 함께 평상시 식생활 개선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돌연심장사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돌연 심장사 예방하는 올바른 식습관
·다양한 야채와 과일은 하루 5번 이상 먹어라.
·정제되지 않은 곡물, 콩류, 생선 등을 많이 섭취하라.
·우유는 무지방 혹은 저지방으로 마셔라.
·최소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등 푸른 생선을 먹어라. (고등어, 꽁치, 참치, 삼치, 다랑어, 양미리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오징어, 새우 등 빨간 고기류는 피하라.
· 포화지방산이 많은 패스트푸드, 커피크림, 케이크, 과자, 빵은 삼가라.
신속·정확한 심폐소생술이 생존의 관건!
돌연사의 치료는 곧 응급조치와 연결된다. 물론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남는 건 외양간뿐이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소를 되찾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돌연 심장 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어릴 적부터 배워오던 응급처치요령을 떠올려보라. 내 남편, 내 가족일 경우 대부분은 우왕좌왕하며 쇼크 상태에 빠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신만 바짝 차린다면 호랑이 굴에서 탈출할 수 있는 법. 지금부터 응급처지요령인 기초 심폐소생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참고로 기초 심폐소생술은 전문의가 아니어도 실시할 수 있다. 환자 발생 시 제세동기(치사 부정맥을 전기자극으로 제거하여 정상화시키는 기계)와 심폐소생술을 빨리하면 할수록 생존가능성이 높다. 치명적 부정맥이 생긴 1분 내 치료하면 소생 성공률 80% 이상이지만 10분이 지나면 10%로 이하로 떨어진다. 얼마나 신속·정확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누구나 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하는 요령
1. 환자의 반응 확인
돌연 심장 정지 환자 발생 시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구조팀(119)에 도움 요청
2. 기도확보
한 손으로 이마를 누른 뒤 다른 손으로 턱 뼈 부분을 들어올려 기도를 확보한다. (단, 목 손상이 없는 환자에게 실시)
3. 자발호흡 확인
기도확보 후 10초 이내 흉곽 움직임 확인 → 날숨소리와 코에서 공기의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 → 자발호흡이 없다면 구강 대 구강으로 인공호흡 실시(단, 입과 구조자의 입 사이에 공간이 없도록 주의) → 인공호흡 시 2초에 걸친 인공호흡 2차례 실시 후 환자의 호흡확인 → 자발호흡이 없어도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분당 10~12번(4~5초당 한 번)의 속도로 인공호흡 실시 → 자발호흡이 돌아온 경우 환자를 옆으로 뉘어 회복자세 → 30~60초 간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
4. 순환의 확인
숨을 쉬거나 기침, 움직임 등으로 혈액순환 확인
5. 흉부압박
압박과 인공호흡은 15 : 2 비율로 심장압박 횟수는 분당 100회의 속도로 실시.(단, 기도가 안전하게 확보되고 구조자가 2명일 경우 5:1의 비율로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