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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유리멘탈은 가라! ‘멘탈갑’으로 사는 법

2014년 10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100p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심리학칼럼니스트 박진영】

요즘 KBS 2TV ‘개그콘서트’의 ‘멘탈갑’ 코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멘탈갑 교주를 맡은 박성광은 어떠한 일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의 소유자다. 인터넷상에선 역설적으로 비꼬는 의미로도 사용되지만 멘탈갑은 보통 정신력이 튼튼해서 고난을 겪고도 잘 흔들리지도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멘탈갑’의 인기는 유리멘탈에서 벗어나 강한 정신력을 바라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한다. 멘탈갑 교주인 박성광에 이어 멘탈신 김기리까지 등장해 “멘탈이 약한 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외친다.

험난한 세상 속에서 보통 사람들은 강한 멘탈의 소유자를 부러워한다. 주변의 상황에 일희일비하는 소심한 성격은 세상살이가 쉽지 않아서다. 마음이 갈대처럼 약한 사람들은 강한 멘탈을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 고민에 빠지기 일쑤다. 유리멘탈을 멘탈갑으로 바꾸는 노하우는 뭘까?

PART 1. 왜 나는 유리멘탈일까?

유리멘탈은 학문 용어는 아니지만 보통 작은 일에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쉽게 좌절하고, 이를 극복하고 평정심을 되찾는 데 오래 걸리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성격 특성 중 신경증과 연관된다. 신경증이란 예민하거나 스트레스를 잘 받고 부정적 정서를 쉽게 느끼고 정서 기복이 큰 것이 특성이다.

보통 신경증이 높은 사람은 신경증이 낮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행하고 대인관계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고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대인관계에서 불안을 잘 느낀다. 유리멘탈은 좋지 않은 일을 겪은 후 이를 빨리 극복하고 원상태로 돌아오는 회복탄력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리학 일주일>(시공사 刊)을 쓴 심리학 칼럼니스트 박진영 심리학자는 “신경증이 낮거나 회복탄력성이 높으면 부정적 정서를 쉽게 느끼지 않고, 좋지 않은 일이 생겨 기분이 나빠져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며 “하루 종일 마음 상하는 일 생각만 하며 기분 나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즐거운 일도 하면서 긍정적 정서를 최대한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

PART 2. 멘탈을 강하게~ 튼튼하게~

강한 멘탈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 정서를 느낄 수 있는 힘이다. 만약 다른 사람들보다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잘 이겨내지 못하는 성격이라면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만한 일을 찾아다니는 데 남들보다 배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건강도 해치지 않고 대인관계도 원만하게 할 수 있다.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소소한 일로 행복한 하루를 보내라

친구들과 즐거운 수다 떨기, 맛있는 음식 먹기, 나만의 취미활동 만들기, 일기 쓰기 등도 효과적이다. 별것 아닌 작은 일들이지만 우리의 행복과 건강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운동도 기분 전환에 효과적이다. 가벼운 운동은 부정적 정서를 줄이고 앞으로의 스트레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박진영 심리학자는 “행복은 객관적 조건보다 하루하루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가 같은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소소한 방식, 소소한 즐거움 찾기, 양질의 관계 만들기 등과 같은 습관에서 온다.”며 “아무리 조건이 나아져도 삶의 방식이 변하지 않으면 행복은 오지 않는다. 후회되는 게 있다면 지금부터 하루하루 삶의 방식을 잘 만들어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2 타인의 시선에 주눅 들지 마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많고 많은 것 가운데 하필 나를 신경 쓸 가능성을 상당히 과대평가한다. 이를 ‘스팟라이트 효과’라고 부른다. 마치 내 머리 위에만 조명이 켜져 있어서 관객들이 모두 다 나를 쳐다볼 거라고 생각하는 흔한 착각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당신도 어제 버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슨 옷을 입고, 어떤 헤어스타일이었는지 기억나는가? 아마 생각나지 않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우스꽝스러운 짓을 해도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예상하는 것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은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할 뿐 실재하지 않는다.

평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쉽게 받는 이들이 있다. 내가 혹시 유달리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별거 아닌 행동에도 ‘지금 나 욕하는 거지?! 나를 해치려는 거 아닐까?’라며 과민반응하는 게 아닌지, 남들이 아닌 나의 예민함이 문제는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일방통행으로 퍼주지 마라

나를 사랑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없는 경우 스스로 가치 있는 존재라는 느낌을 잘 못 받고 인정 투쟁을 심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지나치게 주기만 한다면 곤란하다. 모든 관계는 정서적인 교류이든 물질적인 교류이든 균형이 맞아야 한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등 균형이 맞지 않으면 지치고 서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혼자 너무 앞서가거나 지나치게 애쓰지 말아야 한다.

만약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균형이 맞는데도 서운하다면 그건 내가 가진 기대치의 문제다. 인간관계에서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해선 곤란하다. 상대방이 눈만 마주쳐도 내 생각을 읽어야 한다는 비현실적인 기대는 버릴 필요가 있다.

4 과거의 노예가 되지 마라

나이 들수록 20대, 30대에 허송세월을 했다는 후회에 빠지게 된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도 생긴다. 과거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어떻게 했더라면 훨씬 나았을 텐데.’라는 말은 어디까지나 가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정말 좋았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박진영 심리학자는 “외모, 학력, 재력, 결혼 유무 등 삶의 객관적 조건이 사람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후회라면 하지 않는 게 좋다. 바뀐다 해도 행복도가 크게 달라지진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저명한 심리학자 카네만에 의하면 삶의 그 어떤 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어떤 삶을 부러워하는 것 역시 그 삶을 세세하게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뿐 나름의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소득 상위 10% 부자와 하위 10%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행복은 차이가 나지만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연구도 많다.

소득이 너무 높은 사람들은 되레 일반인들보다 행복도가 낮은 현상도 나타난다. 복권 당첨 전후의 행복도도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 행복도가 높아졌다가 다시 줄어든다. 사람은 금세 적응하기 때문인 데다 뒤바뀐 삶의 환경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론은 다른 인생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5 결과보다 과정에서 의미를 찾아라

직장에서 미친 듯 일했는데 일한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승진도 뒤처지면 견딜 수 없이 힘들어진다. 열심히 살았는데 결과가 늘 보잘 것 없으면 유리멘탈이 깨지는 듯한 불안감에 빠진다.

자존감은 내 객관적인 조건이나 스펙과 상관없이 ‘그래도 난 이런 내가 좋아.’ 같은 주관적인 느낌이다. 아무리 잘났어도 자기 자신이 싫은 사람도 많고 별거 없어도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박진영 심리학자는 “완벽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자신을 너무 몰아붙여선 안 된다.”며 “‘삶의 목표들을 전부 완벽하게 달성하지 못하면 나는 루저다.’와 같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일의 과정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찾으며 어느 정도 타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6 타인보다 나의 시선을 중요시하라

자존감을 느끼는 기준이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있다면 당신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영원히 멘탈갑이 되긴 어려울 수 있다. 예술성이 풍부한 사람이 되는 것, 탐구심이 많은 사람이 되는 것 등 나만의 기준이 아니라 오로지 외모, 돈 같이 타인의 인정이 필요한 영역에만 자신의 가치를 전부 걸어선 안 된다. 타인의 시선에 일희일비하면 건강한 자존감을 얻지 못할 수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 내적 가치에 비중을 둬야 한다.

박진영 심리학자는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자기통제, 사회성, 신뢰, 행복, 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했으며 심리학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http://jinpark.egloos.com)’ 운영. <심리학 일주일>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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