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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의 건강비결] 뇌졸중 최고 명의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 김종성 소장

2014년 09월 건강다이제스트 영글호 10p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기자】

“뇌졸중의 특효약은 원시인처럼 사는 것입니다”

“뇌에 좋다는 음식이 수십 가지나 돼요. 다 거짓말입니다. 특별히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어요. 고지혈증을 진단받고 중성지방이 아주 높다면 오메가-3가 도움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돼요. 비타민을 먹는 것도 손해입니다.”?

뇌졸중 분야 명의로 손꼽히는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 김종성 소장(58세)은 “뇌졸중 특효약은 세상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건강식품을 맹신하는 요즘의 세태를 거스르는 말이다. 그는 ?“야채든 육류든 가리지 말고 골고루 먹어 영양소를 섭취하면 된다.”며 “음식이 보약”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원시인 생활습관 닮으면 뇌졸중 안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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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소장은 “뇌졸중이 세계적으로 큰 문제이지만 호주나 아프리카 밀림 속에 사는 원주민들은 뇌졸중을 아예 모르고 산다.”며 “뇌졸중의 특효약은 원시인처럼 사는 것”이라고 첫 말문을 열었다. 원시인의 생활습관을 닮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일까??

“혈관질환은 잘못된 생활 때문에 오는 생활습관병입니다. 비만을 겪는 원시인은 없어요. 먹을 것을 찾아다녀야 하니 하루 종일 유산소운동인 달리기를 하지요. 고기와 풀을 적당히 골고루 섞어 먹고, 저녁때는 불을 피워놓고 부족이 둥그렇게 앉아 둥둥둥 북을 쳐요. 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를 풀지요. 현대인의 노래방 같은 거죠. 담배나 술도 안 하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니 뇌졸중에 걸릴 일이 없어요.”?

지난 7월 23일 오후, 장맛비를 헤치고 서울아산병원 동관에 있는 김종성 소장의 연구실에 들어섰다. 온갖 의학논문과 연구서들이 뒤섞여 자료 찾기도 어려울 것 같은 복잡한 공간에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흘러나왔다. 명의로 손꼽히는 의사가 진열장도 없이 자료더미 속에서 연구에 골몰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진료와 연구를 하고 외국학회에 초청 강연을 다니느라 늘 바쁜 그의 건강 비결은 수영에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수영을 좋아해서 꾸준히 해왔다”며 “아산병원에 수영장이 생긴 후 한 10여 년 전부터 매일 오전 6시부터 한 시간씩 한다. 습관이 들어 수영을 안 하면 온몸이 뻐근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오전 6시 출근해 오후 9시 퇴근하는 ‘워커홀릭’인 그는 “헬스클럽에서 뛰는 것은 지루한데 수영은 재미있다.”며 웃었다.?

뇌졸중 노이로제에 빠지지 마라 ??

뇌졸중은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거나 혈관이 파열되는 질환이다. 김종성 소장은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에는 유산소운동이 좋다.”고 권했다.?

“30분이나 1시간가량 너무 심하지 않게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 성인병 예방에 좋아요. 수영이나 자전거타기가 좋아요. 무릎에 문제가 있거나 연령대가 높으면 빨리 걷기를 추천합니다.”

뇌졸중은 CT나 MRI로, 혈관은 CTA나 MRA 검사를 한다. 그런데 중년기가 되면 뇌를 찍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걸린 이들이 있다. 하지만 평소 우리 생활에서 뇌졸중을 막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고지혈증과 비만이 있고 담배를 피운다면 절반은 뇌졸중 환자나 마찬가지다. 혈관이 이미 많이 망가진 상태라는 의미다.?

실제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많이 먹는 남자들은 아예 병원에 오지도 않는다. 고혈압·당뇨 환자인데 흡연도 하고 나이도 60대이면 한 번쯤은 뇌를 찍어도 되지만 평소 건강하고 위험인자가 없다면 굳이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뇌졸중의 한 종류로 혈관에 꽈리가 뻥 터지는 병이 있는데 그 꽈리는 가족력이 있다. 꽈리가 뻥 터져서 뇌출혈이 생긴 가족이 있으면 한 번쯤은 찍어볼 수도 있지만 건강한 사람들은 뇌를 찍을 필요가 전혀 없다. 한쪽은 뇌졸중 노이로제고, 다른 한쪽은 너무 질병을 등한시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뇌졸중 사망률은 줄었지만 발생률은 줄지 않은 나라다. 김종성 소장은 “치료기술이 발달해 신경과에 오는 환자의 사망률은 채 5%도 안 되는데 발생률은 줄지 않고 있다.”며 “국가가 나서서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기 ▶운동하기 ▶흡연 안 하기 ▶취미생활 즐기기 등 건전한 생활습관을 들이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많을수록 자신을 보살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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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소장은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푸는 스타일이다. 짧은 시간에 환자를 집중적으로 봐야 하는 진료환경이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다. 그는 “학술연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남아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스트레스로 번아웃이 될 때까지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에 바쁜 일정을 잘 넘기고 있단다. 보통 일 년에 10회 이상 외국 학회를 다닌다는 그는 시간 날 때마다 현지 유적지를 돌며 문화를 체험한다. 그렇게 나온 책이 <뇌과학 여행자>다.?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들에게 자기 일에서 벗어나 하루 한 시간이라도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하면서 사람을 사귀라고 하죠. 그러면 돈도, 시간도 없다고 해요. 헬스클럽에 갈 돈이 없으면 학교 운동장에 나가면 되고, 시간이 없으면 기상시간을 조금 앞당기면 돼요. 자기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는 아산생명과학연구소 뇌신경연구과장을 거쳐 현재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로 있으면서 30년 가까이 ‘뇌’ 분야를 연구해왔다. 2002년 대한의사협회 ‘노벨의학상에 가장 근접해 있는 한국인’으로 꼽혔고 2003년 한국의 노벨의학상으로 불리는 ‘분쉬의학상’도 받았다. 학술논문도 수백 편을 냈고 뇌신경과학 교과서 <뇌혈관 동맥경화>뿐 아니라 <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 <춤추는 뇌> <신경과 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 등 일반인들이 뇌의학에 대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인문학 책도 여러 권 내놨다. ?

누구보다 바쁜 신경과 의사가 어떻게 인문학에 빠졌을까? 그는 “10년 정도 논문만 썼더니 사람이 이상해지더라.”며 웃었다. 일상의 대부분을 환자를 보고 논문을 쓰는 의학자로, 지나치게 전두엽(지성의 뇌)만 사용하며 살아온 것 같아 변연계(감정의 뇌)를 함께 자극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의학만 파고들다가 밸런스를 잡은 것 같았다.”며 “책을 쓰려면 영화도 보고 다른 책도 읽어야 하니 논문을 쓸 시간은 줄었을지 몰라도 시너지가 나더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고 다른 길, 다른 취미를 갖고 있어야 뇌의 밸런스가 잡혀서 스트레스도 덜하고 뇌졸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TIP. 김종성 교수가 말하는 ‘뇌졸중 예방 수칙’

1. 뇌졸중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라

혈압, 당뇨, 흡연, 과음 등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를 잘 관리해야 한다.?

2. 5대 생활수칙을 잊지 마라

싱겁게 먹기,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음식을 골고루 잘 먹기, 정상체중 유지하기, 음주·흡연 하지 말기 등 5대 수칙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한다. ?

3. 스트레스 해소에 힘써라

우울증이나 분노도 여러 가지 기전으로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이 필요하다. 운동이 가장 좋다. 운동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돼 기분이 상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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