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지식만 가지고 있다고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법정 스님은 “지식이 인격과 단절될 때 그 사람은 사이비요, 위선자”라고 했다. 꼭 법정 스님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지덕체를 겸비한 사람을 진정한 선비로 여겼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자기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고 열성적으로 학생들에게 그가 가진 지식을 나누어주는 사람이 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선비, 조선대학교 생명공학과 양영기 교수(60세)의 얘기다. 그가 건강다이제스트 독자에게 전하는 몸과 마음이 즐거워지는 건강 실천법에 귀 기울여 보자.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익숙하지 않은 게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그러나 항상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의 말을 자주 사용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여 기쁨의 미소가 얼굴에서 멈추지 않는 사람이 있다. 마음이 즐겁기 때문이다. 쾌소快笑, 쾌면快眠, 쾌식快食, 쾌동快動, 쾌변快便 등 이른바 건강 5쾌의 법칙을 만들어 실천하는 조선대학교 생명공학과 양영기 교수가 그 주인공.
새벽 어둠을 걷어내고 그가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생수 한 컵을 마시는 것. 그리고 매일같이 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여해 하루하루 삶의 활력을 얻는다. 과일, 채소류, 생선·해조류를 선호하는 양 교수는 항상 소식하고, 녹차 외에 커피나 음료수 등은 일절 마시지 않는다. 그뿐인가, 아파트 15층의 계단을 매일 1~2회 걸어서 오르내리기를 시작한 지도 10여 년이 된다.
그는 걷기 마니아다. “주위에서는 무릎에 무리가 된다고 말리지만 오히려 저는 아무런 문제도, 불편도 못 느낍니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새벽기도로 마음을 가다듬고 물과 운동을 통해 체력을 가다듬는 것으로 시작한 하루는 헬스장에 가서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으로 종결된다. 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이러한 것들을 실천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가 정신 및 운동건강법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것은 아니었다.
유난히 왜소했던 유년시절
건강과 거리가 멀었던 유년시절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는 양영기 교수. 초등학교 땐 한 살 아래였던 조카에게 덩치와 힘에서 밀리는 것이 싫었고, 중학교 때는 작은 키와 왜소한 체구로 항상 앞자리는 그의 차지라는 것이 싫었다.
군 입대 후, 폐결핵을 앓았던 고교 때 친구가 죽었고, 위궤양을 앓으셨던 부친의 갑작스러운 죽음 역시 그에게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었지만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건강의 중요성에 눈뜬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물 건강- 하루 3ℓ 물 마시기!
아버지의 영향 탓이었을까? 본인 역시 위가 좋지 않았다. 군 생활 중 시작한 새벽에 물 마시는 습관은 제대 후에도 이어졌고, 그것은 위장병을 낫게 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그때부터 양 교수는 물 마시기를 좀 더 계획적으로 철저하게 실천하기 시작했다. 여행이나 출장, 어디를 가더라도 동행한 생수병으로 그는 물 마시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새벽 공복에 물을 마시면 자면서 소실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고, 뇌졸중이나 심장발작을 예방하고, 통변이 잘돼 변비를 예방할 수 있어요. 어디 그뿐입니까? 위가 세척되어 식욕이 향상되죠, 권태감이나 불안, 초조감도 제거됩니다. 이렇게 좋은 데 안 마실 수 있나요.”
*하루 3ℓ의 물(중간에 마시는 녹차는 제외)을 마시는 양 교수는 300㎖를 기준으로 새벽(5?6시)에 2컵, 오전(9시?11시) 3컵, 오후(2?4시) 3컵, 밤(9?10시) 2컵 등 총 10컵을 하루에 소비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을 했을 시 1?2컵이 더 늘어난다.
*물 마시기에도 요령이 있다고 하는데, 양영기 교수의 물 마시기 노하우를 공개한다.
♠식전 최소 30분 또는 1시간 전, 식후 1시간 후 물을 마신다.(식후 바로 마시는 물은 위를 확장하고 소화액을 희석하여 소화를 방해할 뿐 아니라 건강에 좋지 않다.)
♠가급적 생수로 마시되 이따금 끓인 물을 마실 때는 되도록 식혀서 마신다.
♠물이 찰수록 물맛이 좋다. 10?15℃가 마시기에 가장 적합한 수온이므로 냉장 보관된 물이나 정수기 물을 마신다.
♠물은 한 번에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 차례 나눠 마신다.
운동건강 – 나는 걷기 마니아!
“걸을 때는 가급적 속보하세요. 그리고 매일 만 보 이상을 걸어야 효과가 커요.”라며 걷기 운동의 효과를 설명하는 걷기 마니아 양 교수. 걷는 것만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개선되고, 혈관의 면역기능이 향상되며 폐와 심장의 기능이 좋아진다. 요즘 운동을 하다 오히려 건강에 해를 입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럴 때 발목, 무릎, 허리에 무리한 충격과 통증을 주지 않는 걷기 운동 만한 것이 없다고.
양 교수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장거리 도보(중학교 왕복 4km, 고교 왕복 12km)로 학교를 다녔기 때문인지 걷는 것이 습관이라고 한다. 불과 2년 전까지 매일 새벽에 4~5km를 운동장에서 걸었다고. 현재는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으로 주 4~5회 50분간 5.5km를 걷는다. 학교 내에서 이동할 때도 걷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또 집에서 가까운 2~3km의 거리는 가급적 걸어서 이동하고 차량 주차시 먼 곳에 주차하여 걷는 등 걷는 것이 일상이 됐다.
“제가 걷는 것은 타고났나 봐요.”라며 우스갯소리를 건네는 그는 걷는 것이 만병통치약이자 장수의 비결이라고 믿는다. 오늘도 출근길 아파트 15층의 계단을 내려왔을 그는 또 15층의 아파트 계단을 걸어 오를 것이다. walkerholic, 양영기 교수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