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순천향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욱 교수】
털털한 성격의 대명사, 마당발, 인맥관리의 귀재라고 소문난 방송인 박경림 씨. 다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녀의 걸걸하고 쉰 목소리까지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부분 쉰 목소리를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일교차가 커진 환절기, 목 관리에 방심했다가는 시나브로 박경림 씨의 목소리로 바뀐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물론 박경림 씨처럼 끝내주는 성격을 가졌다면 목소리의 약점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환절기 목을 보호하는 방법을 꼭 기억하시라!
회사원 A씨. 그녀 주변의 사람들은 A의 목소리로 환절기가 시작됐음을 안다. 환절기만 되면 그녀의 안에 특수음향 장비라도 들어있는 냥 표현하기 힘든 이상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환절기에 더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그 이유는 잘 알지 못한다. 특히 환절기에는 목감기나 쉰 목소리 등 목에 대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럴까?
환절기에 목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
급격한 일교차로 인한 기온차이는 낮과 밤의 습도차이를 유발하므로 발성 기관인 후두 및 성대에 무리를 준다.
또한, 환절기엔 면역 능력이 반감된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동욱 교수는 “체력소모가 많은 여름철에는 체온의 지나친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물질대사를 촉진하는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량을 줄여 신체 내에서의 열 생산을 억제합니다. 그러나 환절기에 접어들어 일교차가 커지게 되면 여름철에 알맞게 설정된 신체 시스템을 일교차에 알맞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는 환절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쉽게 피로해질 뿐 아니라 면역 저항능력도 떨어져 과로하게 될 경우 각종 질병이 악화되거나 감기 등 크고 작은 질병에 자주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확실한 목 보호술, 다 나와 봐!
♠가습기 사용: 환절기 건조한 실내에서 가습기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단, 세균번식을 막기 위해서 매일 깨끗한 물로 씻어 말린 후 사용한다.
♠금연: 흡연 자체는 후두질환의 원인과 재발의 원인이 된다. 담배연기는 성대 점막을 직접적으로 상하게 하므로 흡연자뿐 아니라 간접 흡연자에게도 좋지 않다.
♠충분한 휴식: 몸이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이러스가 침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당한 운동: 평소 적당하게 몸을 움직여 면역력과 저항력을 키운다.
♠청결유지: 감기 바이러스는 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을 잘 씻는다. 집안의 곰팡이나 먼지는 바이러스의 서식지다. 청소를 깨끗이 해 청결을 유지한다.
♠규칙적인 양치질: 목 점막에 붙어있는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양치질이나 가글을 하여 구강 청결에 힘쓴다.
♠물 마시기: 목감기는 목 점막이 건조할 때 더 잘 일어난다.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평소 물을 자주 마시되 기침을 할 때는 물을 마셔서 가래를 묽게 만드는 것이 좋다. 하루 2ℓ 이상의 물 섭취는 가장 적은 비용으로 목뿐만 아니라 몸의 구석구석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카페인 섭취 줄이기: 카페인은 성대의 점액분비를 억제하여 성대를 마르게 하므로 성대가 쉽게 피로해진다. 따라서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은 가급적 자제한다.
헉~ 목 관리를 위한 예방법이 너무 많아 실천하기 어렵다고?
그렇다면 아래에 제시된 5가지 사항만이라도 지켜보자.
▲지나친 흡연과 음주는 피할 것 ▲혼탁한 공기나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대화를 많이 하지 말 것 ▲무리한 기침이나 습관성 헛기침을 하지 말 것 ▲남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일을 피할 것 ▲힘을 주어 배변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일을 하지 말 것(성대는 신체의 피로한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힘을 주어 배변하게 될 때 저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성대에 자극을 준다.)
덧붙여, 감기에 걸렸을 경우 이를 쫓으려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뻘뻘 흘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인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도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발한작용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비타민 C를 보충하기 위해 섭취하는 비타민 C 정제나 과립 등을 과용할 경우 설사나 요로결석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섭취한다.
환절기에는 애성(쉰 목소리), 발성장애(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 발열, 근육통, 두통, 기침, 인후통, 목의 이물감, 호흡곤란, 연하통(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을 호소하는 것) 등 다양한 증세가 나타난다. ‘환절기가 지나가면 저절로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
김동욱 교수는 “증세가 3주 이상 가거나 목이 한 달 이상 쉬고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거나 고열, 혹은 누런 콧물이 나올 경우 등은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말 그대로 ‘감기’일 뿐이라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증상이 심할 경우 합병증으로 기관지염이나 폐렴, 축농증, 중이염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 이상 계속되는 감기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목소리도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꼭 환절기가 아니더라도 평상시 꾸준한 목 관리를 통해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