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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기적의 마법인가, 성스러운 독배인가’ 위절제술 긴급진단

2007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추억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 이우용 교수】

굳이 다큐멘터리 영화 ‘슈퍼사이즈 미’를 운운하지 않아도 패스트푸드 음식이 인체에, 특히 비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길들여진 바르지 못한 식생활습관으로 인해 여기저기에서들 “살을 빼야겠다.”라는 얘기가 오간다. 지당하신 말씀들이다. 그러나 어떻게 살을 뺄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자고 일어나면 살이 쏙 빠져 있는’ 기분 좋은 상상은 결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말 그대로 상상일 뿐이다.

각종 다이어트 방법에서부터 지방흡입술, 운동, 소식 등 모든 것이 체중감량을 위해 동원된다. 심지어 위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등장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과연 문제는 없는 것일까?

위절제술이 가능한 경우

비만자들에게 위절제술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위절제술은 손쉽게, 또 누구나 원한다고 다 시행하는 수술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위절제술은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도 비만인 사람들 가운데 BMI지수가 35kg/㎡이상 40kg/㎡ 이하이면서 식이요법에 실패한 경우 적용할 수 있다. 두 가지 기본적인 사항이 충족된 후, 대상자가 ▲정신의학적으로 안정적인지 ▲수술방법과 수술 후 합병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수술 후 식이습관과 생활변화에 적응이 가능한지 ▲체중감량의 의지가 확고한지 등 3가지 부수적인 사항이 충족된 사람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쉽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신중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인제대학교상계백병원 외과 이우용 교수는 “위절제술은 고도비만환자들의 마지막 보루로써 신중하게 생각하고 선택해야 한다.”며 “보통 고도비만으로 인해 본인이 가진 당뇨, 혈압 등 내과질환이 문제가 되어 건강이 위협받을 때 시행한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체질량지수, 즉 BMI라고 하는데 BMI가 35kg/㎡이상인 사람을 고도비만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고도비만자들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다. 서양에 비해 고도비만율이 낮은 것도 한몫 하겠지만 이들이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 혹은 못 나온다는 현실 때문이라는 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절제술, 어떻게 이루어지나?

위암환자와 고도비만자의 위절제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만자를 위한 위절제술은 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복강경수술로 위를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전신 마취한 후, 위의 일부를 스탬플러와 같은 기구 등을 이용해 찍거나 봉합하여 크기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반면, 위암 환자에게는 위뿐만 아니라 위 주위의 임파선 및 혈관을 결찰하는 근본치료로서의 위절제술을 시행한다.

위의 일부를 절제해 섭취량을 제한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위의 일부만 잘라 흡수장애가 없게끔 하는 것과 ▲위의 일부를 자르고 흡수장애를 만들기 위해 순차적으로 내려가는 길을 바꾸는 방법 등이 있는데 현재 많이 시행하는 것은 루앙와이 위 우회술이다.

수술 후, 체중감량 위한 관리 없으면 ‘독배’

위절제술을 받게 되면 우선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이 체중감소 현상이다. 체중이 감소되면서 저절로 제 2형 당뇨, 천식, 고혈압,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 등 비만해서 오기 쉬웠던 내과적 문제가 해결되거나 호전된다.

또한 심리적인 만족감으로 인하여 자신감이 회복되고 우울증 등의 증세도 개선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술 받은 사람이 살을 빼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꾸준히 실천되었을 경우가 전제조건이다.

이 교수는 “수술의 기대치를 너무 과도하게 갖지 말고, 본인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수술 후 이전의 잘못된 식생활습관을 고치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수술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만큼 수술 후의 관리가 관건인 셈이다.

또 하나! 위절제술로 건강과 자신감, 날씬함을 얻었다 할지라도 수술 후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미리미리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장 유착으로 인한 소장폐쇄증으로 장이 막힐 수 있고, 수술 부위의 상처감염, 위를 절제할 때 문합한 부위(위장과 소장을 이은 부위, 또는 소장과 소장을 이은 부위)가 잘 아물지 않으면 장액이나 위액이 흘러나와 간 등 타 내장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문합 부위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문합 부위가 협착되어 좁아지면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못해 소화장애, 흡수장애가 올 경우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인위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은 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 중 하나다. 내시경으로는 남아있는 잔위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위절제술을 한 번 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약 2만 달러라고 한다. 우리 돈으로 2천만 원 정도에 달하는 금액이다. 수술로 자신의 비만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수술 후 특별한 문제점이 많지는 않더라도 수술을 맹신하고 운동 및 식이조절을 게을리 하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결국, 위절제술이라는 선택은 쉬울지 몰라도 수술 후 체중감량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실행하는 것은 생각처럼 녹녹하지 않다. 수술 후 이러한 노력과 실천이 없다면 체중감량의 꿈은 도로아미타불, 영원한 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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