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정소현 기자】
가을물 제대로 오른 머루, 사과, 모과, 국화, 오미자를 이용하여 집에서 술을 빚어보자. 잘 숙성시켜 두었다가 한겨울 입안 가득히 가을을 느껴보는 것도 멋진 일이다.
술 빚는 법은 간단하다. 각 재료를 준비한 다음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을 준비한 재료와 함께 술독에 넣고 소주를 부어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면 이제 마시는 일만 남았다.
이왕이면 고풍스럽게 전통주를 담그는 방식으로 빚으면 좋겠지만 일반 가정에서 전통주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
한국전통주연구소 김동식 씨는 “집에서 전통주를 빚는 것은 손이 많이 갑니다. 전통주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는 한, 전통주를 빚을 때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어야 할 재료들인 고두밥, 독, 누룩, 시루 등을 준비하는 것도 어렵죠.”라며 집에서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에 그만의 비법을 살짝 공개한다.
☞술 담그기 전 체크하세요!
♠일반소주보다는 내린소주가 좋아~
집에서 술을 담글 때 일반 소주를 사다가 담그는 게 일반적인데, 김동식 씨는 내린소주를 권한다. 40℃되는 내린소주는 일반소주와 달리 조미료나 감미료 등이 첨가되지 않은 소주로 이를 이용해 술을 담그면 재료 본연의 향과 맛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린소주는 전통주 판매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설탕 대신 꿀을~
설탕 자체가 발효를 돕기는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설탕보다는 꿀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고 가급적 본 재료로만 담그는 것이 좋다.
♠맛있는 술은 6개월 숙성된 술!
집에서 담근 술을 가장 맛있을 때 먹으려면 빚은 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난 술이 약효와 효능이 뛰어나고 맛 또한 가장 좋을 때다. 따라서 건강을 생각하고 마시려면 오랜 시간 숙성된 술이 좋은 술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까만 항암술 머루주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자연을 벗삼고 머루 따먹으며 살고 싶지만 실천하기는 힘든 일. 머루주로 그 아쉬움을 달래보자. 머루는 포도와 비슷한 성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머루는 포도에 비해 항암효과가 10배 정도 뛰어나다고 한다. 혈액순환 향상, 관절염의 통증완화 및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재료〕머루, 소주,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 약간.
1. 잘 익은 머루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용기에 넣은 후 2~3배 분량의 소주를 붓고 용기를 밀봉한다.
(tip: 덩굴째 담그는 것도 좋지만 한 알씩 씻어서 담그는 것이 청결상 더 좋다.) 설탕이나 꿀은 기호에 따라 머루를 용기에 넣을 때 함께 넣는다.
2. 6개월 정도 지나면 밑에 가라앉은 열매는 걸러내고 주둥이가 좁은 술병에 옮겨 담는다.
새콤달콤 피로회복제 사과주
새콤달콤한 사과에 들어있는 펙틴 등의 성분은 발암억제 효과가 있고 사과의 유기산은 소화 흡수를 도와 변비에도 좋고 피로회복, 감기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재료〕사과, 소주,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 약간.
1.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사과를 4쪽 또는 8쪽으로 잘라서 용기에 담고 2~3배 분량의 소주를 붓고 용기를 밀봉한다.
(tip: 잘 익은 사과보다는 익기 직전의 사과를 준비해야 깊은 맛을 얻을 수 있다.) 2. 3개월 정도 지나면 열매는 걸러내고 주둥이가 좁은 술병에 옮겨 담는다.
기침, 복통에 좋은 술 모과주
울퉁불퉁 못생겼다고 천대받는 모과. 하지만 술로 담가서 마시면 그 달콤한 향과 맛이 일품이다. 모과는 소화를 촉진하고 기침과 관절염, 갈증해소, 피로회복, 설사와 복통에 좋다.
〔재료〕모과, 소주,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 약간.
1. 잘 익은 모과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가로세로로 보기 좋게 잘라서 용기에 담고 2~3배 분량의 소주를 붓고 용기를 밀봉한다.
(tip: 모과주는 껍질이 얇고 향이 달콤한 참모과로 담가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2. 3~6개월 지나면 열매는 걸러내고 주둥이가 좁은 술병에 옮겨 담는다.
천연 자양강장제 오미자주
오미자주에 인생의 달고, 쓴맛이 녹아 있다. 오미자의 5가지 맛을 한 잔에 털어 마실 수 있는 오미자주! 오미자는 폐 기능을 보호해주는 효능이 있어 만성기관지염, 기침이나 가래, 거담, 갈증에 효과가 있으며 예로부터 자양강장제로 쓰였다.
〔재료〕오미자, 소주, 기호에 따라 설탕이나 꿀 약간.
1. 잘 익은 오미자를 깨끗이 씻어 마른 천 등으로 물기를 제거한 다음, 설탕과 2대 1의 분량으로 버무린 후 용기에 넣고 2~3배 분량의 소주를 부어 용기를 밀봉한다.
(tip: 오미자는 금방 무르기 때문에 찬물에 빨리 씻어서 건조한다.)
2. 3~4개월 후 열매는 걸러내고 주둥이가 좁은 술병에 옮겨 담는다.
머리를 맑게 하는 국화주
사군자의 하나인 국화는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상징하듯 선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그윽한 향은 좋지만 씁쓸한 맛이 강하므로 맛으로만 마시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화는 머리를 맑게 하고 진정효과가 있어 두통, 현기증 등에 좋다.
〔재료〕
국화, 소주.
1. 깨끗이 씻어 건조시킨 국화를 용기에 담고 2~3배 분량의 소주를 부은 후 용기를 밀봉한다.
(tip: 국화는 화훼용이 아닌 반드시 식용으로 나온 것만 사용하되 꽃만 사용해도 되고 꽃잎을 함께 넣어도 좋다.)
2. 2-3개월 후 알맹이는 건져내고 주둥이가 좁은 술병에 옮겨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