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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라이프] 내 몸을 살리는 맨발의 ‘힘’

2010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10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정희 기자】

【도움말 |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뇌ㆍ신경센터 김용석 교수】

“갈 길이 멀기에 서글픈 나는 지금 맨발의 청춘/ 자 맨발에 땀나도록 뛰는 거야 내 청춘을 위하여~” 십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노래, ‘맨발의 청춘’의 가사다. 맨발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이 노래처럼 청춘, 젊음, 열정, 도전이 떠오르지 않는가? 맨발에 어떤 힘이 숨어 있길래 이처럼 싱싱한 젊음을 연상하게 하는지 그 비밀을 알아본다.

혈액순환과 전신자극 효과 ‘톡톡’

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뇌ㆍ신경센터 김용석 교수는 “걷기는 심폐 기능을 향상시켜 체력을 끌어 올리고, 체중 감량으로 비만을 해결해 성인병을 예방하는 좋은 운동”이라고 말한다. 그뿐 아니라 소화흡수를 촉진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통한 생활의 활력소까지 얻을 수 있다. 아픈 사람들은 걷기로 건강을 회복하고, 건강한 사람들은 걷기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요즘은 걷기를 넘어 맨발 걷기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다. ‘맨발로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 전 세계 47개국 회원들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서는 뉴욕의 맨발인들을 소개해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 속에 맨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 시민공원과 휴양림에 지압보도가 계속 생기고 있다. 그러나 맨발 걷기의 효과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발을 신고 걷는 것과 맨발로 걷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김용석 교수는 “맨발 걷기는 일반적인 걷기 효과와 더불어 경락 자극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충격을 완화해주던 신발이 없으니, 발바닥이 직접 대지가 주는 자극을 느낄 수 있다. 흙이나 돌멩이의 자극을 받아 마사지 효과로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전신 자극까지 된다.

발은 걸을 때마다 받는 압력이 혈액을 심장으로 올려주기 때문에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 발에는 간, 쓸개, 지라, 위, 방광 등 건강을 좌우하는 경혈이 많이 집중돼 있다. 경락을 건강하게 자극하면 각종 장기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일상생활에 서 나타나는 좋은 증상은 배변활동이 원활해진다는 점이다. 또 운동과 지압을 동시에 하면 경혈을 자극해 내분비의 기능이 향상된다. 아울러 노폐물이 신속하게 제거돼 피로가 빨리 사라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면역력을 높여줘 각종 질병에 대한 대응력이 강해진다.

어디 그 뿐이랴! 흙 위를 걷다 보면 도심에 찌든 몸에 자연의 에너지가 흡수되는 시원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자연 속에 있으면 시각ㆍ후각ㆍ촉각 등 다양한 감각기관이 자극 받기 때문에 불안감ㆍ우울감이 사라진다. 특히 흙냄새는 흙속 미생물인 방선균이 만들어내는 휘발성 물질인 지오스민의 냄새다. 지오스민은 숲속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처럼 심리적 안정을 주는 효과가 있다.

도전, 맨발 걷기 따라해보자

현대인들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고 걷는 데 익숙하다. 이러한 우리가 맨발로 걷는 것은 부담스럽고 위험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김용석 교수는 “맨발로 걸을 때 몇 가지만 주의한다면 그리 위험하지 않다.”며 “걷기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 준비 : 상처가 날 경우를 대비해 소독약, 일회용 밴드, 붕대 등 의약품을 준비한다. 장소는 되도록 흙길로 정한다. 흙길에는 잔돌이 군데군데 있어 걸을 때 자연스럽게 자극을 가하게 된다. 자연 속에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흙길을 걸을 때 우리 몸은 자연의 기운을 흡수한다. 도시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다. 자연을 찾기 힘든 도심에서는 공원의 맨발 코스를 이용한다. 여의치 않다면 학교의 모래 운동장도 괜찮다.

2. 맨발 걷기 : 처음엔 가볍게 시작해서 점차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걸을 때 발의 앞부분이 뒤꿈치보다 유연하고 탄력이 높아 충격을 잘 흡수한다. 항상 발뒤꿈치가 아닌 발바닥의 허리 부분에 몸의 무게를 싣고 걷는다. 땅의 날카로운 물체에 베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발부리로 땅을 차거나 발을 끄는 행위는 자제한다. 무엇보다도 늘 전방을 주시하면서 위험한 물체가 없는지 눈으로 확인한다. 가을엔 낙엽이 쌓여 지표면이 가려진 길은 피해야 한다. 적정 운동 시간은 10~30분이다. 30분 이상 맨발로 걷게 되면 피로가 쌓인다. 통증으로 오히려 불쾌감을 얻을 수 있다.

3. 운동 후 : 발바닥을 두 손으로 잡고 충분히 마사지를 해 풀어준다. 지속적으로 걷기 운동을 하게 되면 발바닥 부위에 굳은 각질이 생긴다. 이를 방치하면 발바닥이 갈라지고 통증이 올 수 있다. 운동을 끝낸 후에는 반드시 발바닥을 깨끗이 씻고, 발 크림이나 오일 등을 발라 수분을 유지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각질을 제거해 준다.

김용석 교수는 “걷는 도중에 현기증이나 두통 등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고통을 느낄 때는 걷는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하라.”고 덧붙인다. 또 장딴지 부위에 통증이 계속되고 쥐가 나면 다리 근육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경우일 수 있다. 이런 증세가 자주 나타나면 운동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한다.

그밖에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으로 인한 발의 감염과 조직의 괴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맨발 걷기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평발, 진물이 나거나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무좀, 현재 발에 상처가 있는 경우도 맨발 걷기는 좋지 않다.

김용석 교수는 “모든 운동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며 “자기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어서 맨발 걷기를 할 수 없다면 집에서 상자에 골프공이나 구슬을 모아놓고 맨발로 밟는 운동을 통해 자극을 주는 것도 좋다고 추천한다.

 

김용석 교수는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 교환교수를 지냈다. 세계침구학회연합회 집행위원, 대한한방체열의학회 회장, 대한침구학회 국제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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