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고도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기구독 02-702-6333

[특별기획] 2. 알코올 중독 악연의 고리를 끊으려면…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112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다사랑중앙병원 우보라 원장】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해온 두 사람의 사연을 취재하면서 궁금했다. 정말로 알코올 중독이 그리도 무서운 사슬일까? 그래서 알아봤다. 알코올 중독, 그 끈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PART 1. 알코올 중독자가 되면…

즐거워서 한 잔, 슬퍼서 한 잔, 힘겨워서 한 잔, 스트레스가 심해서 한 잔….

우리 삶의 행간행간마다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술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술만큼 무서운 화학물질도 없다. 지금 우리 모두를 벌벌 떨게 하는 방사능 못잖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이 우리 몸을 조금씩조금씩 병들게 만들고, 정신까지 피폐하게 만들어 종래에는 인간으로 살 수 없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즐거운 마음에서 시작된 술 한 잔이 돌이킬 수 없는 화근덩이가 되는 데는 그리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아무리 적은 양을 마셔도 음주가 습관이 되면 그것은 곧바로 위험신호다. 순식간에 돌변하는 술의 무서운 민낯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 우보라 원장은 “음주가 습관이 되면 그 종착역은 알코올 중독밖에 없다.”고 밝히고 “알코올 중독으로 들어서면 그때는 적당한 수준에서 술을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의지가 강하고 약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뇌에 있는 쾌락 회로가 고장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되면 스스로 술을 끊거나 음주량을 조절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혹시 나도? 유달리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걱정스럽다. 우보라 원장은 “의학적으로 알코올 중독을 진단할 때는 술에 대한 내성과 금단현상의 유무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술에 대한 내성은 술을 마셨을 때 만족스럽게 느끼는 양이 늘어나는 정도를 말한다. 일례로 원래 소주 반병만 마셔도 만족스러웠던 사람이 소주 다섯 병을 마셔야 만족스럽다면 이는 술에 대한 내성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금단현상은 담배처럼 술을 줄이거나 끊었을 때 몸에 견디기 힘든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술을 줄이거나 끊은 후 3일가량이 지나면 나타나는 편이다. 초기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는 손 떨림, 두근거림, 식은땀, 불안 초조, 불면증이 나타난다.

그러다 중기로 접어들면 착각, 착란에 빠지거나 시간이나 사람, 장소를 구별하지 못하는 폐해를 동반한다. 말기에 이르면 심각하다. 환각과 환시 등 정신병적인 증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 같은 단계를 거치면서 알코올 중독은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재앙이 되기도 한다.

PART 2. 혹시 나도? 알코올 중독 자가 체크법

비록 술에 대한 내성과 금단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술을 자주 마시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알코올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혹시 나도 알코올 중독은 아닐까?’ 걱정된다면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제공하는 <한국형 알코올 중독 선별 검사>를 참고해보자.

1. 자기 연민에 잘 빠지며, 술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 한다.

2.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3.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신다.

4. 취기가 오르면 술을 계속 마시고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다.

5.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면 거의 참을 수가 없다.

6. 최근의 취중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2회/6개월).

7.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술이 해로웠다고 느낀다.

8. 술로 인해 직업 기능에 상당한 손상이 있다.

9. 술로 인해 배우자(보호자)가 나를 떠났거나 떠난다고 위협한다.

10. 술이 깨면 진땀, 손떨림, 불안이나 좌절 혹은 불면을 경험한다.

11. 술이 깨면서 공포(섬망)나 몸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경험하거나 헛것을 보거나 헛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12. 술로 인해 생긴 문제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

* 이상의 문항을 읽고 자신에게 해당되는 문항에 체크를 하였을 때 4문항 이상에 해당된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PART 3. 알코올 중독에서 훌훌~ 술 끊는 방법 7가지

알코올 중독자로 불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중독자가 되니까 스스로 술을 끊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고 말한다. 아무리 단주생활을 오래 해도 한 잔 먹기 시작하면 속수무책 술에 무너져 버렸던 뼈아픈 경험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일까? 이 물음에 우보라 원장은 “알코올 중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술 그것 끊으면 그만이지 뭐가 문제야’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것은 결코 알코올 중독자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고 말한다.

알코올 중독자는 이미 뇌의 회로가 고장 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술로 인해서 생각과 행동의 통제력을 상실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단 증상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우보라 원장은 “알코올 중독은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가 행해져야 할 ‘무서운 병’으로 봐야 한다.”며 “알코올 치료 전문병원에서 행해지는 프로그램도 접해보고 단주 모임도 쫓아다니면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독려해야 한다.”고 권한다.

그러면서 평소 술을 끊는 데 도움이 되는 생활수칙을 반드시 생활화할 것을 당부한다. 우보라 원장이 소개하는 일명 ‘술 끊는 방법 7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자만심을 버리자

‘마음을 안 먹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단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단주에 있어서 자만심은 최대의 적이다. 술 문제를 인정하고 겸손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 단주를 가장 우선순위에 두자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단주에 두고 단주를 위한 생각을 하자. 무엇 때문에 술을 마실 수밖에 없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단호함이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술자리에 참석했다면 동료들 앞에서 단주 결심을 알리고 의지를 밝히자. 이것이 단주의 시작점이다.

3. 거짓말을 하지 말자

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자꾸만 축소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단주는 자기고백에서부터 시작된다. 술을 마시고 싶은 상태나 자신의 경험을 솔직히 이야기하자. 솔직해야 도움도 받을 수 있다.

4. 나를 꾸준히 응원해줄 사람을 찾자

자신의 단주를 가장 바랐던 사람에게 단주 계획을 밝히자. 관심과 응원은 단주에 큰 힘이 된다.

5. 오늘 하루만 마시지 말자

오늘 하루만 술을 끊겠다고 생각하자. 그 하루들이 모이면 일주일이 되고 일 년이 된다.

6. 술을 마시고 싶을 때는 1시간만 참자

술에 대한 욕망은 비교적 짧게 지속된다. 술에 대한 욕구가 간절할 때 바로 술자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1시간만 참아보는 습관을 들이자.

7. 배고픔, 분노, 외로움, 피로의 4가지를 피하자

음주자들은 이 네 가지 상태일 때 술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배고플 때를 대비하여 간식을 준비하고, 명상이나 명언집을 통해 마음의 평온을 찾아라. 취미활동으로 외로움을 이겨내고 평소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하여 피로감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보라 원장은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기란 말처럼 쉽지 않지만 ‘오늘만 참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일주일을 보내고, 한 달을 살다 보면 술과의 악연을 끊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니 용기를 내보자.

우보라 원장은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교육원장이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노인정신의학회 노인정신 인증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과 임상강사 및 전임의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건강다이제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기사

  •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통권 364호

    Hot Issue 11월특집 | 당뇨병은 아닌데 혈당이 춤을 출 때 똑똑한 대처법 | 허미숙 33 명의의 건강비결 | 2500번의 쾌감을 선물하는 이대목동병원 심봉석교수 | 정유경 10 2013년 희망가 | 췌장암에도 꿋꿋하게~ 이정복씨 리얼스토리 | 허미숙 14 1분정도 | 꿀벅지는 복덩이… 왜? | 정유경 20 커버스토리 | <환상거탑>서 팔색조 매력 발산! 배우 박민경 | 정유경 22

  • [2013년 11월 특집] 당뇨병은 아닌데 혈당이 춤을 출 때 똑똑한 대처법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 허미숙 기자】 【도움말 | 연세대 의대 허갑범 명예교수(허내과 원장)】 【참조 | 윤철호 저 <스스로 몸을 돌보다> 】 올해 쉰다섯인 김경복 씨는 요즘 걱정스럽다. 춤추는 혈당 때문이다.?건강검진에서는 분명히 정상혈당 범주에 속하는 걸로 나온다. 공복혈당을 재보면 100 정도다. 그런데 이 혈당이 밥만 먹으면 고공행진을 한다. 좀 많이 먹었다 싶은 날은 18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아직 당뇨병

  • [이도경의 마인드푸드] 스트레스 심하고 우울할 때… 채식 약선요리 3가지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 채식소울푸드 전문가 이도경】 ?현대인들은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가족, 직장, 경제, 교육… 등의 문제로! 이러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음식의 힘은 실로 크다. 일례로 둥굴레와 황기는 쇠약해진 원기를 보충하고 처진 심신을 끌어올리는 효능이 있다. 또 배추는 스트레스로 뭉친 화를 풀어 가슴과 창자를 시원하게 소통해준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도 시원해지고 안과 밖이 소통되니 마음에 걸림이 없어진다.

  • [명의의 건강비결] 2500번의 쾌감을 선물하는 명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드세요!” 일 년에 약 2500번. 시원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횟수다. 우리는 보통 하루에 소변을 6~8번 본다. 이 횟수를 일 년으로 계산해보면 2500번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런데 어떤 이에게는 유쾌상쾌통쾌한 2500번이 될 수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어야 하는 2500번일 수도 있다. 누구나 후자가 되고

  • [이영진의 섹스앤라이프] 누가 성병을 옮겼을까?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건강다이제스트?| 대구 코넬 비뇨기과 이영진 원장】 비뇨기과 의사로서 성병 환자들을 진료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듣는 질문이 바로 “누가 성병을 옮겼나요?”라는 질문이다. 미혼남성의 경우에는 성관계를 가졌던 시기 등을 열거하면서 “누가 성병을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나요?”하는 것이고, 결혼한 경우에는 남편이 전염시킨 것인지, 부인이 전염시킨 것인지를 항상 물어본다. 그렇다면 과연 성병에 걸린 경우 전염시킨 장본인을 알 수가 있을까? 만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