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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테라피] 너도나도 스마트폰 중독에서 탈출법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74p

【건강다이제스트 | 정유경 기자】

【도움말 |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교수】

요즘은 어딜 가도 스마트폰을 꺼내 든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유행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초유의 대유행이 따로 없다. 식당에 가도, 대중교통을 타도, 길거리를 걸어도, 회사에서도 언제나 스마트폰 화면에 손가락을 올려 톡톡 두드리는 장면은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통화하는 사람보다 스마트폰 화면을 톡톡 두드리며 글자를 쓰거나 검색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말, 바로 ‘스마트폰 중독’이다. 엄지와 검지로 화면을 톡톡 두드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마트폰 없이 못 산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치명적인 스마트함 속에 가려진 중독의 그림자를 알아본다.

나도 혹시 스마트폰 중독?

33살 직장인 문희정 씨(가명)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때가 거의 없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새 스마트폰 메신저에 누가 말을 걸진 않았는지 확인한다. 그리고는 오늘 날씨를 검색해 입을 옷을 고른다. 출근길에는 버스에서 남자친구와 스마트폰 메신저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업무 시간에도 스마트폰 메신저로 친구가 말을 걸면 다정하게 답을 해주고, 점심시간에는 식사를 하며 SNS에 여행, 맛집 사진을 올린다.

오후에는 자신이 올린 사진에 지인들이 단 리플을 확인한다. “맛있겠다!” “나도 가고 싶어”는 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리플이다. 저녁 약속이 있으면 주변 맛집을 평가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식당을 고른다. 집에 돌아올 때는 버스 안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며 지인들과 점수 경쟁을 한다. 자기 전까지 메신저 채팅을 하다가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둔 채 잠든다.

아마 문희정 씨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으로부터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냐?”는 말을 한 번쯤 들었을 것이다. 문희정 씨를 포함한 많은 현대인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중독을 의심할 만큼 길어졌으며, 뇌 건강까지 위협한다.

강남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재원 교수는 “SNS 등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늘어났다.”고 밝히고 “이렇게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 중독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로 중독과 닮은 증상은 갈수록 더 오래 하고 싶어 하는 내성 증상이다. 원래 하던 시간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두 번째는 금단 증상이다. 스마트폰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다른 일은 제쳐놓고 그것부터 찾는다. 만약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불안이 엄습해온다.

세 번째는 주변의 우려다. 오랜 시간 사용하다 보니 가족이나 지인에게 ‘스마트폰 중독이 아니냐?’는 걱정을 듣게 된다. 이런 말을 들을 정도면 자신도 너무 오래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못하거나 놓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오래 쓰면 기억력에 빨간불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1위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해 스마트한 세상과 스마트한 생활을 기대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스마트한 두뇌와는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SNS나 인터넷을 오래 하는 청소년들은 진료실에서 집중력 장애와 기억력 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하려면 집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스마트폰 메신저와 SNS 알람음은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댄다. 친구가 사진을 한 장 올리면 확인하라고 ‘따르릉’ 울리고, 친구가 게임하자고 초대해도 ‘딩동’ 소리로 알려준다.

뇌에는 주의력을 전환시켜 주는 영역이 있다. 스마트폰이 자꾸 울리면 이런 뇌의 영역에 부담을 준다.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된 주의력 전환을 하지 못하게 된다.

더군다나 잠을 잘 자야 기억력이 좋아지는데 자기 전까지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정보를 접하다 보면 잠을 깊게 잘 수도 없다.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쓸수록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지면서 스마트폰 전용 메신저와 SNS가 출시되어 인맥관리 붐이 일었다. 지금도 이들을 이용하면 인맥관리가 편해지고,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다고 너도나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그룹 채팅뿐 아니라 영상·사진·글 전송과 공유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런 인맥관리와 공유는 직접 만나서 나누는 소통보다 만족감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메신저와 SNS로는 감정, 표정, 분위기는 빠지고 오직 언어로 소통할 수밖에 없다. 이재원 교수는 “우리의 사회성은 인터넷 상으로 말만 주고받아서는 충족될 수 없다.”며 “따라서 SNS와 메신저가 인맥관리의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지 전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편리한 스마트폰 스마트하게~중독 없이 사용법 5가지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뇌를 과로하게 하고, 집중력과 기억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와서 스마트폰을 안 쓸 수는 없다. 스마트폰이 있어서 편한 점 또한 많기 때문이다. 이재원 교수는 “스마트폰의 장점만 잘 이용하고 적당히 사용한다면 건강도 지키면서 편리한 생활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마트폰 중독을 피하고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1. 스마트폰 끄는 시간을 정하자

스마트폰을 켜둔 이상 알람은 울릴 수밖에 없다. 업무나 생활에 지장이 없는 시간을 골라 매일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는 시간을 만들자. 연락이 안 돼서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가족이나 지인들에게는 미리 스마트폰을 꺼주는 시간을 알리는 것이 좋다.

2. 다른 것에 집중하자

스마트폰을 하는 시간을 줄이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 시간을 다른 활동으로 채워야 한다. 이재원 교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심심하고 자꾸 스마트폰이 생각난다.”며 “명상, 일기 쓰기, 운동, 산책 등 몰두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3. 대화창을 끄고 사람을 만나자

SNS와 메신저 대화로 그저 그런 사이를 유지하는 것보다 한 명이라도 직접 만나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을 때 사회성 만족도가 높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도 대화창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재원 교수는 “형언할 수 없다는 말도 있듯 소통에서는 언어적인 표현이 아닌 기분, 표정 등 비언어적인 표현도 무척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4. 스마트폰 + 하지 말자

TV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글 올리기, 업무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채팅하기 등과 같이 스마트폰과 다른 일을 함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게 되고, 다양한 자극 때문에 뇌도 피곤해진다.

5. 필요할 때만 사용하자

스마트폰을 시간을 때우는 용도로 사용하지 말고 필요할 때만 쓴다. 특히 사용하든 안 하든 손에 쥐고 다니는 것은 피해야 한다. 꺼내기 쉬운 주머니가 아닌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것이 좋다. 데이터 무제한요금제를 제한요금제로 바꾸고 충전을 하루에 한 번만 하는 등 스마트폰을 적게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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