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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라이프] 툭하면 외식~ 건강식이 되려면…

2013년 11월 건강다이제스트 결실호 148p

【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도움말 |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

이영돈 PD가 진행하는 채널A의 <먹거리 X파일>은 시청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프로다. 건강한 먹거리, 안전한 먹거리를 탐사 보도해 주기 때문이다.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착한 식당,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에 소개된 음식점은 하루아침에 대박이 난다. 너도나도 먹어보자 찾아드는 발길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종종 느끼는 것은 ‘착한 식당은 참 드물구나.’ 하는 것이다. 원산지를 속이고 화학조미료를 듬뿍 넣어 맛을 내고…. 먹거리의 불편한 진실 앞에서 대경실색하기 일쑤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음식이라도 먹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비애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남성의 53%가, 여성의 25%가 하루 한 끼 이상 외식을 한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 점심은 대부분이 외식이고 저녁도 태반은 외식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외식을 해야 한다면 잠시 주목하자. 외식도 얼마든지 건강식이 되게 할 수 있다. 건강식으로 즐기는 외식, 그 방법을 알아본다.

걸핏하면 외식?

현대인들에게 외식은 집밥보다 가깝고 집밥보다 친하다. 전 연령층에서 그렇다. 학생, 직장인, 심지어 가정주부 할 것 없이 다 그렇다. 이유도 다양하다. 시간이 없어서, 간편해서….

그런 때문일까? 한식, 중식, 일식 원하는 메뉴를 어디서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져 있다. 한 집 건너 식당이요, 한 집 건너 맛집이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외식을 한다. 외식을 즐긴다.

다 좋다. 외식하기 좋아하는 것도, 집밥을 먹을 처지가 못돼 외식을 하는 것도 뭐라 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식을 할 때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점은 분명히 있다. 외식=불건강식으로 단정 짓는 것은 어폐가 있지만, 외식=건강식이 되기는 매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은 팔아야 되는 음식이다. 그러자면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맛있음은 지극히 말초적이다. 우리의 혀가 그걸 원한다. 짜고, 달고, 맵고…보다 강한 맛, 보다 자극적인 맛에 우리의 혀는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식은 설탕을 듬뿍 넣어서 달달한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소금도 잔뜩 넣어서 짭조름한 맛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또 펄펄 끓는 기름에 바싹 튀겨서 고소한 식감으로 사람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그래서 외식은 대부분 칼로리가 높아 비만을 일으키기 쉽고, 자극적인 맛이 소화기계에 악영향을 미치며, 지나치게 짠맛이 위암을 일으키고, 고소한 맛 속에 들어있는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외식을 해야 한다면?

이 글을 쓰면서도 조심스럽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도 그랬듯이 양심껏,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어 파는 착한 식당도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싸잡아 매도하는 건 아닌가 염려스럽지만 툭하면 대중음식점의 불결한 주방이 전파를 타고, 걸핏하면 조미료 범벅의 불량음식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는 현실에서 외식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긴 솔직히 힘들다. 뭔가 찜찜하고 미덥지 못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외식, 이런 현실에서 좀 더 건강한 외식이 되게 할 순 없을까?

박현아 교수는 “외식은 현대인에게 안 할 수 없는 일이며, 또 필연적인 일상생활이 돼버렸다.”며 “외식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요령껏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박 교수가 소개하는 ‘건강하게 외식하는 가이드라인’ 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외식을 할 때는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선택하자

음식이 맛있게 느껴지기 위해서는 더 달고, 더 맵고, 더 짜고, 여러 가지 화학조미료로 미각을 충분히 자극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고, 그래야 손님들이 찾아들고, 그래야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많이 찾는 식당의 음식맛은 대개가 자극적이다. 강한 맛들이 서로 어울려 혀의 미각수용체를 마비시키고 그래서 우리는 자극적인 줄도 모르고 맛있다며 먹어댄다.

물론 자극적이지 않고도 좋은 맛을 내는 방법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러자면 좋은 재료를 써야 하고 정성도 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고급 음식점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찮다.

이럴 때 그 대안은 구내식당의 활용이다. 구내식당에서는 영양사가 식단을 짜고 식재료도 규정에 따라 구입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돼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가 있다.

2 중식·양식보다는 한식을~

음식점을 고를 때는 양식이나 중식보다 한식 음식점을 고르도록 한다. 한식은 밥에 비해 반찬이 많아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또 양식이나 중식에 비해 기름기도 적다. 서양식과 달리 육류도 메인요리가 아닌 반찬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비만인 사람들도 비교적 안심할 수 있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육류에 대한 것이다. 고기를 먹을 때는 기름기 많은 삼겹살이나 갈비보다는 목살, 주물럭을 먹도록 한다. 특히 육류를 먹을 때는 육류양보다 5~6배의 채소를 같이 먹도록 한다. 채소와 같이 먹으면 배가 빨리 불러서 먹는 양을 줄일 수도 있고 고기의 독성도 중화시킬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그래도 나는 중식이 좋아’ 혹은 ‘일식·양식이 좋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각 식당을 이용하는 매뉴얼을 참고하자.

● 중식당을 이용한다면 자장면보다는 짬뽕이, 짬뽕보다는 우동이 좋다. 기름기가 적고 칼로리가 낮다. 이때 한 가지! 짬뽕은 되도록 건더기만 먹자. 짬뽕 국물은 나트륨 덩어리다.

● 일식당에서는 쯔기다시류를 가능한 적게 먹고 채소와 회를 충분히 먹도록 한다.

● 양식당에 갔을 때는 고기보다는 생선이나 해산물을 메인요리로 선택한다. 샐러드드레싱도 식초나 과일, 간장을 사용한 드레싱이 좋다.

3 일품요리를 고르지 말자

음식을 고를 때는 여러 가지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하루 먹어야 하는 영양소는 대략 40여 종이다. 모든 영양소가 필요한 만큼 채워지지 않으면 신진대사가 잘 될 리 없다. 피곤하고 불편해진다. 하루에 40여 가지 영양소를 다 먹으려면 다양한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해야 한다. 일품요리인 국수류보다는 비빔밥이나 가정식백반을 선택하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편이다.

4 양을 적당히 먹어야 한다

음식이 식탁에 놓이면 정량만큼만 먹도록 한다. 먹는 속도도 중요하다. 천천히 씹으면서 먹으면 음식의 풍미도 느낄 수 있고, 위장건강에도 좋다.

5 후식도 신경 쓴다

식사를 끝내고 후식을 고를 때 버터와 크림, 설탕이 듬뿍 들어간 후식은 금물이다. 칼로리 제로가 제일 좋다. 커피 한 잔만 마셔도 믹스커피는 55칼로리나 된다. 따라서 후식은 가능한 한 안 먹는 것이 좋다. 물을 마시도록 하자. 박현아 교수는 “외식도 신경 써서 먹고, 제대로 골라 먹으면 얼마든지 건강식이 될 수 있다.”며 “외식을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요령껏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TIP. 집밥의 건강학

건강을 위해 힘들더라도 외식 대신 집밥을 고집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집밥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식이라고 해서는 곤란할 것 같다. 박현아 교수는 “집밥도 건강식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 쌀은 현미나 잡곡으로 바꾼다

집밥이 건강식이 되게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쌀이다. 쌀을 현미나 잡곡으로 바꿔도 엄청난 건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혈당 하나만 봐도 그렇다. 흰쌀밥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서 건강에 나쁘다. 그러나 현미나 잡곡밥은 혈당을 서서히 올린다.

2. 항상 먹는 김치와 국의 염도를 낮춘다

국그릇을 줄여서 저염식을 하고, 김치도 저염식으로 담가 먹도록 한다. 짜게 먹으면 심혈관에도 안 좋을 뿐 아니라 소화기에도 치명적이다. 소화기를 자극하면서 점막 손상을 초래한다. 그러면 우리가 먹은 음식 중 발암물질이 점막으로 쉽게 침투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3. 채소는 적극적으로 많이 먹기

채소무침이나 볶음 등을 통해 다양한 채소를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4. 생선이랑 두부, 콩 많이 먹기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5. 과일은 적게 먹기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다. 과일보다는 채소를 더 많이 먹고, 먹을 때는 한두 쪽만 먹도록 하자.

박현아 교수는 비만, 영양, 건강증진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보건대학원& Health Research Center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대한가정의학회의 정회원, 보건의료연구원의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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