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이제스트 | 이은혜 기자】
옛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두부를 만들 때 콩물을 짜고 남은 찌꺼기인 콩비지는 알고 보면 영양만점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왜? 지금부터 무한대의 영양 가치를 지닌 콩비지의 놀라운 효능 속으로 따라가보자.
다이어트에도 노화 방지에도~ 콩비지
콩비지하면 못 살던 시절의 향수 음식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 두부를 만들 때 나오는 콩비지로 주린 배를 채운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콩비지만큼 건강식인 식품도 드물다는 평가가 솔솔 나오고 있다. 그동안 억울하게 평가절하가 돼온 콩비지….
그런데 최근 콩비지는 뛰어난 기능성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건강유지 및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그 가치가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콩비지는 지방과 당질의 흡수를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비지에 함유된 식이섬유가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 비지는 식이섬유 덩어리로 밝혀졌다. 우엉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식이섬유가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지를 먹을 때는 잘 씹어 먹어야 한다. 많이 씹으면 포만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과식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비지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불용성 식이섬유가 모두 함유돼 있어 이채롭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해서 젤 형태로 된다. 이러한 젤 형태는 당질의 흡수 속도를 느리게 한다. 또한 콜레스테롤과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해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을 예방,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식사를 시작할 때 비지를 먹으면 잘 씹는 효과로 포만감을 얻을 수 있고, 기름진 요리의 지질 흡수를 억제하며, 밥이나 면 종류 등 당질의 흡수를 늦출 수도 있다.
게다가 비지는 GI지수(포도당을 100으로 한 경우 혈당상승률)가 35로 낮은 식품이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슐린의 과잉 분비를 억제하고, 체내에서 지질 합성을 막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비지의 불용성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해 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변의 배설을 촉진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비지에 들어있는 당질의 주성분은 장내에 좋은 균을 늘리는 올리고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쁜 균을 흡착해 배설하는 식이섬유의 기능과 서로 어울려서 장내환경을 정돈해 주는 효과가 뛰어나다. 비지를 먹었더니 변비가 해소됐다는 이야기는 이 때문이다. 비지의 정장작용 때문이다.
또 비지에 함유된 대두 단백질과 대두 사포닌의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대두 단백질과 대두 사포닌에는 지질대사를 개선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두 사포닌은 떫은 맛, 쓴맛, 아린 맛의 원인이 되는 성분 때문에 이제까지 기피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이 효과에 주목하게 되면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대두 식품 먹으면 지방면적 감소!
일본의 한 장수 전문가는 대두 단백질과 대두 사포닌을 함유한 식품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대두 단백질과 대두 사포닌을 함유한 식사를 하는 실험군과, 대두 성분을 함유하지 않은 식사를 하는 실험군으로 나눠 진행됐는데 매일 아침저녁 2회, 평소와 같은 식사를 하면서 8주간 실험식품을 섭취하도록 했다.
시험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대두 단백질과 대두 사포닌을 먹은 그룹에서는 섭취 전과 비교해 내장지방 면적이 감소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체중, 피하지방 면적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처럼 비지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매우 뛰어난 요소를 갖고 있지만, 노화방지 효과로도 크게 권장되는 식품이기도 하다.
일본이 세계 최장수국의 명성을 얻게 된 것도 다양한 형태로 대두식품을 먹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학자도 많다.
실제로 대두식품을 섭취하는 습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혈관과 관련된 병이 많고,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이 많이 발생해 단명하는 사람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돼 있다.
그래서 대두는 장수로 이끄는 최고의 식품으로 꼽힌다. 그리고 비지는 두부나 두유의 단순한 부산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뛰어난 기능성이 숨겨져 있는 우수한 식재라 할 수 있다.
만약 채소 섭취가 부족하다면, 혹은 생활습관병이 걱정된다면 비지를 매일 적극적으로 식생활에 활용해보자. 놀라운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에 좋은 비지 이렇게 활용하세요!
카레와 비지가 만나면…
비지 1컵, 당근 1/2개, 양파 1/2개, 참기름 1큰술, 올리브유 2큰술, 마늘(잘게 썬 것) 1쪽 분량, 생강(잘게 썬 것) 1큰술, 다진 소고기 150그램, 우유 1/2컵, 카레가루 1큰술, 토마토케첩 1/2큰술, 소금 1/2작은술
1 당근과 양파를 잘게 썬다.
2 프라이팬에 참기름, 올리브유, 마늘, 생강을 넣고, 약불에서 볶는다.
3 마늘 향이 나면 양파, 당근, 다진 소고기를 넣고 볶는다.
4 고기가 익으면 비지, 우유를 넣고 잘 섞는다.
5 4에 카레가루, 토마토케첩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비지와 문어, 풋콩이 만나면…
비지 3큰술, 문어 다리(삶은 것) 1개, 풋콩(소금 넣고 삶은 것) 1/4컵, 올리브유 1큰술, 소금 1/4작은술, 마늘(다진 것) 1/4쪽, 후추 약간
1 문어는 한입 크기로 자른다.
2 풋콩은 껍질을 벗겨 놓는다.
3 1, 2와 남은 재료를 섞으면 완성
*풋콩 대신 브로콜리를 넣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