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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클리닉] 혹시 나도 예비 암환자? 내 몸의 암 발병률 미리미리 체크하기

2011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감사호 52p

【건강다이제스트 | 조아름 기자】

【도움말 |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홍영준 박사】

지난 9월 전설의 야구투수 최동원이 53세의 나이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젊은 그의 죽음이 안타까웠거니와 누구보다 건강할 것 같은 운동선수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육식과 흡연, 음주를 일삼아도 장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규칙적이고 절제된 식생활, 운동을 해도 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 암도 사람을 가려 찾아오는 걸까? 그 비밀을 풀어본다.

암, 제발 내게서 비껴갔으면…

암에 대한 공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물론 치료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들은 하지만 그보다는 암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 집 건너 암환자일 정도로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4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는 통계는 오싹한 공포로 다가온다. 내가 암 환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암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전전긍긍한다. 암 예방에 좋다는 식품도 찾아서 먹고, 운동도 하고…. 그래도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암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암은 유전자와 환경적 요인의 합작품

세포는 유전자(DNA)를 가지고 있다. 우리 몸의 세포가 분열할 때는 촉진, 억제, 수리라는 일련의 사이클을 거친다. 하지만 유전자의 손상·변형으로 인해 이중 하나의 사이클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는 이상 분열을 하며 성장한다. 이것이 암이다. 즉 모든 암은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세포가 늙고 병들면서 이상 세포를 만들고 그것이 쌓이면서 암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평균 6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 노인성 질환이라고 한다. 하지만 60세 이전에 암이 발생한다면 ‘유전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현재 유전성이 확신되는 암은 대장암과 유방암이다. 하지만 다른 암들 역시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 등의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이를 ‘가족력’이라고 한다. 특히 친척이나 가족 중에 같은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이 2명 이상일 경우, 직계가족(나의 부모, 형제, 자녀) 중 암 환자가 있는 경우, 한 사람에게 여러 암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족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에게 받은 내 유전자는 어떨까?

우리 몸의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색체는 절반은 아버지에게서, 나머지 절반은 어머니에게서 받는다.

그런데 만약 부모 모두에게서 각각 암 유발 염색체를 받았다면 암에 걸릴 확률은 월등히 높아진다. 세포가 분열할 때 이상분열을 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모 중 한쪽에서만 암 유발 유전자를 받았다면 암이 생길 수도 있고, 안 생길 수도 있다. 염색체의 절반만 암 유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식습관과 건강을 유지한다면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를 손상·변형시키는 발암물질, 이를테면 음주와 고지방식 식사, 흡연, 석면을 비롯한 화학물질 등을 꾸준히 접한다면 나머지 절반의 유전자의 염색체 역시 유전자 손상·변형이 오고 암세포가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부모 모두에게서 암 유발 유전자를 받지 않았다면 암에 걸릴 확률은 낮아진다. 하지만 발암물질들의 꾸준한 공격은 부모 모두에게서 받은 유전자 염색체를 손상·변형시킬 수도 있다.

결국 암은 ▶부모에게서 각각 받은 암 유발 유전자가 얼마만큼 있느냐와 ▶자신이 발암물질에 얼마만큼 노출되느냐에 따라 발생이 늦어지기도, 빨라지기도 하며, 크게 걱정 없이 살 수도 있는 것이다.

내가 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내가 암에 걸릴 확률은 과연 어느 정도 될까?

이 물음에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홍영준 박사는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수치를 얻기는 힘들지만, 가계도를 그려 암 환자를 체크해 본다면 어느 정도 암 예측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신을 중심으로 부모와 조부모, 즉 3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암 환자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나와 같은 항렬인 친척들까지도 따져본다. 즉 친가, 외가 친척들을 모두 살펴보는 셈이다. 여기에서 암환자가 1명씩 늘어날 때마다 암 발생률은 몇 배씩 높아진다.

일례로 대장암의 경우 부모나 형제 중 대장암 환자가 1명 있으면 발병률은 2~3배, 2명 있으면 4~6배까지 높아진다.

암 가족력이 있을 때 대처법

가장 대표적인 암들의 가족력과 발병률을 따져보자.

? 유방암 가족력이 있을 때 : 유전자 검사가 필수다. 홍영준 박사는 “예전에 유방암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한 여섯 자매가 있었는데, 그 중 5명이 암 유발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며 “유방암은 BRCA1·2 변이 유전자가 하나의 원인인데, 이 유전자는 난소암의 발병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난소암에 걸릴 확률도 같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특히나 난소나 유방 같이 대칭적인 구조를 가졌을 경우 양쪽에 발병할 확률이 높고, 남성 역시 유방암에 걸리기도 한다.

? 난소암 가족력이 있을 때 : 난소암은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으면 난소암의 발병 가능성도 약 2배가량 높아진다. 난소암은 뚜렷한 조기진단법이 없어 이미 암이라고 밝혀진 경우 암 성장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 위암 가족력이 있을 때 : 위암 발병률이 일반인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나 가족력을 가진 흡연자일 경우 약 5배 가까이 발병 위험이 높기 때문에 담배는 반드시 끊는 것이 좋다. 또 2년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도 가능하다.

? 대장암 가족력이 있을 때 : 발병률이 2~3배, 많게는 4~6배까지도 높아진다. 때문에 55세 이전에 대장암이 생긴 가족이 있으면 그 암 환자의 발병 나이보다 10년 일찍 검진을 시작해야 한다. 육식보다는 채식을 즐기고, 음주와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폐암 가족력이 있을 때 :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이며,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2~3배 높아진다. 초기 폐암은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고 10년 이상 흡연 상태일 경우 정기 검진을 권한다.

? 췌장암 가족력이 있을 때 :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병명은 췌장암이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족력이 있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9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필수적이다.

? 전립샘암 가족력이 있을 때 : 발병 가능성이 4~8배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10년 빠른 40세부터 매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올바른 식생활과 정기 건강검진이 최선!

자신의 친척이나 가족 중에 암 환자가 없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우리 몸은 세월과 함께 끊임없이 발암물질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암의 원인 중 흡연을 15~30%, 음식을 30%로 꼽는다. 미국 국립암협회 역시 비슷하지만 흡연과 음식에 각각 5% 정도 비중을 더 싣는다.

더불어 자신의 친척이나 가족 중 암 환자가 있다면 유전자 검사를 해보는 것도 암에 대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는 혈액검사나 타액검사 등을 통해 가능하다.

홍영준 박사는 “개개인의 상황과 가계도, 식이습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유전상담을 거쳐야 제대로 된 확률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TIP. 보건복지부의 10대 암 예방 수

●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 먹지 않기

●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만 마시기

●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 예방 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 예방 접종 받기

●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빠짐없이 검진 받기

홍영준 박사는 현재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장이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UCSD 암센터 초빙연구원, 대한진단검사의학회 R&D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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