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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디톡스] 나를 살리는 옵티미스트 훈련법 4가지

2009년 12월 건강다이제스트 송년호

【건강다이제스트 | 박길자 기자】

【도움말 | 더나은삶정신과 문요한 원장】

선우진 씨(52?서울 강북구)는 올 한 해가 악몽 같다. 남편은 실직을 당했고, 큰 딸은 입사 시험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통장 잔고는 바닥났고, 유일한 희망이던 고용보험은 이미 써버렸다. 남편이나 딸의 태도는 그녀를 고통에 빠뜨렸다. “나는 인생의 실패자야!”라며 ‘동굴’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선우진 씨는 지금 외국으로 훌훌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생을 수십 년 간 관찰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입학 후 30년 뒤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 것은 지능지수(IQ)나 입학 성적, 부모의 유산이 아니라 신입생 때 얼마나 세상을 낙관적으로 보는가 였다고 한다.

‘옵티미스트(optimist)’의 지혜가 세상살이에 필요하다는 얘기다. 옵티미스트는 행동하는 긍정주의자를 가리킨다. 옵티미스트의 어원을 이용해 만든 옵티마이즈(optimize)는 ‘최적화한다’는 뜻이다. 어려운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연말이 되면 화병이나 분노조절장애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크리스마스트리의 화려한 불빛 아래 축제가 한창일 때 쓸쓸히 병원을 찾는다. 더나은삶정신과 문요한 원장은 “자신이 단절돼 있다는 고립감이 심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마음과 몸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며 “긍정적인 태도나 감정은 인체의 면역능력을 높여준다.”고 강조한다. 문 원장은 ‘그로잉’ 등을 쓴 멘탈 피트니스(마음 운동) 분야 전문가다.

스트레스는 독이 아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자신을 관찰하는 습관만 들여도 극복할 수 있다. 가치의 중요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면 분노를 덜 느낀다. 내게 손해를 끼친 A가 해코지하고 싶을 만큼 밉다고 치자. A에게 가치를 덜 둔다면 상처를 줄일 수 있다. 회사나 가정에 부여한 비중을 조절하면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문 원장은 “주식에 ‘몰빵’해선 안 되듯 자신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을 다원화하라.”고 조언한다.

이때‘~구나’ 독백 훈련이 도움이 된다. 감정을 객관화시키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무시했다고 느끼고 있구나.’ ‘상대를 때리고 복수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구나.’를 반복하면서 감정과 존재 사이에 틈을 두라는 것이다.

옵티미스트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강하다. 심리학 용어 중‘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개념이 있다. 원상 회복력이란 뜻이다. 심리적 맷집과 비슷하다. 옵티미스트는 맷집이 강하다. 어떤 일을 겪어도 곧 탱탱하게 회복한다.

그런데 스트레스가 과연 독일까? 모든 건강 비결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스트레스를 줄이라는 말이 들어간다. 문 원장은 “적당한 스트레스는 약이 된다.”며 “세끼 밥을 먹어야 살듯 스트레스는 성장의 자양분”이라고 설명한다. 과잉스트레스와 과소스트레스 모두 나쁘다는 것이다.

그는 “불쾌한 감정에도 순기능이 있다.”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하고 정신적?육체적 생존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화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고,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깨끗한 감정입니다. 감정을 억압하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옵티미스트 훈련법 4가지

옵티미스트의 지혜는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첫째, 강점에 치중하라. 문 원장은 “마음의 눈에도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강점만 보지 못하고 약점만 보는 ‘강점맹(强點盲)’은 자신을 성장 부진의 늪으로 몰고 간다.”고 말한다.

수능시험에 세 번 실패한 수험생이 있다. 비관론자라면 “나는 실패자”라고 여긴다. 낙관론자는 “수능시험에 세 번 떨어졌구나.”라고 말한다. 실패와 존재를 동일시해선 안 된다.

둘째, 오문오감(五問五感) 관찰일기를 써보라. 오감을 동원해 다섯 질문에 대해 일기를 쓴다. 과거 한 줄(긍정적 경험), 현재 세 줄(감사할 일,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 일, 새롭게 느낀 점), 미래 한 줄(원하는 미래상)로 일기를 쓴다. 문 원장은 또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이 서로 장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제안한다.

그는 “우리의 마음에는 ‘마음잡이(mindedness)’가 있다.”며 “긍정적인 마음잡이와 부정적인 마음잡이로 나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마음은 억지로라도 묶어 놓을 필요가 있다. 비난형 자기대화를 중단하고 격려형 자기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삶의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을 가까이 하라. 부정적 에너지가 강한 사람은 의도적으로 멀리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에너지 네트워크를 찾아 변화의 싹을 키워가라. 자기계발과 관련된 커뮤니티나 학습조직, 종교나 취미활동 모임 등 어느 것이든 상관없다.

넷째, 더 깊이 체험하라. 시각, 후각, 미각을 동원해 느끼다 보면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독서든, 낮잠이든, 섹스든 천천히 느낄 때 충만감이 생긴다.

맹목적 낙관주의에는 함정이 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가 그 예다. 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전쟁 때 하노이의 포로수용소에 갇혔던 미국 장군이다. 스톡데일 장군은 막연한 낙관을 가지기보다 냉혹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생존해서 나간다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 결과 8년 동안 온갖 고문을 당하면서도 살아남았다.

반면 비현실적일 만큼 낙관적인 희망을 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석방이 늦춰지자 낙담한 나머지 몸과 마음이 쇠약해졌기 때문이다. 합리적 낙관주의, 합리적 긍정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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